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2015)
감독: 임권택
주연: 안성기, 김호정, 김규리
런닝타임: 94분
평점: 8.5/10
하지만 그 흔한 스토리를 어떻게 꾸미는지에 따라서 영화의 느낌은 매우 달라진다.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왠지 모르는 끌림이 있었다. (아마도 주인공의 나이가 나와 비슷해서 일듯..)
4년 동안 뇌암으로 투병생활을 하는 아내(김호정)를 둔 대기업 화장품회사 마케팅 담당 오상무(안성기)에게는
새로 들어온 추은주(김규리) 대리에게 자꾸만 눈길이 간다.
병든 아내의 간병을 위해 퇴근 후에는 항상 병원에서 아내의 병 수발을 하는
좋은 남편이 속 모습 속에는 새로운 사랑에 대한 갈구가 꿈틀거리고 있다.
아내의 죽음이 다가오고 젊은 여인의 매력에 늙고 무기력한 자신의 몸은 새로운 사랑을 하기에는 너무 지쳐있다.
아내가 긴 투병생활에 지쳐 갈 즈음에 아내는 오상무에게 별장으로 여행을 가자고 한다.
오상무는 아내와 정말 오랜 만에 하는 섹스를 하는 동안 아내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고 추대리를 생각한다...
결국 아내는 숨을 거두고.....
임권택 감독이 영화를 기획하면서 남자 주인공은 무조건 안성기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안성기의 표정연기는 진정 압권이다. 감정이입이 너무 깊이 될 정도로..
아내역의 김호정도 애절한 암 환자 연기를 위해 삭발과 노출연기까지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반면에 추은주 대리를 연기한 김규리는 아직은 그런 미묘한 감정을 표현하기에는 좀 부족했다.
그럼에도 역시 임권택 감독의 영화는 깊은 맛이 있다.
오상무의 감정라인을 아주 잘 그려내고 있다.
아내가 병들어 죽음이 임박해지면 남편은 어떤 느낌을 갖게 되는가에 대한 리얼리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젊고 매력있는 부하직원에 대한 끌림에 순수하게 반응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추하고 난장판이 될 수 있는 진부한 진행이 아닌
보는 이로 하여금 생각하고, 고민하고, 느낄 수 있는 여유를 둔 연출은 정말 뛰어나다....
몰론 어떤 이들은 이게 뭐야 라고 반응을 할 수는 있지만
친절하게 모든것을 다 설명해서 먹여주는 그런 영화는 잔향이 없지 않은가?
오랜만에 마음속에 잔잔한 울림을 주는 영화름 만나서 너무 좋았다.
물론 젊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보기에는 좀 어려운 부분이 있어
흥행에는 좀 어려움이 있겠지만
부모님 세대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좋은 영화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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