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의 사과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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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자의 사과 글입니다.

11 치이 7 1626 3

안녕하세요.

어떻게 말씀을 올릴까 꽤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한 두 달전에 나꾸문선배님이 회원자막자료실에 올린 자막 하나를 다른 곳에 올렸다가

출처를 밝히라는 댓글을 보고 자료 자체를 지운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더 욕을 먹었습니다.

출처를 밝히기 싫어서가 아니었고, 그냥 너무 놀라서, 흔적을 없애고 조용히 물러나면

알 수도 없는 인물(=저)을 가볍게 비웃고 넘어가실 꺼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예상보다 더 많은 힐난이 올라왔고, 여럿 분들이 저를 실컷 욕하셨습니다. 어쨌든 그런 소란의 원인이 제 잘못이기 때문에

조용히 혼자 받아들였습니다. 욕을 먹는 저도 저 나름대로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어쨌든 원인은 저니까요.

회원자막실 자료는 그때 처음으로 딴곳에 올렸는데, 그래도 처음에 그런 일을 겪어서 제가 그나마 다른 불의를

일으키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로 자막자료실에 올라온 자료는 출처를 알리거나 링크를 걸었습니다.

회원자막자료실 자료는 링크도 걸지 않았습니다. 사실은 회원자막자료실은 한동안 들어와보지도 않았다는 게 흠입니다만^^;

솔직히 말하자면, 그때 나무꾼님 자막을 발견한 것도 자막자료실을 클릭한 줄 알았는데 마우스 미스로 바로 아래의

자료실을 클릭한 거였고, 이건 뭐지, 읭? 했던 겁니다. 주의력이 좋지 않은 탓에 마우스 미스 전까진 있는줄도 몰랐습니다. 


언젠가는 사과를 해야지 생각했습니다. 행여나 제가 그때 그 인간이다~라고 밝히면,

저도 가끔씩 자막을 올리고 있어서, 제가 밉다고 제가 올린 영화 자막들까지 미워하실까봐, 그래서 영화 보는 즐거움을

훼손할까봐 여러번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제 관점과 남의 관점이 같기를 바라는 건 바보같은 착각이고, 제 행동이 제 입장에선

괜찮았을지 몰라도 남의 입장에서는 우스울 수 있는 거지요. 저도 모르는 분들의 비난이 그분들의 입장에선 타당해도

당사자였던 저는 순간순간 욱하기도 했듯이요. 어쨌든 잘못은 제가 했으니까 그때는 참았고, 지금은 달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제 행동이 괘씸했더라도 너그러이 용서해주시길 바랍니다.  잘못하고 숨어버린 것처럼 보인 점도 사죄드립니다.

저도 나름 한성깔하는 터라 만일 그때 바로 대응을 했다면, 아마 좋은 말이 나가진 않았을 것이고,

(그때 그 자료를 안 지웠다면, 이런 식으로 적어놨을 확률이 큽니다: 출처 남기라고 뭐라하셔서 남깁니다. 씨네스트)^^;


그랬다면 아마 더 크게 시끄러워졌을 겁니다. 제 못난 성격을 잘 알기 때문에, 이렇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리는 데에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뒤늦게 사죄드리는 점도 죄송합니다.

제 짧은 생각으로 잠깐이나마 기분 상하게 해드린 분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질책하셨던 많은 분들을 저는 아무도 미워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분들은 '니가 감히 날 미워한다고?' 하시겠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모르는 분들에게서 욕먹는데 마냥 좋아할 리는 없었습니다. 후니님도 이제 노여움 푸시고 배신자라고

안 하셨으면 좋겠네요.-_ㅠ 배신한 게 아니라, 그저 그 영화를 빨리 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저한테 돈 들어오고

뭐 그런 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씨네스트 출처 밝히고 링크걸기 시작하니까 회원유도글이냐는 비난도 받았습니다.-_-;


그때 보려던 영화가 시드가 너무 늦어서... 며칠 걸리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어야 하는데 조바심에 그만.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도 그 영화를 감상하지 못했습니다. 마음에 걸리는 일이 생겼잖아요.

나무꾼선배님께도 다시 한번 대사죄를, 사과드립니다. 어느날 뜬금없는 일을 겪게 만들어서 심려끼친 점, 죄송합니다.

그리고 섭자막들 감사히 받아보고 있습니다. 이젠 저도 청춘의~보고 싶네요. 용서해주세요. 


아, 참, 그리고 자막만드신 분들의 노고를 잘 알면서도 오히려 잘 아니까 '너도 나도 같이 생고생 클클',

이런 가벼운 마음으로 고마움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이것도 사과드립니다. 많은 분들 덕분에 영화 잘 보고 있습니다.

제가 자막자료실 외의 다른 게시판에서는 거의 안 보이겠지만, 아무쪼록 다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길고 재미없는 사죄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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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Comments
32 내별명은앤  
용기내어 썼을 이 글과 치이님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41 나무꾼선배  
ㅎㅎㅎ
암말 안하셔도 아무도 모르는 일을요. ㅎㅎㅎ
사실 자막은 영화를 보기 위해서 필요해서 공유하는 것입니다.
무한 공유가 맞지만, 씨네스트 사정이 여의치 않다보니 회원들이 조금 예민해지는 것 같습니다.^^
너무 맘에 담아 두지 마시기 바랍니다.^^
43 Hoony™  
에공~ 가만히 계시면 아무도 모를텐데
용기내셔서 사과글까지 남기시고... 진심을 담아 존경을 표합니다!

저 역시 치이님에게 직접적으로 한 말은 아니지만
"배신자"라는 표현에 기분이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운영하느라 여러가지 노력하는 운영자님의 모습과
당시 출처문제로 예민한 상태에서 글을 남겨 날 선 글이 되었네요

10년도 넘게 함께한 사이트다 보니
저에게는 자료공유의 목적이나 타 토렌트 사이트보다
씨네스트 자체에 더 애정이 가서 더 강하게 반응하는 것 같네요;;;

암튼 함께 공생하는 관계가 되기 위해
씨네스트 회원 모두 최소한의 공지&부탁은 지켜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만약 사라진다면... 불편함은 우리들이 감수해야 하니까요

끝으로 9월의 시작인데...
즐겁고 행복한 일이 가득한 9월이 되길 바라요~
10 원조가시버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이 사과하는 일입니다. 오히려 용서하는 분도 마음이 편하리라 생각됩니다.
좋은 글보면서 훈훈한 마음이 듭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4 쇼지  
저는 모르는 일이지만, 가다듬고 사과 글 올리신 일에 손뼉을 칩니다.
3 스위스은행  
용기내어 올리신 사과문에 격려를,
그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22 CINWEST  
이러면서 배우고 정 드는거죠^^
그 마음 잘 전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