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컷 - 색다른 소재의 공상과학물

영화감상평

파이널 컷 - 색다른 소재의 공상과학물

1 Dark B;John 9 3739 4
최후의 편집이라는 뜻의 제목과 주인공만 봐서는 도저히 무슨 영화인지 감이 안 잡혔던 영화, '파이널 컷'. 로빈 윌리엄스 주연에 미라 소르비노, 그리고 짐 카비젤까지 등장합니다.

도입 부분에서 조이(Zoe)유기체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편집자의 윤리 강령이 소개되던데, 그래도 감이 안잡혔습니다. 하지만, 잠시 후 이 영화가 무슨 영화인지 알게되었고 색다른 소재의 이 영화에 금세 빨려들게 되었죠.

사진은 왜 찍을까? 순간을 영원히...라는 카피가 있기도 하듯, 아마도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평생 간직하고자 하는 열망이 강해서 일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시간이 흐르고 남는건 추억이 아니라 사진이라지 않던가요...

이 영화 파이널 컷은 그런 것들에 관한 영화입니다.
누군가가 죽고나서 그를 추억하는 추모식에서 이제껏 그가 보고 느꼈던 것들을 필름처럼 기록해서 그 기억된 영상을 편집자라는 사람들이 멋지게 편집을 하고, 사람들은 그들이 편집한 영상을 보고 죽은 이를 추억하고 애도합니다...

여기서 편집자의 윤리 강령이 필요한 것인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편집자는 조이 유기체를 이식할 수 없으며, 자신이 편집한 내용을 발설 해서는 안된다. 편집자는 조이 유기체를 판매하거나 타인에게 양도해선 안되고, 편집자는 추모제를 위해 서로 다른 사람의 조이 유기체를 섞어서는 안된다.
좋든 싫든 그는 한사람의 인생을 샅샅이 알게되기 때문이겠죠.

'파이널 컷'에서 주인공 로빈 윌리암스는 유명 편집자로 등장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추모제 영상을 위해 조이 유기체를 편집하도록 맡기는 데, 그는 죽은 이의 좋지 못한 행위를 덮어주고 가장 좋았던, 빛나는 순간을 잡아내서 멋진 추모 영상으로 편집하기 때문인데요.
이유는 자신은 죄를 짊어지는 사람으로, 그 자신이 어릴적 친구를 죽게 만든 장본인이라는 죄책감을 간직한 채 속죄하는 맘으로 살아가려 한다는 것.
이번에 그에게 맡겨진 의뢰는 조이 유기체 개발 회사의 CEO를 위한 추모제 편집인데, 조이 유기체 이식을 반대하는 집단에서 그에게 CEO의 유기체를 자신들에게 판매하라고 협박합니다. 하지만, CEO의 유기체 속에 과거 자신의 죄책감의 원인인 어릴 적 친구의 성인이 된 모습을 발견하고서는 자신의 과거를 알기위해 요구를 거부하죠.
과연 어릴적 친구를 죽게 만든 장본인은 자신일까? 유기체 영상에 보였던 인물이 친구가 맞다면 자신의 죄책감을 덜 수 있다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진실을 향해 다가서려하는데 이런 저런 사건을 만난다는 이야기를 영화는 들려주고 있습니다.

영화의 스토리도 스토리 이지만,스토리 보다도 소재와 주제의식이 맘에 들었던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의 쟁점은 과연 한사람을 추모하는 데, 최신의 이식물까지 사용해 가면서 할 필요가 있겠느냐 하는 문제이지 싶습니다. 우리가 마음속으로 추억하고 있는 것과 실제 그 당시의 정확한 사실 중에서 과연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 하는 문제말입니다.
영화에서는 이식물의 장점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이식물을 이식하게 된다면 그 이식물을 통하여 사람들에게 영원히 기억되는 것이며, 그것은 곧 영원한 삶을 사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던가? 하지만, 이름이 아니라 그 사람이 걸어온 인생살이가 통째로 남게 된다니 과연 영원불멸이란 말이 완전 틀린 말만은 아닌 듯 싶네요.
하지만, 반대론자들의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식물을 통해 자신의 인생이 기록된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그 순간부터 가식적으로 살아가야 한단 말이 아니냐고...개인의 진정한 프라이버시는 이식물을 이식한 순간 없는 것 아니냐고...

                        자기 자신의 인생이 '트루먼 쇼'처럼 된다고 한번 상상 해 보십시오...

과연 이런 세상이 도래할 것인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 같지도 않아서 한 번 심각하게 고민해 보았는데, 쉽사리 결론은 못내리겠네요. 문명의 이기가 한없이 편한 것 같지만, 세상의 모든 것은 결국 양날의 검처럼 언제 자신에게 칼이 되어 돌아올지 모르는 것 아닌가요...

화려한 영상과 액션같은 요소들이 없는 공상과학물이지만, 스펙타클한 것 만이 공상과학물은 아니지않습니까?

