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맨]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영화감상평

[칼맨]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1 강용현 0 1892 4
오랫만에 글을 올리는 군요.

'아버지의 깃발' 을 본 분이라면...
일본군 포로 학살... 화염 방사기로 벙커 공략... 동굴 속의 자살한 시신 씬이 기억 날 것입니다.
과연 그 포로들은 어떤 사람들이였으며, 벙커 안엔 어떠한 일이 있었고...
동굴 속 자살한 군인들은 어떠한 상황이였을까요.

위 영화는 '아버지의 깃발' 과 동일 선상에 있는 영화 입니다.

영화 내용을 좀 보겠습니다.
영화의 직접적인 주인공은 '전쟁' 이라는 화두 때문에, 모든 걸 빼앗긴 청년입니다.
남은건 허름한 집과 임신한 부인 뿐입니다. 그런데 아직 덜 빼앗긴게 있네요...
바로 본인 자신입니다.
그렇게 징용으로 끌려간 주인공은 이오지마에서 연합군과 대치 하게 되고...
일본군은 본토 수호 라는 이유로 이오지마에 대한 지원을 일체 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지켜라... 절대 투항 하지 마라...
절대 이길수 없는 장소에서 일본군은 연합군과 싸우고...
서로 자신의 어머니와 '천황 만세' 를 외치며, '야스쿠니 신사' 에서 만나자며 그들은 죽어 갑니다.
죽는게 사는 것인지... 사는게 죽는 것인지...

위 영화가 주는 반전적인 이미지와 내용은 일체의 흠을 잡기 어려울 정도로 완성도가 높습니다.
그러나...
헐리웃 자본과 감독으로 만든 일본 영화는 - 라스트 사무라이가 그러하듯 - 너무하다 싶을 만큼
일본의 비장미와 숭고함. 명예와 사무라이 정신을 강조 합니다.

물론 아오지마에서 죽은 일본군들을 욕하고 싶진 않지만, 최소한 위 영화를 보는 외국인이라면...
일본은 죄가 없다라는 이미지가 생길 것 같은 느낌은 왜일가요...

마지막으로 위 영화와 이미지가 유사한 '라스트 사무라이' 에 대한 영화 평을 부록으로 올리니
읽어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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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14
안녕하세요. 칼맨입니다.
일본을 분석한 책 중에 '국화와 칼' 이라는 책이 있읍니다.
다 읽어 보진 못했지만, 일본을 지탱하고 상징 하는 것이 '일왕과 사무라이' 혹은
'국화의 섬세함과 칼의 폭력성' 즉 일본의 이중성을 의미합니다.

'라스트 사무라이'는 이 '국화와 칼'의 개념을 영상으로 충실히 옮긴 영화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칼과 국화' 가 내포하는 호전적이고 일왕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이 아닌
장점만을 골라서 영상으로 만들었다는 것이죠.

역사가 짧은 미국은 동양적 사고관에 대한 동경이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동경의 대상으로 '일본' 이 낙점 된 듯 하고요.

암튼 '늑대와 춤을' 의 사무라이 버젼인 위 영화는 '일본' 이라는 코드를 제외하고 본다면,
'사무라이'의 칼의 폭력성이 2차대전때 어떠한 영향을 줬는지 제외하고 본다면,
'일왕' 에 대한 충성이 2차대전때 어떠한 희생을 강요 했는지 제외하고 본다면,
엄청 매력적인 영화임엔 틀림 없읍니다.

톰 쿠루즈가 어설픈 일본어를 구사하는 모습을 본 순간, 한편으론 슬픈 맘이 들더군요.
어차피 영화는 돈을 벌기 위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 진실은 항상 지워 지기 마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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