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점] 진격의 거인 Part 1(進撃の巨人, 2015)

영화감상평

[리뷰: 1점] 진격의 거인 Part 1(進撃の巨人, 2015)

28 godELSA 9 3020 2
관객까지 민망해지는 일본 영화의 중2병 군사주의 코스프레.

평점 ☆

 

<진격의 거인 Part 1>. 일본 영화계는 만화계와 연동되는 경우가 있다. 한 만화나 라이트 노벨이 출간되거나 흥행하면 그것을 원작으로 둔 TV시리즈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며, 그 다음에는 실사 영화화나 드라마화가 된다. 대체로 그런 루트다. 과정이 몇몇 생략되기도 하지만 만화를 원작으로 둔 영화는 특정한 매니아층을 이루고도 있다.

 

히구치 신지 감독의 <진격의 거인 Part 1>도 이시야마 하지메 작가의 만화 <진격의 거인>을 원작으로 두고 있는 실사 영화화 작품이다. 일단 개인적으로 그 방대한 세계관을 어떻게 (2부로 나눠진) 영화 안에 담아낼 것인가가 궁금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원작과 재해석의 균형을 올바르게 이뤄냈는지가 관건일 것이다. 그것이 실사 영화화의 핵심이자 영화화 되는 이유일 것이다.

 

 <진격의 거인 Part 1>은 일단은 배경부터 바꾸었다. 거인으로부터 인류를 지키기 위해 세 개의 벽이 겹겹이 쌓여진 세계관만을 따오고 원작의 8세기 유럽에서 20세기로 추정되는 일본으로 배경이 바뀌었다. 그래서 근대적인 요소들이 주가 되어 있다. 원작과의 싱크로율을 비교하더라도 영화를 볼 때 그걸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진격의 거인>과 20세기 근대적 배경이 잘 조화되었냐고 물어보면, 나는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정말 안 어울린다. 판타지 전쟁물도 아니고 전쟁물을 필두로 판타지와 리얼리티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머문다. 원작과 재해석의 균형은 거기서부터 흐트러진다.

 

일단 그 얘기는 미뤄두자. 만화 <진격의 거인>은 한국에서 이시야마 하지메 작가의 우익 발언으로 문제가 된 적이 있던 작품이다. 실제로 일본 군인을 모티브 삼아서 캐릭터를 창조할 만큼 일본 내부에서 우익을 지지하는 요소가 있는 건 맞다. 그것을 고려한다면 만화 <진격의 거인>은 일본의 군사주의를 합리화하는 작품으로 보여지는 것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 하지만 원작도 <진격의 거인 Part 1>만큼 대놓고 드러내지는 않았다.

 

영화가 20세기를 배경으로 설정한 것은 직접적인 의미로 보여진다. 판타지보다는 전쟁 영화에 더 가까운 미술과 분장도 결국 이러한 해석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낸다. “20세기(세계 대전)에 거인(미국)이 성벽(일본의 영토)을 파괴하고 인간들(일본인)을 습격하여 주인공(일본 국민)이 조사병단(일본 자위대)에 들어가 거인들(서구 열강들)을 죽이려는 이야기”. 게다가 주인공도 유럽인에서 일본인으로 바뀐 것도 설정 상의 문제라지만 관객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해석에 확신을 불어넣는다. 일본의 애국심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쳐도 이 영화는 근대 역사에 대해서 군사주의를 합리화하는 것밖에 안 보인다. 의도가 아니라면 무의식이든가.

 

얘기를 잇자면 이 영화는 여러 면에서 부족하다. 형식적으로 나열되기만 하는 평면적 캐릭터들과 어느 누구에게도 동화되지 못하는 카메라, 수많은 캐릭터들을 담아내느라 늘어지는 런닝타임과 리듬감, 조악한 CG는 그렇다고 쳐도 역시나 늘어지는 액션 시퀀스, 원작의 인상적인 대사들만 실어 나르는 서사와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클리셰들, 그리고 개연성 부족에다가 형식적인 연기. 영화를 이루는 모든 것이 '불균형'를 이루고 그 자체만으로도 부질없다. 심지어 조악함에 지루함을 넘어서 민망하기까지한 이 괴작을 뭐라고 말해야 할까. 차라리 TV시리즈 2기를 기다리겠다.


 개인 후기) 이런 작품이 현지에서도 블루레이로 나오긴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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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omments
S 맨발여행  
촬영한 장소부터 조선인들을 학대한 곳이라고 하죠. 그외에도 일본의 극우적 시각이 많이 있는 거 같더라고요.
28 godELSA  
군함도가 촬영지라고 하죠..
17 Fyou  
후편을 보면 더 웃김...ㅎㅎㅎ
28 godELSA  
현지반응보니깐 후속이 안 좋다고 하긴 하던데..
자막 올라오면 킬링타임용으로 봐야겠어요 ㅋㅋ
기본은 코미디로 깔고 봐야겠군요
12 럽레터  
괴작이란 표현이 짝 어울리네요
28 godELSA  
괴수물인 동시에 괴작..
4 어이상심  
일본 애니나 만화 실사화는 만화적 상상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오려고 하는 일본 영화계 특유의 경향때문에 실패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은것 같더군요. 요 근래는 기생수 1탄 정도 빼면 전부다 민망할 정도의 퀄리티더군요.
12 럽레터  
그나마 바람의 검심은 괜찮았습니다.. 비록 뒤로 갈수록 힘이 빠지긴 했어도 말이죠
1 숭리당당  
0점도 아깝고 그냥 평가할 가치가 없고 영화를 보는 내 눈이 아깝고 왜봤고 아....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