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사일 - 홍콩 느와르의 망령

영화감상평

익사일 - 홍콩 느와르의 망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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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홍콩 느와르의 향수를 자극한다
쌍권총을 폼나게 쏴대던 주윤발을 기억하는가?
트렌치 코트, 선글라스, 입에 문 성냥개비, 쌍권총등의 아이템을 갖춘 사나이들의 진한 우정이 낭만처럼 여겨지던 시대가 있었다.
지금은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잔뜩 어깨에 힘을 주고서 의리를 논하던 모습이 오버스럽게 여겨지지만 분명 당시에는 그 모든 것들이 진한 남성성의 상징이었다.
시간은 어느덧 흐르고 흘러서 이제는 진정한 남자의 길을 추구하는 이들을 구경조차 하기 힘든 지금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무장하고서 다시금 옛 향수를 자극하는 영화가 있다.

"익사일" 은 이제는 말라비틀어져 버려서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강호의 의리와 사나이의 우정을 논하며 90년대 전성기 시절의 아이템으로 치장하고서 멋스럽게 총질을 해대는 사내들의 모습을 담아낸다.
하지만, 아무리 현대적인 감각으로 무장하였다고 해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있을까?
아니면 그저 과거의 망령에 지나지 않을 것인가.

거침없는 액션과 무차별 총격의 현대화
"익사일" 에는 액션 장면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
영화가 3개의 총격 시퀀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액션장면이 넘쳐난다.
즉, 오랜 친구들이 다시 만나서 벌이는 도입부의 총격신, 다시 한데뭉쳐서 한탕하는 부분에서 등장하는 총격신, 그리고 라스트의 멋들어진 총격장면이 이 영화의 큰 기둥들인 셈이다.
특히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라스트의 총격장면은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멋진 장면을 선사한다.

피보다 진한 남자들의 우정, 생사를 함께 하는 로망
세상 그 무엇보다도 의리와 우정이 앞선다는 것이 이들 영화에서 소리높여 말하고자 하는 것인데, "익사일" 또한 그것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비록 한때 오해가 있었지만, 다시 뭉친 그들의 우정은 세상 그 무엇도 갈라 놓을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요즘처럼 삭막한 현실속에서 다소간의 판타지를 꿈꾸는 것은 좋은 일이겠지만, 글쎄 그것도 어느 정도라야 말이지.
무조건적으로 밀어부치는 이들의 우정론을 쉽사리 받아들이기에는 세월이 너무나 많이 흘러 버린건 아닐까?
또한, 액션 장면들을 연결시키기 위한 듯 보이는 허술한 이야기 흐름과 매끄럽지 못한 전개, 억지설정같은 것들이 작품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한다.
특히 죽어버린 친구의 부인이 보여주는 행동을 이해하기란 쉬운일이 아니었다.

이렇듯 변해버린 세월 속에서 지난 시절의 낭만을 곱씹어보고자하는 시도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모르겠으나 나에게는 그저 과거를 찾아 헤매는 망령처럼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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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G 잇힝국대통령  
  다크비존님은 감상평 참 잘쓰시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