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음악에 있어 껌뻑 죽는 악기 or 연주법

자유게시판

내가 음악에 있어 껌뻑 죽는 악기 or 연주법

22 박해원 4 1659 1
Rock N' Roll을 들으면 귀가 막힌다고요? 락부심땜에 타 음악은 엄청난 보수성을 끼고 대하게 된다고요? 무슨 소리!!
자신의 음악 세계에 있어 좀 더 투철해지고, 오히려 귀도 더 넓어진답니다. 왜냐? 우선 롹앤롤은 처음 대할 때 고정관념과
선입견같은 벽을 깨기가 힘듭니다. 때문에 말랑말랑한 모던락이나 팝락에서 스타트를 끊고 천천히 영역을 넓혀가다 보면
나중에는 헤비 메탈이나 하드락, 데스 메탈도 친숙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중요한 건, 그러는 와중에 팝송부터
시작해서 샹송, 7080, 컨추리 송 등의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도 '음악성'이라는 명목 아래 매력을 느껴 가기 시작합니다. 이미
유행따윈 집어치우게 되고요.
이맘때쯤 되면 본인의 취향을 정립, 분석하는 시기가 오게 되죠. 일단 어디 가면 항상 떠들어 대듯이 제가 가장 지향하는 타입은
서정성속의 강인함입니다. 그래서 Journey, Scorpions, Keane, Starsailor를 사랑하지 아니할 수 없죠. Travis도 마지노선에
딱 걸려있고요. 그 외유내강의 진한 내음과 두 색깔의 공존은 놀라운 몰입감과 감정이입이 되어 돌아옵니다.
이제 장르도, 취향도 후벼파 봤으니... 곰곰이 되뇌어 보면 제 입장에선 큰 틀의 건덕지가 하나 남았습니다. 바로 선호하는 악기나
연주법~ 이 부분은 앞 요소들을 포괄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가 개개 음악들에게 매료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거든요. 장르를 뛰어넘으며 귀가 틔일 수 있었던 이유도 말이죠.

서론이 디따 길었습니다. 고로 이번에는
제가 음악을 들음에 있어 사르르 녹아버리거나 전율에 굳어버리는 악기나 연주법에 대해서
떠들어 보고자 합니다. 제법 오래 생각해 왔던 걸 간추려 봤는데... 절대적인 건 아니지만 제 구미를 당기게 하는 요소들의 대부분이
정리가 됐네요. ㅋㅋ

1. 신디사이저
사기 악기지요. 우울함과 몽환성, 신비로움이 공존하는 다양한 얼굴의 소유체입니다. 뭔가 계속 듣다가는 음울해질 거 같은데도 땡기고
한, 두음만 가지고 길게 끌어도 전율이 오는 게... 정말 무서운 놈입니다. 신디를 알기 전엔 비슷한 부류의 악기인 오르간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죠. 성당 음악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라구요. 기타로 치면 이펙터는 없지만, 삐걱거리는 아날로그틱한 느낌은 배가되어 중독되는
순간 언덕 위의 하얀 집행은 따논 당상일 거 같단 말이죠. ㅋㅋㅋ 휴게소에서 창문 열어놓고 기름 냄새 맡는 삘이랄까요~
대다수 Keane, Journey 노래들, 부활 - 대신할 수 없는 아픔, 고고스타 - 회전목마 등

2. 현악기
선율 굵고 웅장, 장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현악기는 음악의 전체적인 무게감을 책임져 줍니다. 그렇다고 베이스같은 느낌은 아니죠.
깊고 심오한 떨림이 가슴을 울리기 딱입니다.
Starsailor - Four to the floor, 상당수 Apocalyptica 곡들, R.E.M. - The Great Beyond 등
(예상외로 바이올린이 무기인 Yellowcard는 크게 와닿지 않더군요. 보컬때문인지 모르겠지만...)

