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람.

영화감상평

이웃사람.

22 박해원 0 1682 0
이웃사촌이라는 소재 활용은 괜춘하네요. 연기력과 원작 캐릭터들과의 싱크로율까지 뛰어난 편인데... 좀 막연합니다. 분위기빨로 쭉쭉 이어나가다가 산뜻하지 못한 마무리로 종지부를 짓다니... 그 반전 아닌 반전은 호불호가 확실히 갈릴 것 같아요. 게다가 있으면 좋은 정도이긴 하지만 원작 만화속 마무리 이스터에그 한방도 건너 뛰었고요. ㅠㅜ 아차, 18세 이용가라는 등급마저 납득 안되니...! 한편의 영화로써의 가치는 괜찮았지만 원작의 명성을 이용한 포괄, 요약, 함축으로 미스터리함과 소름을 야기하려 했다면 공허함과 의구심도 함께 내포하게 됐다는 걸 일러두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연기 하나는 알아줘야 되겠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두번 놀란 게 한명의 캐릭터도 묻히지 않는 강풀의 섬세함과 그에 걸맞는 성의있는 캐스팅때문인데요. 딱히 산만하지 않으면서 균형있게 짜여진 인상을 제공해 집중력을 흐려지지 않게 했습니다.
김윤진 씨는 지금까지와 비슷한 얼굴의 엄마 역할이긴 하나 역시, 하는 연기력과 감정 호소력을 보여줬고 천호진 씨 역시 훈훈한 할아버지의 푸근함과 어정쩡함, 어눌함까지 한 캐릭터에 담은 모습을 선보여 흥미를 샀습니다. '범죄와의 전쟁'에서 훌륭한 악바리 양아치의 모습을 보여준 김성균 씨도 현재진행형인 것 같고, 마동석 씨는 뭐 아예 만화에서 튀어나온 수준이고요. ㅋㅋ 아, 임하룡-도지한 콤비도 훌륭했습니다. 따로 노는 게 아닐까 염려했는데... ㅎㅎ
하지만 무엇보다도 두 얼굴의 소녀 김새론 양의 역량에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상반되는 성격의 소유자들을 위화감없이 잘 소화해낼까요. 얼굴 표정부터 행동거지, 사소한 습관 하나하나까지 빈틈없이 신경써야 할 텐데... 어린 나이에 정말 놀라운 집중력과 일체감을 보여줬어요. 이렇게만 자라나길...
 
사소한 듯 하지만 소소한 눈요기나 단서가 될 만한 것들을 이용한 아이템 활용이 뛰어난 몰입감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점점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방식이 맘에 들었거든요. 근데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는 몇몇 씬들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때문에 스릴러인지 무대포 귀신 공포물인지 긴가민가한 부분도 있고... 특히 살인자들의 심리는 헤아리기 힘들다지만 이건 참... 하는 짓 보면 정신은 박혀있는 총각같은데 ㅋㅋ 마지막으로 맨 끄트머리 장면이 표현하고자 한 게 오마쥬인지 교감인지... 너무 심오해서 제가 이해하기 힘든 건가요. ㅠㅜㅋ 아, 어려버라...
 
그래도 간만에 분위기 있는 한국 스릴러 봤네요. 불과 2년 전 만화 원작 영화인 '이끼'를 보고 온갖 실망을 다 해버려서 걱정 반, 우려 반으로 극장을 찾았는데... 부족한 부분도 더러 보이지만 본전은 찾은 거 갑습니다. 워낙 좋은 소재이고 뛰어난 원작 작품인지라 제작진측에선 절호의 기회이면서도 적잖은 부담이 됐을 성 싶지만... 썩 불쾌하지 않은 모호성을 안고 극장을 나서는 기분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잘 봤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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