'파이널 컷'은 기억과 추억, 그리고 기록이라는 것에 대하여 다시 한번 심각하게 생각해보게 만든 영화였습니다.
영화 괜찮네요.

http://paper.cyworld.com/doll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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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omments
1 신중범  
  님아 이거 님이 직접 쓴글인가여? 정말 대단한 스포일러네영..ㅎㅎㅎ

정말 감동적인 영화 같아여..

이런 소재가 진짜 실제로 가능 하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여?ㅎㅎㅎ
1 Dark B;John  
  스포일러...
일명 망치는 글, 즉 감상을 저해하는 글이라는 뜻인데, 주로 유주얼 서스펙트,식스센스, 쏘우등과 같은 반전이 주요 키워드인 영화에서 누가 범인이라는 둥 그건 그게 맞았다 아니면 아니다라던지 여부,그리고 멜로물에서 주인공이 죽는지 사는지 혹은 서로 이루어지는지 아닌지의 여부, 또는 액션 영화에서 악당이 승리하는지 패하는지 혹은 잡히는지 죽는지의 여부 같은 것을 타인들의 감상전에 미리 발설함으로써 김이 새게 만들어버리는 것이 저는 스포일러라고 생각합니다.
이글에서는 이 영화의 소재와 기본적인 줄거리 및 아웃라인만 제가 말한 거라서 굳이 그게 감상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리라고는 생각 못했습니다.
물론 영화의 장르마저 깜짝스럽게 다가와서 감상 후의 느낌을 증폭시킬 수도 있겠지만, 그런 내용마저 스포일러라면 감상평에서 쓸말이 거의 없지 않을까요?... ㅡ,.ㅡa
뭐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p.s. 근데, 신중범님 '님아' 라는 호칭은 괜히 반말틱한 것 같아 좀 그렇군요....
차라리 그냥 '님'으로 하시던가 하시지는... ㅡ,.ㅡ;
G 이준호  
  그렇게 큰 스포일러라고 할 순 없군요...

하지만 극중 로빈 윌리암스가 미망인의 의뢰를 받아 조이 임플란트를 편집하던 중, 과거의 인물을 발견했다고 적어두셨는데, 이건 일종의 스포일러일 소지가 있군요. 최소한 그 시점까지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그러한 반전을 눈치채지는 못할테고 따라서 맥이 빠질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조이 유기체라고하기 보다는, 조이 임플란트라고 쓰는 편이 더 적절할 듯 합니다. 임플란트는 이식체라고도 번역되는데, 실제로 치의학에서 쓰이는 용어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유기체는 독립적인 번식, 성장, 소멸을 하는 개체를 일컫는 용어이기 때문에 단순히 피이식자의 영상을 레코딩하는 녹음기를 유기체라고 부르기엔 부적합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스포일러는 독립적인 영어 단어로서는 망치다라는 의미를 가지지만, 일반적으로는 어떤 영화에서 전개될 내용이나 시나리오등을 미리 말해주므로써 감상자의 재미를 해치는 일이라는 넓은 의미의 스포일러도 있습니다. 전 이미 영화를 2번이나 봤기 때문에 별로 스포일러라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완전히 스포일러가 아니다라고 하기는 그렇군요. ^^

G supman  
  대사를 보면 조이 임플란트(Zoe implant)가 아닌 조이 푸티지(Zoe footage)를 편집한다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조이 임플런트는 이식체를 말하는 것이고 조이 푸티지는 이식체에서 추출한 기록 필름을 뜻하더군요.
이런 식으로 영화는 존재하지 않는 물건에 대해 전문적으로 단어를 나눠놓고 있습니다.
조이 임플런트로 편집하나, 조이 푸티지로 편집하나 감상자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에는 같다고 생각되지만 말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조이 임플란트'가 낫지 않을까 생각도 했었지만, 임플란트를 모르시는 분들이 분명히 있을 거고 좀더 이해가 쉬운 단어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식체'는 영화 속에서 이식에 대한 내용이 다른 장면에도 쓰여 혼동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결국은 '유기체'라 하는 것이 적당할 것 같았습니다.
영화 속의 조이 임플란트는 뇌와 신경중추에 완전히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유기 조직이었기 때문에 결국 유기체로 하는 것이 전체적인 이해에 혼동이 없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Zoe implant is entirely organic and since it grows with your baby's brain and nerve centers it's virtually undetectabIe.)
좋은 하루 되세요:)
1 강현규  
  기하급수적인 과학발전의 곡선과 더불어 암울한 미래를 경고하는 영화들이 꽤 많이나오고 있는거 같네요. 매트릭스같이 암울한 미래에 대한 어떠한 관점에서의 접근을 시도하는 영화들도 많이 있지만, 몇일 후면 이루어 지거나, 바로 닥칠것 같은 소재를 사용한 영화들을 보면, 그것이 현실이 되기까지 그리 막연하지만은 않은거 같습니다.

