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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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1 June™ 3 4768 7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너를 향한 기다림이 불이 되는 날
나는 다시 바람으로 떠올라
그 불 다 사그러질 때까지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떠오르는 법을 익혔다

네가 태양으로 떠오르는 아침이면
나는 원목으로 언덕 위에 쓰러져
따스한 햇빛을 덮고 누웠고
누군가 내 이름을 호명하는 밤이면
나는 너에게로 가까이 가기 위하여
빗장 밖으로 사다리를 내렸다

달빛 아래서나 가로수 밑에서
불쑥불쑥 다가왔다가
이내 허공중에 흩어지는 너,
네가 그리우면 나는 또 울 것이다


- 배미향의《쉬면서 길에게 길을 묻다》에 실린
고정희의 시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중에서 -


* 기억이란 바람처럼 와서 부딪치고 햇살처럼
온 몸을 덮고 어둠처럼 마음을 가두어버리곤 합니다.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는 본능으로 느끼는 것처럼
누구가를 그리워하는 마음 역시 언제나 예고없이
찾아와서는 흩어져 버리지요. 하지만 살다보면
눈물이 슬픔이나 고통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 듯,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도
언제까지나 아프지만은 않을
거라고 믿어봅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고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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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룰루 ~  
  <FONT face=굴림 size=2>문득... 시인 '서정윤'님의 '홀로서기'가 생각 나는군요.<BR><BR>홀로서기 <FONT face=굴림 size=2>-<BR><FONT style="BACKGROUND-COLOR: #ffff80">둘이 만나 서는 게 아니라 홀로 선 둘이가 만나는 것이다.</FONT><BR><BR><BR><FONT style="BACKGROUND-COLOR: #80ff80">기다림은<BR>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BR>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바람이 불면<BR>고개를 높이 쳐들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BR><BR>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BR>헤매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BR>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BR>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BR><BR><BR>홀로 선다는 건 가슴을 치며 우는 것보다<BR>더 어렵지만 자신을 옭아맨 동아줄,<BR>그 아득한 끝에서 대롱이며, 그래도 멀리,<BR>멀리 하늘을 우러르는 이 작은 가슴,<BR><BR>누군가를 열심히 갈구해도<BR>아무도 나의 작은 가슴을 채워줄 수 없고<BR>결국은 홀로 살아간다는 걸<BR>한 겨울의 눈발처럼 만났을 때<BR>나는 또다시 쓰러져 있었다.</FONT><BR><BR>...(계속)<BR><BR><BR><BR>절절히 묻어 나오는 아픔이 느껴지는...<BR>참 맘에 드는 시입니다 ^^<BR>오래전에 꽤 유행하기도 했었죠 ~</FONT><BR><BR><BR><FONT style="BACKGROUND-COLOR: #80ff80">누군가가 나를 향해 다가오면 나는 움찔 뒤로 물러난다.<BR>그러다가 그가 나에게서 멀어져 갈 땐 발을 동동 구르며 손짓을 한다.<BR>...<BR>나를 지켜야 한다.<BR>...<BR>숱한 불면의 밤을 새우며 홀로 서기를 익혀야 한다.<BR>...<BR>나의 얼굴에 대해 내가 책임질 수 있을 때까지 홀로임을 느껴야 한다.<BR>...<BR>그리고 어디가에서 홀로 서고 있을, 그 누군가를 위해 촛불을 들자.<BR>허전한 가슴을 메울 수는 없지만 이것이다 하며 살아가고 싶다.<BR>누구보다도 열심히 사랑을 하자.<BR>...<BR></FONT></FONT>
1 나무그늘  
  <P>두 분의 시가 너무 좋네요.<BR><BR>그래서, 저도 시 한 편 올릴게요... ^^<BR><BR><BR>          - 황혼의 내 하늘에서 -<BR>                                        - 네루다 -</P>
<P>황혼의 내 하늘에서 넌 구름,<BR><BR>색깔도 모양도 내가 좋아하는 것과 같은 것.<BR><BR>너는 나의 것, 나의 것.<BR><BR>다정스러운 입술의 여인이여,<BR><BR>너의 목숨 속에는 나의 무한한 꿈이 살고 있다.<BR><BR>나의 영혼의 램프는 너의 발을 장미빛으로 물들이고<BR><BR>나의 쓴 술은 너의 입술에서는 더 없이 달콤하다.<BR><BR>오오, 해질녘에 나의 노래를 거두어 들이는 여인이여,<BR><BR><BR><BR>사랑스러운 이여, 나의 고독한 꿈이<BR><BR>너를 얼마나 깊이 느끼게 하였던 것인가.<BR><BR>너는 나의 것, 너는 나의 것.<BR><BR>해질녘의 미풍 속으로 외치면서 간다.<BR><BR>그 때 바람이 나의 짝을 잃은 소리를 질질 끌며 간다.<BR><BR>나의 눈 속의 사냥꾼이여,<BR><BR>너는 나의 눈길을 몰래 훔쳐내 가지고<BR><BR>물처럼 너의 눈을 넘치게 한다.<BR><BR>내 음악의 그물에 너는 사로잡히어 있다.<BR><BR>나의 여인이여,<BR><BR>그러나 나의 음악의 그물은 창공처럼 넓다.<BR><BR>나의 영혼은 너의 슬픔의 눈 기슭에서 탄생하고<BR><BR>너의 슬픔의 눈에서 꿈의 나라가 시작되는 것이다.</P>
4 Sunny。  
  헉.. 이거 어째.. 저도 사랑시 한 편 올려야 될 것 같은 무언의 압박.. ㅋㅋㅋ
하지만, 꿋꿋이 그냥 글만 씁니다.. 졸려요.. @_@
여하튼, 여러분의 시 감사히 감상하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