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수 Part 2
지구상 모든 종류의 기생수가 끝이 났다. 드라마까지 나오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나오겠냐만은...
무튼, 대미 장식에 대한 호불호가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적으로는 양호했다고 보지만
1편과 마찬가지로 각색과 급전개가 헤아릴 수 없고 기대했던 것보다 전투씬도 약하다는 얘기가
나오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영화의 구성과 연출, 재미 부분에서 딱히 루즈하거나 진부한 것도 못느꼈고 감성적인
부분에서도 와닿는 바가 괜찮았다. 또한 원작의 중후반부 스토리빨이겠지만 1편에 비해서
이성보다 감성이 도드라져 더 애틋하고 구슬프며 말랑말랑해진 게 부담감도 줄어들고 좀 더
친근해진 느낌이었다. 쉽게 말해... 개별적인 작품으로 보면 평이했다.
그럼에도 불구 이 영화는 원작과 땔래야 땔 수 없는 사이이기 때문에 크나큰 아쉬움들이
즐비한다. 우선 카나와 산골짜기 할머니의 부재, 그리고 그 빈 자리를 사토미로 채운 것이
다소 신경쓰였다. 그리 비중이 큰 사람들은 아니지만 신이치를 감정적으로, 육체적으로
도와준 소중한 인물들이었고 무엇보다 사토미에게 모든 비밀이 까발려지는 건... 그 비밀은
마치 수퍼 히어로의 정체가 끝끝내 밝혀지지 않는 것처럼 여운과 여지를 동시에 남기는,
아련한 요소였는데 재빠른 전개를 위해 희생 및 통폐합을 시킨 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두번째는 교차 편집을 통한 전투씬의 현저한 감소! '셋이면 이길 줄 알았어?' 씬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밑천 때문인지 기술력 때문인지 전투가 속전속결로 행해진다.
차라리 동물원과 시청의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지 않았다면 하나의 연출로
받아들여졌겠지만 두 씬이 교차편집이 되는 순간 아뿔싸 싶었다. 시트콤처럼 장소가
왔다 갔다 하면서 보여줄 것만 보여주고 치고 빠지는 전략을 택할테니까...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흑... 영화에 눈호강을 과하게 바랐나ㅠ 깝샷.
마지막으로 살인마의 비중 부족... 조커같은 이 정신나간 사이코 매력덩어리 활용의
결여는 개인적으로 호두 없는 호두과자같은 인상을 받았다. 물론 실제로 없는 경우도
태반이지만 있으면 은은하고 깊은 맛이 나니까ㅋㅋ ㅠㅜ 인간의 가장 추악한 부분을
날 것으로 표현하고 나름대로의 개똥·꽁철학을 매우 당당하고 뻔뻔하게 떠벌대는
근자감 캐릭터를 적극 활용하지 않았다라... 아쉽다.
뭐 그 외에도 명대사의 부재, 대사의 왜곡 여지 등 자잘한 부분들이 눈에 띄었지만
위 세 문단 이상의 임팩트를 주진 않았다. 현실성을 바탕으로 한 판타지를 영화로
만든다는 게 얼마나 부담스럽고 중압감이 느껴지는 작업인지 느낌적인 느낌이 온다.
불가항력으로서 불가피한 여건속에 타협과 절충을 해야 한다는 것도 캐치가 된다.
고로 그것들을 감안한다면, 그리고 이 작품을 무언가가 토대가 되지 않은 한 개체로
본다면 평타는 친 일본 블럭버스터가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나는 더 이상 객관적으로
볼 수 없지만 같이 보러 간 친구는 원작 기생수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데도 불구 재밌게
봤다고 한다. (당근 기생수 Part 1은 봤다) 그래서 혼란스러운 가운데 마음을 굳혔다.
애썼다. 이 정도면 됐다, 라고ㅋㅋ
.........아아, 기생수가 끝났어ㅠㅜㅠㅜ ㅋㅋㅋ
☆☆☆☆☆☆☆☆★★+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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