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기. (스포일러 잔뜩...^^;;)

영화감상평

<올드보이> 감상기. (스포일러 잔뜩...^^;;)

1 김재경 10 2813 16
음... 두 번 봤습니다.
처음 봤을때나, 두 번재 봤을때나 느낀 점은 하납니다.
'정말 잘 만든 영화' 라는 거죠.
극의 설정상 폭력적인 부분이나, 근친상간이라는 반인륜적 소재가 논란이 되기도 하지만...
그게 영화 자체의 재미를 반감시키지는 못 하더군요. 최소한 저한테는...

본격적으로 영화 감상기로 들어가면...
아시겠지만 '올드보이'는 박찬욱감독의 복수시리즈의 두번재 작품입니다.
영화속 주제는 복수라는거죠.
복수라는 주제만을 놓고 보면 영화상에서의 복수는 '오대수가 이우진에게 복수를 한다'가
아니라 '이우진이 오대수에게 복수를 한다' 그렇게 보이더군요.
오대수의 가벼운 혀놀림으로 인해 이우진의 누나가 자살합니다.
이우진은 그 일로 인해 우울증에 시달리게 되죠.
그리고 세월이 지난 후 오대수를 15년간 감금하게 되는 복수를 시작하죠.
이우진은 누나의 자살 후 쭉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살았다고 보여집니다.
언제나 누나의 자살하던 순간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죠.
이우진이 오대수에게 한 복수의 클라이막스는 오대수와 그의 친딸 미도간의 근친상간이죠.
그리고 그 복수의 끝은 자살입니다.
이우진은 자살을 통해 그가 가져왔던 모든 고통을 떠나보냈을수도 있고,
어쩌면 그렇게 그리워했던 누나에게로 갔을수도 있습니다.

오대수의 복수는...
복수가 아니라 자신이 했던 과오를 깨닫는 과정이 됩니다.
감금생활중 썼던 수양록(또는 일기)에서도 자신의 과오를 적다보니 너무 많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모든 고통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었던 자신의 무분별한 한 마디로 인한 소문...
게다가 미도에겐 결코 알리고 싶지 않은 사실까지...
그래서 오대수의 복수는 결말이 복수가 되지 못하고, 이우진에게 매달려서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하게 됩니다.
자신의 혀를 자름으로써 혀로 시작되었던 모든 사건에 종지부를 찍게 되죠.

여기저기서 감상기를 보다 보면 폭력과 근친상간이라는 논란거리 말고도, 반전을 문제삼기도 하더군요.
미도가 친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걸 반전이라고들 하시던데...
저는 올드보이에는 반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동안 반전이 핵심인 영화들이 히트를 치면서, '반전'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영화에서까지 반전을 찾게 된 것 같은데...
올드보이에서 '미도가 친딸이었다는' 오대수에게 있어선 날벼락 같은 사실은, 박찬욱감독이
관객들에게 날리는 '반전' 이 아니고, 이우진이 오대수에게 하는 복수의 클라이막스입니다.
오대수에게 헤어날 길 없는 고통을 안겨주기 위한 복수의 한 방법이었죠.
이걸 반전과 연관시키는건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용기들에서도 나왔지만 올드보이에서의 결말이 정말 애매하더군요.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기억이 지워졌다고도, 아니라고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제 경우는 기억이 지워지지 않았다고 봅니다.
최면술사의 최면세계에서 오대수는 사실을 아는 몬스터와, 사실을 모르는 오대수로 나뉘죠.
그리고 사실을 아는 몬스터는 한 걸음에 일 년씩 늙어가서 70살이 되면 죽게 됩니다.
그런데 최면 후 실세계에서 오대수가 의자에서 몇 십 걸음 떨어진 곳에서 깨어나죠.
애매하더군요.
최면세계에서 오대수는 몬스터가 걸어가는 모습을 보다 뒤돌아서고 거기서 화면이 전환됩니다.
그러니 최면상태에서의 오대수와 몬스터 둘 중 누가 실세계에서의 오대수인지 논란이 생길수 밖에 없더군요.
또 오대수와 미도의 포옹신을 보면 오대수가 알듯 말듯한 미소를 짓습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 틀리지만 마치 모든 사실을 기억하고 있고, 그 사실을 수용하겠다는 그런
자포자기한 듯 한 미소로도 보입니다.(미소로 시작했지만 점점 울음으로 바뀌어가지요.)

그리고 미도 역시 마지막에 애매한 한 마디를 던집니다.
"사랑해요...아저씨"
'사랑해요' 와 '아저씨' 사이에 묘한 공백이 존재합니다.
마치 '아버지' 와 '아저씨' 두 단어 사이에서 고민하다 '아저씨'를 선택한듯한...

