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렌 토리노~

영화감상평

그렌 토리노~

22 박해원 0 6334 0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한국전 베테랑 노인 한명이
주위 상황에 서서히 동화되어 전쟁에서 차마 씻지 못한 죄책감을
추스리고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재밌고 훈훈하게 비춰주었습니다.
영화내에서 참 많은 인종이 등장하는데요. 그 사람들은 각 나라의
얼굴이라기 보다는 미국이라는 개체로 인해 변질되고 타락해온
모습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극도로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중국 가족의 한 집합체가 있는가 하면 같은 사촌이면서도 미국식
자유분방함과 향락에 사로잡혀 어둠의 길을 전전하는 이도 있었죠.
주인공 월터는 백인으로서 그런 환경을 만들어낸 미국의 시민이지만
묵묵히 중립을 유지합니다. 다른 인종을 등하시 하고 멸시하면서
기피하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이 아직
자리잡고 있었기에 동양인들의 관심에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죠.
뿌린대로 거둔다고 자신이 띠겁게 보던 사람들이 자신을 언짢게
보던 장면은 잊을 수가 없네요. ㅎㅎ 가장 혁혁한 공헌을 했던
소년 타오 역시 월터의 관심으로 많이 변해갔고 다소 경솔했었던
목사도 그에게서 많은 걸 배우게 되어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킬 수 있습니다. 비록 마음은 따뜻해져 갔지만
몸은 점점 쇄약해져 가고 있었던 월터의 마지막 결정은 많은
사람에게 귀감이 되는 동시에 여한, 여운과 함께 안타깝기 그지
없는 현실풍자를 배출했습니다. 그리고, 상영 시간 내내 한번도
탄 적 없는 그렌 토리노, 월터의 영혼이 깃든 그 차는 마지막에나
돼서야 한번 내달리며 지나간 도로 밑으로 오랜 여운을 남깁니다.
생각해보니 음악이 그닥 많지도 않았는데, 정적의 미를 살리려
한 것도 아닌데 지루함은 크게 느껴 적은 없는 것 같네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감독으로서, 배우로서의 역량에 매료되어
버렸나 봅니다. ㅋㅋ 헤헤, 재밌었어요!
※쓰마 형님을 아시는 분들은 쭝궈 갱단 리더를 눈여겨 보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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