가타카란 영화에서 나오는 유전자로 모든것이 비교 판단되는 세상..
원 포인트 오란 영화에서 등장하는 바이러스형 나노머신..
그리고, 이 영화 조이유기체..
모르죠..우리의 다음세대가 아닌 바로 우리세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인지도......
G 이준호  
  조이 임플란트와 조이 푸티지에 대해서 약간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영어 사전을 통해 좀더 구체적인 쓰임세를 밝혀보도록 하겠습니다.

implant [implǽnt, -plnt|-plnt] vt.
3 【의학】 <살아 있는 조직 등을> 이식하다
[-] n. 【의학】 신체에 이식되는 조직 조각; 【외과】 (라듐 등의) 방사 물질을 넣은 작은 관 ((암 등의 치료를 위해 환자 체내에 삽입함))

(footage에 대한 설명은 네이버 영어 사전으로는 불충분하여, 제가 가지고 있는 코빌드 영영 사전을 참조하였습니다.)

Footage
Footage of a particular event is a film of it or the part of a film which shows this event(푸티지란 필름을 말하기도 하며, 어떤 사건을 기록한 필름의 특정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말로는 녹화물로 표현할수도 있겠군요.)

아시다시피 조이 임플란트는 태아에게 이식하는 유기체의 일종입니다. 그러나 이 조이 임플란트가 이식되고 나서부터는 피이식자의 뇌와 신경과 함께 자라나는 유기체이기 때문에, 피이식자가 아직 살아있는 동안에는 조이 푸티지(녹화물)이라고 부르기엔 부적잘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이 단계동안에는 조이 임플란트 - 이식체라고 부르는 게 더 적합하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영화에서 언급이 나오는데, 극중 로빈 윌리암스가 자신의 이식체에 기록된 과거의 영상을 보기 위해 동료를 찾아가, 자신의 임플란트를 보겠다고 합니다. - (Allan : My implant) 따라서 추출되기 전의 이식체는 임플란트로 지칭하는 것이 옳바른 듯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사후의 시신에서 추출한 녹화 기록물에 대해서는 조이 푸티지라 부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이때의 임플란트는 유기적 결합에 의해서 성장도 멈춘 상태고, 어떠한 유기적인 조직도 갖추지 않은 단순히 녹화된 (기계적인) 필름에 지나지 않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조이 유기체는 아무래도 유기체(Organic)이기 때문에 조이 푸티지를 지칭하는데는 적합하지 못하며, 또한 임플란트를 지칭하기에도 앞서서 극중 전반에 걸쳐 임플란트라는 단어가 많이 쓰이고 있으니 따로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
G supman  
  준호님, 대단한 열정을 가지신 분인것 같습니다:)
위의 코멘트는 번역자로서 변명을 드리기 위해 썼음을 미리 밝힙니다.

사실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조어(造語)를 실제로 쓰이는 단어를 명확히 명시한 사전적 의미에 반드시 맞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번역자의 입장에서는 감상하시는 분들이 쉽게 이해할수 있는 또다른 조어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조어들의 경우(Zoe implant, Zoe footage, Rememory)에는 자막을 다 완성하고도 적당한 단어를 찾으려고 조금 고민했습니다.

'Zoe implant'란 단어를 '조이 유기체'로 번역한 이유를 오해하실까 싶어 한번 더 사족을 달겠습니다.
처음엔 저도 '조이 임플란트'로 번역할까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아쉽게도 영화가 'Zoe implant'란 단어를 빈번히 사용하면서도 그 정확한 의미를 영화 초반에 설명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로서는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이 그 순간 느낄수 있는 느낌이 있는 단어를 선택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모든 분들이 쉽게 이해할수 있는 단어 이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임플란트란 단어를 모르시는 분들이 분명히 있으리라 생각되어 '조이 임플란트'는 결국 쓰지 않았습니다.

또 '조이 이식체'로 번역하지 않은 이유는 영화 내용중에 혼동을 일으킬만한 부분이 한곳 있었고, 이식체란 단어 자체도 유기체에 비해 느낌이 쉽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유기 조직'을 '이식'한 것이니 '유기체'란 단어가 더 자세한 번역이 될수도 있지 않을까요?

제 입장에서는 '조이 유기체'란 단어가 'Zoe implant'란 생소한 단어를 정확히 설명해주지 않고있는 영화 전반부에 혼란없이 쉽게 누구나 이해할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아..그리고 저는 Zoe implant와 Zoe footage를 조이 유기체로 통칭하지 않았으며 '조이 유기체' '조이 기록 필름'으로 따로 번역을 했으니 오해없으시길 바랍니다.

점심 시간에 시간내어 나름대로의 변명을 드려봤습니다.
그럼 오해 없으시길 바라며 좋은 하루 되세요:)
G 이준호  
  아, 그랬군요. 저는 영문 자막으로 감상했기 때문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파이날 컷 한글 자막을 제작하셨던 분이셨군요. ^^ 비록 자막을 감상하지는 못했지만 수고하셨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군요. ^^
1 000  
  재미는 별루 없던데..저예산 독립영화 스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