그래서 제 경우는 오대수와 미도 두 명 모두 자신들의 관계를 알고 있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살게 되는 그런 결말로 해석합니다.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을 축하하면서...이상 두서 없는 감상기였습니다.^^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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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최윤주  
  상당히 공감이 가는데요 ,, 반전이란 현재의 상태를 뒤집는다 이런식으로 해석이 가능한데 ,, 반전이 있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ㅡ^ 그리고 마지막 오대수의 얼굴은 찌그러지듯 하다 웃음으로 대조되죠 ,, 이점이 애매한점으로 지적입니다 ,, 그리고 미도는 사실을 모른체로 끝났습니다 ,, 그게 다시 찾아온 이유일테죠 ^ㅡ^ 그래야 앞뒤가 맞구요 박찬욱 감독도 오대수의 마지막 감정씬에서 그 말이 많았는데 ,, 애매하게 끝나길 바랬다더군요 ^ㅡ^ 진실은 자신도 모른다며
1 최윤주  
  아참 ,, 그리고 마지막 최면술사가 오대수를 찾아간것도 이우진의 계획입니다 ,, 최면술사와 만나는 장면은 삭제됐다고 하더군요 ^ㅡ^ 최면술사가 오대수에게 할말은 없냐고 하자 웃으며 " 오대수씨에게 행운을 빈다고 해주세요 " 라고 이우진다운 대사를 날린다고 하던데 짤린게 아쉽군요 ^ㅡ^
1 이건영  
  이우진이 오대수에게 하고 싶은것은 복수라고 보기 보단.. 이우진의 사랑이 존재한다고는걸 보여주고 싶었던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미도가 정말 오대수를 사랑할까라는 걸 보디가드에게 물어보죠.
그리고 마지막 씬에서 우린 다 알고 사랑했다. 니들은 그럴수 있나 라는 코멘트...
1 박재동  
  최윤주씨가 글 쓰신거 같이

"그리고 마지막 최면술사가 오대수를 찾아간것도 이우진의 계획입니다 ,, 최면술사와 만나는 장면은 삭제됐다고 하더군요 ^ㅡ^ 최면술사가 오대수에게 할말은 없냐고 하자 웃으며 " 오대수씨에게 행운을 빈다고 해주세요 " 라고 이우진다운 대사를 날린다고 하던데 짤린게 아쉽군요"

감독판인지 스페셜인지 다시 나온다는데
포함시켜 주면 고맙겠더군요
1 구르는번개  
  최면술사를 찾은것도 이우진의 계획이었군요. 저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이우진이 하는 복수의 한 방법이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최후의 안배라고 해야하나... 최면술사가 오대수의 일정기억을 지우는게 아닌, 반대로 기억을 지우지 못하게 하는...뭐 그런 상상을 했었죠.^^
1 J2DO  
  올드보이에 평은 끝나지가않네여~
저도 개인적으로 근친상간만 없었으면....하는 생각을합니다만
감독이그렇더군여~금기를 깨는것이 예술의 특권 이라고....
음...특권까지는아니라고봅니다만........그래도 그부분만좀..
그랬다면 하는간절한?소망이드는영화라고생각합니다
아그리고 이영화비판하는것이아니고 제생각엔 그점이아쉬웠다는
야기입니다
1 최윤주  
  J2DO님 박찬욱 감독의 말을 잘못 이해하신것 같은데 예술의 특권이란 영화에서만 이룰수 있는 상황을 뜻하죠 ^ㅡ^ 현실에선 일어나기 힘들지 않을까요 ^ㅡ^ 그리고 이건영님 사랑이라고 하시는데 ,, 그다지 큰 비중이 아닌듯 합니다 ^ㅡ^ 그 사랑도 복수의 일부분이기 때문이죠 ,, 너무 사랑해서 고통받는 오대수의 모습 ,, 이해가시나요 ? ^ㅡ^
1 J2DO  
  윤주님 죄송합니다 네이버뉴스에 고대로나온기사 쓴겁니다
님의리플보니 올드보이에 대한걸잘아시는분같은데 이런실수를
하시네여~^ㅡ^
1 최윤주  
  네이버뉴스 후지기로 유명하던데요 ^ㅡ^ ㅎ 뉴스가 꼭 맞는건 아니죠 ㅎㅎ 요새는 네티즌들과 시민들의 눈이 높아져서 뉴스를 그대로 이해하지 않죠 ^ㅡ^ 뉴스라고 무조건 맞다면 뉴스만 보면서 살아야죠 ^ㅡ^
1 J2DO  
  아~윤주님 티비에서도 나오던데여 님 올드보이영화사 알반가여?
아님 올드보이 빠순이신가여 무슨 말쌈할려는것도아니고 그럼그런거지 안그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