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보니 불과 몇달 전에 본 '케이 팩스'가 떠올랐습니다.
그 영화는 자신이 외계인이라고 하며 논리적이고, 설득적인 말로써
주위 사람들을 감탄시키고 무아지경으로 만들었죠. 신비로운 영화...
'맨 프럼 어스'는 자신이 14000년을 살아온 한 크로마뇽이라고 하며
입증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반증할 수도 없는 주장을 펼쳐가며
과학자들로 빙 둘러쌓여 있는 가택에서 모두를 매료시켜 버립니다.
처음에는 유희와 의심에 지나지 않았던 그들의 생각은 서서히 알 수 없는
신비함이 옭아매어지고 마지막에는 거기에 완전히 심취되어 버립니다.
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렇게 믿고싶어지는, 어떻게 보면 수동적인
감정이 그들을 지배하게 이릅니다. 과학자들의 오랜 이상의 실현을 은근히
바랬던 탓일까요. 서서히 여지껏 신에게서조차 느끼지 못했던 경이로움이
코앞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하면 온몸에 전율이 올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루동안, 한 공간에서, 별다른 특색없이
그저 말말말이 다입니다. 그렇지만, 진부함이 없고 계속 보고 있노라면
이루 말할 수 없는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여지껏 생각해왔던 많은 것들이 눈앞에서 변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인간의 오랜 갈망이나 바램도 다시 생각하고, 다르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콘택트'라는 영화처럼 '답은 없다.'라는 말이 다시 한번 머리속을 스쳐갔고요.
결과적으로, 어디까지가 주인공의 진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미스테리성이
이 영화의 완성도를 더 올려놓는 것 같습니다. 이런 면들때문에 막 2번 봤습니다.

몇천년을 살든, 미이라3나 핸콕처럼 그저 생각은 안 크고 철없는 분들이 있는 반면,
이 영화처럼 말 몇마디로 감동을 줄 줄도 아는 분들이 계시네요. 어허허.
확실히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웬만하면 혼자 보기를 더더욱 추천합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