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교... 스포 有 극단평입니다

영화감상평

은교... 스포 有 극단평입니다

22 박해원 0 2235 0
제가 보수적이라서 그럴까요? 영 마음에 안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소설이 원작이라는 걸로 커버치기엔 표현력과 진행 구조가 와닿기 힘들었어요. 제 입장에선 등장인물들의 행동가지도 경솔했고 그 언행으로 인해 의도하는 바도 캐치하기 어렵고... 그냥 좋은 메시지는 들고 나왔으나 가공을 잘 못한 케이스라는 생각이 드네요.
 
학식과 성욕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은 묘사를 잘한 것 같습니다. 시인으로서 성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모습에도 감흥이 왔구요. 감정이입속에 은교와 동년배가 되는 상상은 애틋함을 배가시켜준 거 같았고, 딱히 박해일 배역의 현재 모습과도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마치 프시케를 사랑한 에로스처럼...
 
그런데 말이죠. 저는 아직까지 박해일의 배역이 관대한 건지, 해탈하고 체념한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은교'라는 작품은 본인만의 복합적인 이유때문에 세상에 내놓지 않은 것인데 그 쥐뿔 없는 제자놈이 필사해서 무단 도용한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전혀 책임을 묻지 않고, 모든 부와 명성마저 양도하다뇨? 왜 그런 쓰레기를 속물 그대로 놔둬요. 그 자식은 작품이 세상의 빛을 받게 된 것만으로도 본인은 충분히 그 모든 것들을 거머쥘 자격이 있다는 생각에 쩔어있잖습니까. 벤츠 끌고 올 때 진짜 죽빵을 갈기고 싶어서... 더욱이 정작 지가 써서 출간한 책은 하나도 없는 껍데기같은 존재잖아요. 딱 봐도 스승에게 시상이라도 하나 던져줬을 인간이 못돼요. 시대를 잘못탄 꽉 막힌 공대생의 표본이니까... 사망할 때는 그나마 개운하라고 참 처참하게도 인과응보 루트 타더군요. 아니면 기술력 자랑인가? 그러나 그런다고 시원해지진 않았습니다. 끝까지 뉘우치지도 않고 지 잘못한 것도 모르니께... ㅉㅉ
은교는 박해일 배역의 연륜과 여유에 매료됐는지 속된 말로 꼬리치고 별 짓을 다 하더니만... 몸을 그렇게 함부로 놀리나요? 솔직히 경솔하기 짝이 없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거울이 다 같은 거울인 줄 아는 제자놈이 그런 아름다운 작품을 쓸 리가 없다는 걸 알고 있을 터, 더욱이 일전에 사칭 전과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을 터...! 순간의 외로움때문에 판단력이 흐려져 어떻게 육체까지 허락할 수 있는지... 지는 술도 안먹었으면서... 심지어 "젊으면 다냐?"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됐습니다. 에혀... 마지막에 눈물로 뉘우치지만 가식적으로밖에 안보였어요. 거기에 몰입하기엔 너무 먼 강을 건넌 것 같았거든요.
 
어느 순간 홱 틀어지면서 영화 끝날 때까지 아니꼬운 작품이었습니다. 어느 정도는 관객이 바라는 쪽으로 가던가, 아니면 충분히 납득을 시켜주던가. 밑도 끝도 없이 등장인물들은 두뇌 회전을 중지하고... 플롯은 성교 장면만 빼면 중딩 수준으로 가버리고... 이게 리얼하다, 진짜 사람 사는 얘기같다, 하고 호불호가 갈리는 쪽도 있지만 저는 영화 한편으로 밀땅당하며 어장관리당한 거 같습니다. 능욕당한 거 같애요. 죽었다 깨어나도 다신 안볼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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