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지만 아름다운 들꽃 같은 독립영화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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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영화상> 소소하지만 아름다운 들꽃 같은 독립영화를 위하여

28 godELSA 0 1856 1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에 반해 1997년 한국에 온 달시 파켓. 영화를 보고나니 정체 모를 불길이 일었다고 했다. 시쳇말로 영화 한 편에 낚여 바다 건너 타국까지 온 셈. 그 후 영화 전문지 버라이어티와 스크린 인터내셔널, 씨네21의 한국 영화평론가로 일하며 점점 한국의 독립영화에 빠져들었다. 결국, 2009년 [잘 알지도 못하면서]와 [낮술]을 본 뒤에 이렇게 재미있는 한국의 독립영화가 관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것에 대해 이유를 알 수 없는 책임감을 느낀 달시 파켓. 독립영화를 위한 대종상, 청룡상 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미국의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 영국의 브리티시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와 같은 독립영화를 위한 영화상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척박한 황무지에서도 다양한 향기와 색깔로 피어나는 들꽃을 영화상 이름으로 정한 뒤에야, 영화상을 개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달시 파켓. 결국, 영화평론가이자, 제천국제음악영화제와 마리끌레르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역임한 오동진 평론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동진 씨, 동진 씨" 하던 달시 파켓에게 "형이라고 불러"라고 했다가 호적에도 없는 파란 눈의 동생을 만난 오동진 평론가. 막내동생 같은 그가 도와달라는 말에 마음이 짠해져서 운영비를 만들어야 하는 운영위원장 직을 덜컥 맡았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한때 독립영화의 프로듀서였고, 작가였으며, 감독이었던 영화인들이 있었다. 강우석, 강제규, 윤제균 등의 천만 영화 감독들과 [도희야]를 만든 나우필름의 이준동 대표, [변호인]을 만든 위더스 필름의 최재원 대표, [허삼관]의 ㈜두타연 필름의 안동규 대표 등 대한민국 영화계 곳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십시일반 들꽃영화상을 후원했다. 돈을 내지 않는 사람들은 손을 보탰고, 그도 아니면 자신의 SNS에 들꽃영화상을 알리며 "흥미롭고 다양한 독립영화의 가치에 주목하고 널리 알린다"는 들꽃영화상의 뜻에 공감했다. 2015년 4월 9일 드디어 2회 시상식을 앞둔 들꽃영화상은 턱 없이 부족한 예산과 넘어야 할 수많은 장애물들을 독립영화를 사랑하는 영화인들의 마음을 모아 그렇게 극복해온 것이다.


1회 들꽃영화상의 대상은 오멸 감독의 [지슬 - 끝나지 않은 세월2]이 수상했다. 다큐멘터리 감독상은 [풍경]의 장률, 극영화 감독상은 [사이비]의 연상호 감독이. 촬영상에 [지슬 - 끝나지 않은 세월2]의 양정훈 감독이 받았다.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의 정은채와 [가시꽃]의 남연우 그리고 신인배우상은 [배우는 배우다]의 이준이 받았다. [사이비]의 연상호 감독, [말하는 건축 시티:홀]의 정재은 감독 등 촬영현장에서 막 뛰어온 듯 교복 같은 야전 점퍼를 입고 트로피를 받은 감독들부터 말쑥한 턱시도를 입고 예의 바르게 트로피를 받아 든 이준까지 1회 들꽃영화상은 그렇게 아름답게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드라마는 영화상을 끝내고 허름한 맥주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던 달시 파켓과 오동진 두 위원장에게 일어났다. [명왕성]의 윤지운 촬영감독이 두 위원장에게 다가와 감사의 말을 건넨 것. 수상을 하지 못한 후보에게 못내 미안했던 두 위원장에게 윤지윤 감독은 담담한 목소리로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넸다. "이제까지 독립영화만 8편을 촬영했지만, 아들조차 아빠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번에는 후보에 올라 아들을 데리고 왔다. 아들이 아빠를 자랑스러워한다." 대답을 할 수 없었던 달시 파켓과 오동진. 2회 들꽃영화상 개최가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후원 주소 : http://www.funding21.com/project/detail/?pid=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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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필름마케터 김군
구성 : 네이버 영화

출처 : http://movie.naver.com/movie/magazine/magazine.nhn?sectionCode=SPECIAL_REPORT&nid=2573&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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