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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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의 추억

17 실룩이 3 1460 1

 요즘에도 만화를 보는 초등학생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70년대초를 전후하여 히트했던 만화작가들을 떠올려봅니다.길창덕,박부성,이근철,산호,백호,김찬,권웅,백산,추동성,고우영,김태곤,손의성,고우영,하고명,...
장터를 가로질러 냇가로 가는 골목 들어가기 바로전 왼쪽집에서 만화를 빌렸었지요.그 집에선 국수를 만들어 팔기도 했었던 거 같은게 어머니 심부름으로 그 곳에서 국수를 사오면서 한가락 두가락 빼먹던 기억이 있으니까요.71년전후 당시 10원(?)에 1~2권 빌렸었지요.이근철 작가의 대사 "으잉?"은 아직도 기억납니다... 만화보다가 아버지나 어머니의 인기척이 들리면 앉는 책상 밑으로 쏜살같이 만화를 감추곤 했었지요.TV가 들어오기전에 만화의 인기는 정말 대단했었는데 TV가 들어오면서 만화가게에도 TV를 갖춰놓고선 정액제(?) 비슷하게 몇시간을 만화와 TV를 볼 수 있었는데 돈이 없어서 그렇게 본 기억은 없네요.72년12월 삼성 흑백 17인치TV가 우리집에 들어오던날은 아마도 죽을 때까지 잊혀지질 않을 거 같습니다.곽규석이 사회보던 KBS노래자랑,웃으면 복이와요,야간비행,부부만세,50수사대,페이톤 플레이스... TV를 들여놓은 다음날인가 동네 친구들 많이 몰려와서 와글와글했던 기억... 그 때가 부모님의 전성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어머니 살아계실 때 어머니께서도 그 때가 제일 좋았다고 하셨거든요.오정산 밑이라 겨울에 눈도 많이 왔고 동네 아이들도 개들도 뛰어다니던 그 시절... 어떨 땐 새벽에 소변보러 밖에 나오면 大地는 온통 하얀데 함박눈이 계속 내리곤 했었지요.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사그락 거리며 눈내리는 소리를 들 수 있답니다.여동생이랑 눈으로 소꿉놀이했던 기억,여동생이 울면서 동네개가 마당에 들어와 병아리 물어죽였다고 했을 때 저도 죽은 병아리를 안고 많이 울었었지요.그 때는 PC,전화도 없었지만 놀이 종류가 개략해도 10가지는 넘었던거 같습니다.지금은 그런 놀이를 알고 있을 초등학생들이 있을까요? 온 가족이 모여 감자도 캐고 정지(부엌)에 둘러 앉아 나물 다듬던 기억.그 나물보따리를 갖고 어머니께선 군내 인근 5일장에 팔아서 자식들 공부시키고... 종종 상방 마루에서 어머니께서 해주시던 칼국수 그리고 연탄불 뚜껑위에 구워먹던 국수 꽁다리...저도 나이를 먹어서인지 새거는 기억이 잘안되고 오래전 기억은 잊혀지질 않네요...


모린 오하라가 주연했던 영화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의 초반부 대사가 제 마음을 대변해 주는 거 같습니다.

......내 고향 밸리를 떠나려 한다.이번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생각이다.내 50년간의 추억을 남기고 이 곳을 떠난다.추억을!현재의 순간들은 쉽게 잊혀지지만 오래전 그때의 기억들은 생생하기만 하다.추억 속의 사람들은 죽었지만 그게 사실이라고 누가 확신할 수 있을까? 진정 그들은 가버린것인가? 그 음성들이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데...아니다! 몇 번이고 아니라고 되뇌인다.내 기억속에 영원히 남아있다고...과거의 시간속엔 어떤 장벽도 없다.기억하고 싶은 순간으로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어 눈만 감으면 어느새 현재를 지나 어릴적 고향이 눈앞에 펼쳐진다.대지는 풍요롭고 초록이 무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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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5 로프로스  
아! 바벨2세. 70년대말로 기억되는데 새소년이라는 잡지에 연재가 되었던 만화로 기억되는데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요ㅎ. 나중에 안거지만 일본만화를 베낀거얐다는...
23 십리바우  
로보트 킹 재밌게 본 적이 있었음...
S 줄리아노  
문경새재 계곡을 따라 추억의 여행을 시켜주시는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