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로스트 메모리즈에서 내가 회상할 수 있었던 영화들.

영화감상평

[감상] 로스트 메모리즈에서 내가 회상할 수 있었던 영화들.

1 정종숙 2 2218 0
역사를 재편집했다는것 자체에서..그리고 그옛날 몇십년의 기억만으로도 진처리치는 사람들이
아직도 존재해 있는 지금, 잊고 싶은 기억들을 현재까지 끌어왔다는 것때문에 안보려고 외면하려고
노력했던 영화가 이 로스트 메모리즈입니다.
그렇지만 보지 않고서는 뭐라고 좋았는지 나빴는지 누구에게도 심지어 나 자신에게도 말할수가
없으니까 마음을 바꿔 먹고서 극장에 가서 이 영화를 봤습니다.
전체적으로 말하자면, 깨끗한 화면구성, 한국배우들의 진지한 연기..는 괜찮았습니다.
스케일도 큰 편이었구요. 하지만, 매우 진지하고 한국인이라면 울분에 차지 않을까 하고 봐야 하는
영화답지 않게 저는 두시간 정도의 시간동안 끊임없이 웃음을 터트릴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치 이제까지의 괜찮았던 영화들(세간의 평에 의하면..) 을 이 한편의 영화에 숨겨놓고 관객과
감독이 술래가 되어 숨겨진 보물이 아닌 숨겨진 영화를 찾아다니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제까지 장동건이 일본어를 공부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으니까 아마 장동건은 이 영화 캐스팅
제의를 받고 일본어를 공부하고, 대사를 암기한 것이겠지요.
그런 것치고는 우리나라말이 아닌 외국어에 감정을 너무나도 잘 실어 표현을 해서 그 부분에서는
정말 박수를 쳐주고 싶었습니다.
사이고 역의 토오루 역시 마찬가지구요. 그 사람은 자국어이기 때문에 훨씬 편하게 연기했을테지만요. 이 영화의 괜찮은 점을 찾으라면 이 정도입니다.
다음은 이 영화가 패러디 영화(이렇게 칭하긴 싫지만, 다른 표현이 없네요.) 일 수 밖에 없는..
제가 두시간 동안 찾은 영화를 나열해 보겠습니다.

첫번째, 백투더 퓨처
이건 전체적인 컨셉을 이 영화에서 따오지 않았을까 하는생각이 들었습니다.
백투더퓨처에서의 타임머신은 로스트 메모리즈에서의 반월
그리고, 망가진 현재(일본의 입장에서는 일본이 패전국이 되어 전범국가가 된 상황,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일본의 속국이 되어 조센징이라는 호칭을 들어야하는 상황)를 시간을 거꾸러 거슬러가 과거에서 수정하여, 현재를 제대로 돌려놓는다는 상황설정.
이미 모든 일을 알고 있는 사람을 과거로 파견하여 그때그때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선택을 하게 하는 상황.

두번째, 쉬리 의 김윤진과 한석규의 대치장면.
이 부분은 많은 분들이 느끼셨을 거라 생각하는데요.
다만, 궁금했던 건 쉬리에서는 이제까지의 연인사이였기때문에 그런 애절한 눈빛(?) 이
오고 갈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사카모토와 후레이센진 여자리더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관계로...^^;) 는 그때가 아마 첫 마주침이었을 텐데 왜 그런 눈빛을 주고받았는지 잘 모르겟더군요.
나중에 장동건의 환상 비슷하게 나오는 영상에서 그 여자가 나오던데 그때를 기억하고, 둘다 자신도 모르게 아련한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본건지...
전 첨에 그거땜에 사카모토의 배역에 혹시 기억상실이라는 장치가 숨어있는지 의심을 했었습니다.
그랬다면, 자신도 모르게 익숙한 듯한 상대방에게 그런 눈빛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구요..

세번째, 공동경비구역 JSA
예전에 공동경비구역 JSA 를 보고나서 감독의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감독이 JSA 에서 놀이공원 씬에서 놀이기구를 탄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즐거워하는 부분을 보며 판문점에서의 상황 그리고 북한과 남한의 비교를 보여주고 싶었다 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로스트 메모리즈에서 후레이센진 아지트에서 사살당하는 장면과 마침, 하나비 축제에 참가한 사이고의 가족 그리고 보통 일본인들의 즐거워하는 모습을 교차편집을 일본에서는 "우리는 하나"라고 말하지만, 하나가 될 수 없는 처지를 그러한 비교를 통해 한국인과 일본인의 차이를 보여주려고 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번째, 사랑과 영혼
이건 시간의 문을 들어갈 때 사카모토의 몸이 시간의 문에서 나오는 빛으로 인해 마치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효과 때문에 아, 이거 사랑과 영혼 아니야? 라고 외쳤던 장면입니다.

다섯째, 인정사정볼 것 없다
시간의 문을 통과한 사카모토와 사이고가 어쩔 수 없이 한국과 일본의 대표주자로 숙명적인 대결(?)을 해야했던 대나무 밭 장면입니다.
개인적으로 감동이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장면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요.
저는 여기에서 인정사정 볼 것없다의 엔딩 부분에서 탄광에서의 안성기 와 박중훈의 대결이 생각난 건 왜였을까요? ^^;

영화를 본지 이주 정도 지난 것같은데 봄날은 간다를 봤을 때는 회상도 즐거웠는데, 로스트 메모리즈는 저에게 그정도는 아닌것같네요.
패러디가 아닐까 의심이 가는 장면은 몇몇 장면이 더 있는데, 원조(?) 가 무슨 영화인지 제목이 잘 생각나지않는 관계로 여기까지만 적도록 하겠습니다.
패러디 외에 적고 싶은 게 있다면, 이 영화도 역시 다른 영화에서 무수히 반복해서 거의 영화의 법칙처럼 되어버린 것 바로, 영화에서 1초가 급한 상황이라도 그 상황에서 해결해야할 것(대사나 행동)이 있다면, 그 순간의 1초는 다른 이의 한시간 두시간과도 맞먹는 다는 것...
JBI 의 후레이센진 아지트 습격시에 사카모토와 사카모토를 지원하는 사람들에게 1초, 1분은 JBI 의 1초, 1분과는 틀린 것같더군요. 저는 거의 영원(?) 처럼 느껴지더군요..ㅡㅡ;
하지만, 이 글을 적고 있는 지금 "모든 것은 "만약" 에서 출발한다" 였던가요. 누구의 말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만약 역사가 지금까지의 역사가 아니었다면 이라는 가설을 생각하고 그 상태에서 영화가 진행이 된 건 분명히 기발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한국인에게 불쾌한 진실이든 혹은 아니든 말이죠.
액션과 멜로를 조화롭게 섞어서 풀어내지는 못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깔끔한 화면구성만큼은 괜찮은 영화라고 평가해도 괜찮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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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김혁수  
영화를 제대로 보고 분석하시네요...
 저 역시 오늘 로스트를 보고 님과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제 생각을 논리적인 글로 옮겨놓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특히, 여주인공과 장동건과에 슬로우 쉬리리메이크 장면에서
 한국영화에 연출력에 두손 들었습니다.
 꼭 여주인공이 나오는 장면에서 슬로우모션을 써야 했는지
 의문도 들고요
1 이강열  
ㅋㅋ..그렇게 따지면  패러디 영화아닌 영화제목 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