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영화감상평

오아시스....

1 천정우 3 1679 1
화가 났습니다..

설경구의 배역에 화가 났습니다..

나도 모르게 답답함이 치밀어 올라 티비이를 한대 쳤습니다...

답답하고....  내가 그러지 못함에 울화가 치밀었습니다....

첨엔 그랬습니다...  화만 나구... 

씩~씩~ 거리며 계속 영화를 봤습니다....

중간쯤에 와서야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설경구라는 인물에서 이젠 문소리의 주위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구나....  세상이 다 그렇구나....  물론 저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장애자...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애자를 바라보는 눈..  저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장애자를 보면 나도 모르게 한번은 눈길이 돌아가고....  측은한 눈으로 바라보는 거...

저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장애자와 같이 힘들게 생활하는 거...  저도 힘들다고 생각하는 거...  저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장애자를 이용하지는 않습니다...   

그 마음을 이해하지는 못할 망정...  그 마음을 이용하지는 않습니다...

다시 화가 치밀더군요...  그자식들(죄송함다 --..  __;...)..  정말이지 몇대라고 갈겨주고 싶었습니다.

또 다른 주위놈들....  바로 설경구 가족입니다...

첨엔 그래 저렇게 설경구를 대하는게 어쩜 그럴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한데, 살인자가 설경구가 아닌 설경구 형이라는 사실에...  다시 한번 화가 치밀었습니다...

어쩌면 형이 감옥에 들어갔다 오는 것보다 설경구가 갔다 오는게 그 집안을 위해서 그럴 수 있는

상황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설경구를 포기한다는 상황에서는 다시 울화가 치밀었습니다...

아무리, 생각이 짧은 사람이지만...  많이 모자라지만...  자신의 가족인데...

자신들을 위해서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기까지 했는데.... 

화가 치밀었습니다...  다시 그 가족들과 함께 설경구에게까지 화가 치밀었습니다...

그렇게 밖에 하지 못는 설경구가 답답해서... 정말 울화가 치밀었습니다....

영화 보는 내내 내 마음은 안절부절했습니다.. . 어떻게 할까...  내 주위에 있으면 저 자슥들...

하면서....  정말이지 답답한 마음만이었습니다...

역시 저도 힘들다는 거 압니다..

장애자의 맘을 이해한다는 것... 정말 힘든 일인것 압니다...

저도 모릅니다..  과연 내가 어떻게 하는 것이 내 주위의 장애자들에게 도움이 돼는지를...

그들에게 상처 주지 않고 어떻게 하면 웃으며 잘 어울릴 수 있는지 저도 잘 모릅니다...

어쩌면 설경구야 말로 장애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듯 했습니다...

장애자에게 필요한 건 설경구같은 마음이 아닐까 모릅니다....

후반에 가서는 눈물이 흐를려고 하더군요....

보통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했던....  사랑하지 못했던...  문소리를....

설경구는 이해한 듯 했습니다.. 

그때서야 내 자신이 초라하더군요.... 

설경구 배역이 어쨌든..  나보다 못하게 보이던 설경구가...  문소리를 이해했는데....

난 뭐하는지.... 

영화 보면서 내내.... 설경구보다 우위에 있다고 자만하던 내가....

설경구의 발끝도 못미치는 것 같습니다....

전 아마 하지못할 겁니다... 

문소리를 데리고 밖으로 나간다는 것....  특히 문소리를 데리고 명동에 간다는 것..... 

아마 전 하지 못했을 겁니다...

아마, 제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듯 합니다...

첨부터 지레 겁을 먹고 못해 못해 하는 제 나약한 맘이...

영화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행복하더군요.....

문소리도....  설경구도....  다 행복하게 보이더군요....

그 행복을 이해하지는 보통사람(?)들이 오히려 불쌍해 보이더군요....

그 보통사람(?)에 해당하는 제 자신도 불쌍해 보이더군요....

보통사람(?)이라는 게 이렇게 불행한줄 몰랐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그나마 답답한 맘이 사라졌지만....  또 다른 답답함이 들더군요....

바로 나 자신한테...  난 왜 그러지 못하는지.....  아마 내 주위를 너무 의식하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내가 장애자를 측은한 눈으로 바라보듯....  나에게 측은한 눈으로 바라볼테니까요...

그런 것 같더군요....

나도 모르게 바라보는 측은한 눈빛이 장애자에게는 따가운 눈초리로 느껴졌을 겁니다....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더군요....

문소리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부끄러워 말아야 겠습니다....  제 자신에게.... 

또한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보통사람(?)들에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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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최금용  
  전 이 영화를 보고 어쩜 너무나 사실적인, 아니 너무나 현실적인 것에 대해서
화가 나더군요. 우리네 사는것이 다 그렇지 하는 생각이 들어습니다..허허
너무나 너무나 아린 아픔이 느껴졌습니다. 어쩜 그 순수함을 우리가 차마 봐주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왜 질투가 나서... 이게 현실이니깐...
난 설경구가 나무를 자르는 장면에서 그만 찡~하는 그 뭔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구나. 바로 저거구나 저게 정말 사랑이야...
도망쳐서 바로 그녀에게 갈 수도 있었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냥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행동. 나무를 자른다.
난 영화를 보면서 그녀가 나무 그림자를 보고 무섭다고 할때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암튼 여러가지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1 Zen  
  영화도 물론 좋은 영화였지만, 천정우님의 글도 매우 좋은 글이군요. 영화감상문을 재미(?)있게 잘쓰셔서 읽으면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게 되더군요. 저는 종종 감상평을 잘 읽어보는 편인데, 글 정말 잘쓰셨읍니다. 앞으로도 좋은 영화를 보면, 또다른 감상평 부탁드릴께요.
1 이경연  
  천정우님 감상기 잘 읽었습니다 님의 마음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최고의 영화 최고의 감상기라고 하면 지나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