선샤인 - 이카루스의 후예들이 불가능에 도전하다

영화감상평

선샤인 - 이카루스의 후예들이 불가능에 도전하다

1 Dark B;John 3 256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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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랍 날개를 달고서 태양을 향해 돌진하던 이카루스.
무모하다고 해야할까, 용감하다고 해야할까.
우리 인간만큼 불가능으로의 도전을 끝없이 시도하는 존재가 있을까?

그런 우리들이 신화 속 이카루스와 다를 게 뭐가 있나.

"신의 영역에 함부로 침범하지 말것." 이라는 설교보다 "어느날 눈부신 햇살과 함께 아침을 맞이한다면 우리가 상공했다는 것이겠죠." 라는 카파(킬리언 머피役) 의 마지막 대사가 더욱 가슴에 남았던 영화, 대니 보일 감독의 신작, "선샤인".

인류가 살아가는 지구의 에너지원인 태양이 죽어가기 시작하고, 앞으로의 생존을 위해 태양을 살려야만하는 인류는 8명의 대원을 이카루스 2호에 태워서 태양으로 보낸다.
앞서 태양으로 떠났던 이카루스 1호가 실패한 지금, 이카루스 2호만이 마지막 희망인 상황, 과연 그들은 태양을 살리는 임무를 무사히 완수하고 다시 지구로 귀환할 수 있을까?

"선샤인" 은 대니 보일 감독의 작품답게 감각적인 영상을 선보인다.
관찰실에서의 눈부실만큼 강렬한 태양빛, 황금빛 보호막으로 뒤덮힌 이카루스 2호의 외형과 마찬가지로 황금빛 색깔의 우주복, 가상현실 체험관의 묘사에서 보여지는 스타일리쉬한 영상은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그리고, 영상미외에 영화는 기존의 지구를 구하는 영화들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위기를 해결하는 모습을 긴장감있게 묘사하고 우여곡절끝에 무사히 지구를 구함으로써 영웅시되던 기존의 영화들과는 달리 누군가를 대신해서 자신이 희생하는 장면에서 진한 감동이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무겁고 암울한 느낌이 들게 만든다.
마지못해 누군가를 낭떠러지로 떠미는 기분이랄까?

우주선 이름, 이카루스가 상징하듯 그들은 아마도 죽음을 향해서 나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너무 비약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 인류가 발을 들여서는 안되는 곳을 향해서 감으로써 스스로를 자멸로 이끄는 것은 아닐까?

대의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안위가 중요한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극단의 상황에 몰리게 된다면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는 명분하에 스스럼없이 살인을 묵인할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우리 인간이란 존재가 아닌가?

누군가의 희생을 불가피하게 강요하는 모습에서는 소름이 끼치면서도 아마도 우리들의 모습이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무거운 기분이 들었다.

인간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기 위해 기꺼이 신의 영역으로 침범할 수 있는 존재이며, 그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을 정도로 냉혹하기도 하지만, 보다 높은 뜻을 위해서 순수하게 자신을 희생할 수도 있는 존재가 아닐까?

그 안에서 희망을 보든 절망을 보든 아마도 그것은 각자의 몫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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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밤의불나방  
  후반부가 좀 맘에 들지 않았지만...워낙에 이런류에 영화를 좋아 하는지라... 저도 잼있게 봤는데요.
보면서 이벤트 호라이즌과 많이 닮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더군요.
요즘은 미션투마스 이후로 잼있는 우주SF 영화들이 않나와서 참 아쉽습니다.
1 앤드밀  
  저도...영화 보는 내내....이벤트호라이즌이 생각나더군요. 개인적으로 굉장히 인상깊게 본 영화라...
대니보일이...28일후도 그렇고...대니보일이 상당히 오마쥬적인 영화를 만든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게 했던 영화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영화도 괜찮았구요..^^
1 mario  
  '이카루스1'선장 때문에 '이벤트호라이즌' 짝퉁이 되버린, 그래도 잼나게 본 영화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