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평] 라쇼몽(羅生門, 1950)

영화감상평

[초단평] 라쇼몽(羅生門, 1950)

28 Akiko 0 1467 0

속에서 꺼져가는 불처럼 차가운 인간의 군상

평점 ★★★★★


1개의 사건을 두고 공방되는 4개의 진술. 인물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진술들은 마치 각각의 오케스트라 변주곡 같다. 곡들은 비슷하지만 서로 다르게 변주되었고, 같은 바탕의 세 개의 곡이 하나로 협주되어 자연스럽고 어우러질 때 생기는 곡의 이미지는 변주된 곡들과는 너무 다르다는 걸 알았을 때는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2차 대전이 막 끝났을 때의 일본 사회를 보여주는 듯한  폐허가 된 나생문 아래에서 듣는 진술들은 차가운 인간의 군상을 이야기한다. 쌀쌀한 비가 인간의 이기심을 대변하 듯 점점 거세지고 인간미를 잃어가는 표현이 기가 막히게 훌륭하다. 비극적 현실에 의한 인간 본성의 모순을 직시하고 동시에 휴머니즘을 이끌어내는 탁월한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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