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일기) ----------------------------------------

토요일 저녁, 그가 어딘지 이상하게 행동했다.

우리는 원래 그 날 저녁 맥주를 마시러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내가 하루 종일 친구들과 쇼핑을 하느라

집에 조금 늦게 들어가게 되었다.

그 때문에 그는 아마도 화가 났던 모양이다.

우리는 어쩐 일인지 제대로 대화를 나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어디 분위기 좋은 곳에 가서 이야기를 좀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그러자고 했지만,

장소를 옮기고 나서도 역시나 말이 별로 없었다.

나는 그에게,

내가 혹시 무슨 잘못이라도 했느냐고 물어보았지만

그는,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그에게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그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은 채 계속 운전만 했다.

나는 그가 왜 "나도 널 사랑해" 라고 말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집에 거의 도착했을 때

나는 이제 그를 잃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앉아서 TV를 보았고,

나는 결국 혼자서 침실로 갔다.

나는 이불 속에 머리를 파묻고 흐느껴 울었다.

아무래도 그에게 새로운 여자가 생긴 것이다.

틀림없다.

내 인생은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 남자의 일기) ----------------------------------------

어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축구팀이 경기에 졌다.

하루 종일 기분이 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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