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쇼쇼] 쇼도 쇼 나름이다

영화감상평

[쇼쇼쇼] 쇼도 쇼 나름이다

1 김규한 2 2193 0
배우들의 바텐더쇼(비록 빈병으로 하기는 하지만)와 그 당시 유행했던 촌스러운 카퍼레이드 장면을 빼고는 볼 것이라는 하나도 없는 [쇼쇼쇼]는 복고와 촌스러움의 차이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감독이 만들어내는 시대 착오적인 영화입니다. 너무나 산만하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남녀 배우들의 섬씽(?)이 있으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최신 발라드풍 음악은(그 시대하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뿐더라 우습기만 한) 객석에 슬픔을 전달해내기 보다는 무의미한 웃음만 만들어낼뿐입니다.

70년대를 화면 가득히 담아내기는 했지만 다른 복고풍 영화와는 달리 [쇼쇼쇼]는 용감하게도 시종일관 소음스러운 배우들의 재잘거림만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려고 합니다. 그 속에서 70년대의 아픔을(미싱공장에서 일하는 소녀들의 모습만 보면 전태일이 생각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찾아내는 것은 애초부터 포기해야 합니다. 영화 [쇼쇼쇼]는 오르지 바텐더쇼를 보여주기 위해서 만든 영화이니까요? 이 영화의 한심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후반부에 밝혀지는 산해(유쥰상)의 아버지가 빨갱이라는 사실 또한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하고 뜬금없음으로 전략해 버립니다. 영화 [쇼쇼쇼]는 계속 이런 식입니다. 갈등은 너무나 쉽게 해결되고 자기만의 색깔이 없는(흉내내기만 급급한) 촌스러움은 지루함만 대량생산해 낼뿐입니다. 웃음을 주기 위해 만든 황당한 상황들은 모두 다 하나같이 억지스러움 그 자체이고요.

누구에게 재미와 공감을 주기 위해서 만들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쇼쇼쇼]는 흐지부지하게 이야기를 전개시켜나갑니다. 감정의 강약조절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하는 감독의 세심한 연출력과 이 영화만의 독특하고도 탁월한 편집은 자꾸만 시계만 바라보게 할 뿐 청량한 웃음을 만들어 내지는 못합니다. 시종일관 귀를 즐겁게 해주는 디스코풍 음악(국내 모 가수가 부르는 발라드풍 음악 제외)만이 졸음 상태로 한발짝 한발짝 다가가고 있는 관객들을 깨어나게 하려고 몸부림칠 뿐입니다(자명종 역할을 해준다고나 할까요)

지루함의 종착역이 어디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영화 [쇼쇼쇼]의 지루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쇼쇼쇼]는 [그리스],[토요일밤의 열기],[칵테일] 같은 영화들에서 보았던 타오르는 청춘들의 낭만,정열,열정의 흔적이 없습니다. 그저 시간 때우기 농담만 있을 뿐이지요(자르고 싶은 장면들이 이렇게 많은 복고풍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도 행운이라면 행운일까요) 우정,의리,순정 빼고는 시체였던 그 시대 사람들을 시체 같이 만든 것에도 모자라서 관객들에게 재미를 설명하려고 드는 감독의 너무나도 친절한 자세(?)는 당혹스러움 그 자체입니다. 시도 때도 없이 화면을 차지하고 나타나서 '70년대는 이랬습니다'라고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그 장면은 꿈에 나타날까봐 두려울 정도로 악몽이고요.

삼류 소설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사랑,복고풍 영화인지 뮤직 비디오인지 알 수 없는 장면들,무조건 흑백으로 처리하면 추억을 연상시키는 장면으로 만들수 있다고 생각한 감독의 안일함은 끝내 [쇼쇼쇼]는 안 봐도 되는 영화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관객들을 항해서 지루함의 따발총을 날리는 배우들의 말장난은 귀를 막고 싶을 정도로 소음 그 자체이고요. 폼만 잡았지 감정이 하나도 실려있지 않은 배우들의 표정에서 찾을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따스한 시선으로 70년대를 그려내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쇼쇼쇼]는 감성이 느껴지지 않는 지루하게 짝이 없는 두시간짜리 버라이어티 쇼가 되고 말았습니다.

사족

하나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시종일관 웃더군요. 정적만을 흐르는 극장안의 분위기를 바꾸어 보려고 그랬던 것일까요?



제가 본 이 영화의 느낌은 이렇습니다. 명절 때 마다 망가지거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대형스크린으로 본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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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조성규  
  어릴 때 봤던 구미호랑 쇼쇼쇼...
 쇼쇼쇼 하면 허참, 최미나 두 MC가 생각나네요. 아마 TBC에서 해줬던 거 같은데...
1 권대희  
  한국영화가 다 그렇죠뭐~ㅎ ㅏㅎ ㅏ.. 정말 망해가는 한국영화이군요~ ^^
전 이렇게 한국영화보시고 비평이 올라올때마다 희열을 느낌니다~ 기분 너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