3. 쿵 짝 쿵쿵짝 드럼 비트
심장을 자극하기 딱인 비트죠. 진하게 한번, 잽으로 두번.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이런 비트에 익숙해져 있어 수많은 명곡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Muse- Starlight, 서태지 - 모아이, Stryper - To hell with the devil, Blur - Song2, Bon jovi - Breakout 등

4. 한번 긁고나서 오래 끄는 일렉 기타음
여운도 그만큼 오래가는 강력한 한방입니다. 대개 화려한 사운드 도중 펼쳐지는 카운터 펀치인 셈이죠.
분위기는 급전환하거든요. 마음에 들어요.
ACDC - Thunderstruck, Shoot for thrill 등

(1, 2, 4번을 충족시키는 OST는 Scarface Theme이 乃)

5. 단계별로 층층이 올라가는 멜로디
종종 하는 말이지만 사람의 가장 심층적인 감각을 자극해 점진적으로 감정을 피어오르게 하는 방식입니다. 쉬운 듯, 단순한 듯 보이나
박자, 리듬, 멜로디 3개가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고난이도 작업이라고 느껴지네요. 그래서 멜로디컬 기타도 좋아하는 편입니다.
Toto - Going home, Muse- Bliss, 김종서 - Lamia, 부활 - 네버엔딩 스토리, Adam Lambert - If I Had You,
Van halen - Hot for teacher, Muse- Endlessly 등
(행복하지 말아요, 별이 될게는 좀... 아무래도 락쟁이한테 와닿기는 쉽지 않은 거 같애요.)

6. 귀에 확 들어오는 화음~노래 한 소절 후에 따라오는 멜로디
단 한방으로 울컥, 하게 하거나, 분위기를 유지시켜주는 단순한 듯 하면서도 깊이있는 멜로디입니다.
김광석의 나무, Starsailor - Listen up, 장기하와 얼굴들 - 별일없이 산다, 김종서 - 신기루 (뒤에 따라오는 여운이 좋은 곡) 등

아차, 전 의외로 피아노에는 큰 울림을 못느낍니다. 아마 기교도, 바이브레이션도 넣기가 힘들어서인가봐요.
물논 그 때문에 속주를 좋아하죠. 고로 피아노와 드럼, 일렉 기타 등 여러 악기를 짬뽕한 크로스오버의 대가
막심 므라비차에게 매우 큰 매력을 느껴왔습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피아노를 지향하는 건 아니에요. ㅋㅋ
그렇다고 거부 반응이 있는 것도 아니구요! ㅋㅋ

이젠 별에 별 포스팅을 다 하네요. 그래도 이런 글도 써보니까 제법 재밌어요. ㅋㅋ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4 Comments
31 영화여행  
이번엔 노래보다 더 난이도(?)가 높은 악기를 들고 나오셨네요
곰바우님은 아예 출석(?)하지 말란 얘기같군요..ㅋㅋ
피아노는 소시적 바이엘인가 뭐시기 좀 배우다 그만 둔 기억이 어렴풋..

근데 신기하게도 어릴적 하모니카 피리를 불면서 음악을 알면 음계를 모르고도 연주할수있는
독특한 능력이 잠재되있다는.. ^^;;
그 음감이 비단 손 뿐만 아니라 발로도 음각을 느낄수 있는 정도입니다 ㅎ
22 박해원  
햐 역시 영화여행 님도 재주가 많으시네요ㅋㅋ
웃긴 건... 이런 제가 이렇다 하게 다룰 수 있는 악기가 없다는 거에요ㅜㅠ
그래서 군대에서 열댓곡을 작곡했는데 아직까지 악보를 못썼네요...
31 영화여행  
그러고보니 오락실의 전자음악을 연상케 하는 서태지의 휴먼드림도 떠오르네요 ㅋ
그룹 토토의 아프리카 반주음악도 괜찮코..ㅎ
22 박해원  
휴먼드림ㅋㅋ 첨 들었을 때의 그 신선한 충격이란...
아프리카 역시 듣자마자 가슴을 후벼팠죠ㅠㅜ 지금도 종종 노래방에서 부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