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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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12 모래비 4 2457 0
고딩때 어느날 학교 끝나고 집에 왔더니
집에서 까치 짖는 소리가 엄청 요란했었더랬다
까치 목소리도 이상해서 쇳소리가 섞여 있는 것이 마치 목이 쉰것 같았더랬다

어머니한테 뭔일 있었냐고 했더니
'천수'보고 짖는 거라고 했더랬다
'천수'는 4살된 진돗개, 황구, 숫놈..

왜 까치가 우리집 개를 보고 짖냐고 했더니
아까 낮에 바깥에서 갑자기 까치소리가 요란하고 개짖는 소리도 들려서
나가봤더니 '천수가' 웬 새끼 까치를 발로 누르고 막 물려고 하면
어미까치가 그 머리위로 날라들어서 공격을 하니
'천수가' 덤비는 까치보고 짖고...
뭐.. 아무튼 그런 난장판이었다고 하셨더랬다

'천수'한테서 새끼까치를 뺏어서 살펴보니 다친데는 없는 것 같았지만
엄청 놀란 것 같았다고 하셨더랬다
하는수없이 새끼 까치를 까치둥지가 있는 전봇대 근처 풀숲에 놔두고 멀찍이 떨어졌더니
어미까치가 날아와 새끼까치 상태를 이리저리 살펴보고는
다시 집으로 날아와 담장에 앉아 '천수'를 보고 마구 짖었는데
'천수'는 이미 볼일 끝난 일이라 까치는 무시하고 있는 상태였다고 하셨더랬다

한 10분을 담장에서 목청이 찢어져라 짖던 까지는 다시 어디론가 날아갔다가
한 5분쯤 지나면 다시 담장에 날아와서 아무렇지도 않게 바닥에 널부러져있는
'천수'를 보고 짖다가 다시 날아갔다가 와서 짖다가 다시 날아갔다가 와서 짖다가....
벌써 4시간째라고 하셨더랬다

무튼 동네사람들이 다 내다보고 그집 무슨 일 있냐고 물어볼정도로 시끄러웠더랬다
해가 질 무렵 새끼 까치가 아무렇지 않게 다시 일어났는지 더이상 까치는 찾아오지 않았더랬다

그리고 그 다음해부터 매년 둥지를 짓던 전봇대에는 다시는 까치가 집을 짓지 않았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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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M 再會  
까마귀는 영리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까치는 뒤끝있네요.. ^^
1 aaa3128  
까치를 키웠다는 줄 ㅋㅋ
1 dksidnsl  
저도 까치를 애완동물로 키우신다는줄 알았네요 ㅋㅋ
23 열려라참깨  
엄마 까치의 행동, 미물이라고 할 수 없겠네요. 말 못해도 많은 깨우침 주네요.
그리고 사진 속의 천수는 너무 선하게 생겼어요. 머리 쓰담쓰담 해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