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싹한 연애도 로맨틱할 수 있을까?..오싹한연애를안보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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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한 연애도 로맨틱할 수 있을까?..오싹한연애를안보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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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팍팍할 때 가끔 초능력에 대한 환상을 품으며 일탈을 꿈꿔보지 않나요?
영화 <엑스맨> 속 캐릭터를 되새기며 공간이동이나 독심술의 활용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 비록 실현 가능성은 0%에 가까울지라도 꽤 신이 납니다. 
 
그렇다면 영혼을 보는 능력은 어떤가요? 분명 특별한 능력이고,
<엑스맨>보다 현실감도 있지만 그리 달갑게 다가오지 않지요.
영혼, 다시 말해 귀신은 특별함보다는 두려움이 더 큰 존재니까요.
괜히 공포 영화의 단골 주인공이 아니지요. 
 
귀신도 사랑 이야기 속에서는 낭만적으로 변하지요. 
하지만 영화를 통해 볼 때 이러한 귀신도 공포나 스릴러가 아닌 로맨스와 엮이면
새로운 면모로 다가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영혼을 알아채지 못하는 <사랑과 영혼, 1990>의 여주인공은 얼마나 안타까웠던가요. 그녀에게 간절한 건 딱 1시간만이라도 영혼을 볼 수 있는 능력이었죠.
시간이 흘러 <시티 오브 엔젤, 1998>에서는 당당히 천사와의 사랑을 택했고,
영혼과 티격태격 싸우며 진짜 사랑을 찾게 되는 <저스트 라이크 헤븐, 2005>도 등장했습니다. 
 
사랑을 위해 로맨틱하게 변주된 영혼의 모습은 어느 정도 익숙한 모습인데요.
그렇다면 영혼이 가진 날 것 그대로의 공포를 고스란히 가져온 로맨스 영화는 어떨까요?
제목만으로도 감이 잡히는 <오싹한 연애>가 그 주인공입니다.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오싹한 연애>는 귀신을 볼 줄 아는 능력 덕에 제대로 된 연애 한번 못해본 여자 여리(손예진)와
호러 마술사지만 정작 공포영화도 못 보는 소심한 남자 조구(이민기)의 만남에서 시작됩니다.
연애란 자고로 달콤해야 제 맛이거늘,
시시때때로 두 사람의 만남을 방해하는 귀신들 덕에 하루하루가 공포 특집인 이들의 만남은
무사할 수 있을까요? 
 
로맨틱 코미디 속 공포, 이거 만만치 않은데요. 
직장생활이든 남녀관계든 ‘공공의 적’을 공유하면 관계는 급속도로 끈끈해지는 법입니다.
그 때문일까요? <오싹한 연애>는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인 남녀 간의 탐색전이나 힘겨루기,
사랑을 깨닫기까지의 갈등과 이해의 과정에 그리 큰 공을 들이지 않을 듯 보입니다.
대신 본격적인 연애 궤도에 올라선 이들이 ‘귀신’이라는 방해물과 맞서며
어떻게 사랑을 키워 가는지, 그 진정한 ‘연애’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이지요.
 
귀신과 동행하는 연애, 오싹함이 온몸으로 느껴지네요. 
매번 반복되는 남녀 주인공 간의 밀고 당기기, 좀 지루하지 않았나요?
재고 따지는 거 없이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를 외치는 커플의 등장은
오히려 깔끔하고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더군다나 둘의 사랑이 맞서는 대상이 신분과 돈, 인종과 문화도 아닌 귀신이라니, 영혼을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의 색다른 버전, 더욱 더 기대됩니다.
 
로맨스와 공포, 어떻게 섞었을까?
공포와 함께하는 로맨틱 코미디의 차별화된 감상 포인트라면 당연히 시의적절(?)하게 끼어드는
귀신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간 호러물을 벗어난 귀신들은 희화화된 캐릭터로
그 카리스마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었는데요.
<오싹한 연애>가 진정 ‘오싹’한 묘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귀신들이 선사하는
공포의 수준이 중요해 보입니다. 
 
귀신은 역시 무표정이 진리, 눈빛으로 제압한다. 
영화의 내러티브와 섞이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배치된 귀신이라면
그야말로 ‘웃기는’ 영화를 만들고 말 테고,
주인공만 혼비백산하고 관객들은 그저 관망하는 효과에 그친다면 공포를 버무린 의미 역시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호러와 코미디를 섞은 <시실리 2km>, 그 이상의 조합을 기대합니다. 
다행히 황인호 감독의 장르 파괴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시나리오 작가 출신인 그는 호러와 코미디의 신선한 믹스매치로 장르 파괴를 선보인
<시실리 2km, 2004>의 각본으로 화제를 모은 전력이 있지요.
“익숙한 장르를 익숙하게 푸는 것보다 장르 안에 이질적인 것을 집어넣음으로 나오는
불균질성과 이질감, 거기서 비롯되는 화학 작용 같은 것들에 흥미를 느낀다.”고 말한 바 있는데요.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해 보이는 황인호 감독. 
 
<시실리 2km> <도마뱀, 2006> <두 얼굴의 여친, 2007>의 시나리오를 거치며
장르간의 결합을 꾸준히 시도해온 그의 내공이 연출 데뷔작 <오싹한 연애>에서 제대로 발휘됐다면
꽤 흥미로운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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