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에서 ...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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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장에서 ... (펌)

1 쇠돌이 3 4950 4
약 10여년전 자신의 결혼식에 절친한 친구가 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는데

아기를 등에 업은 친구의 아내가 대신 참석하여

눈물을 글썽이면서 축의금 만삼천원과 편지1통을 건네 주었다...

친구가 보낸 편지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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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나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

하루를 벌어야지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카 사과장사가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아기가 오늘밤 분유를 굶어야 한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종일 추위와 싸운 돈이 만삼천원이다.

하지만 슬프지 않다.

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

개 밥그릇에 떠있는 별이 돈보다 더 아름다운 거라고

울먹이던 네 얼굴이 가슴을 파고 들었다.

아내 손에 사과 한봉지를 들려 보낸다.

지난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가서 먹어라.

친구여~ 이 좋은날 너와 함께 할수 없음을 마음 아파 해다오.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

"해남에서 친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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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겸연쩍게 웃으며 사과 하나를 꺼냈다.

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우적 씹어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다 떨어진 신발을 신은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 할텐데...

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가 가슴 아파 할까봐

나는 이를 사려 물었다.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급기야 어깨를 출렁이며 울어 버렸다.

사람들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가운데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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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룰루 ~  
  가슴 아린 이야기들이 참 많죠 ...
1 나무그늘  
  10여년 전에는 하루 만삼천원을 버는 사과장수였지만<BR><BR>세월이 흐른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지가 궁금하네요...<BR><BR>아마도 풍요롭게 잘 살고 있겠지요? ^_^
1 babyjune™  
  생활고에 찌들다보면 어쩔수 없는 현실이 되어버리죠....<BR>저도 한때 장사하다가 말아 먹은적이 있습니다.(그때에 현실이 생생할정도로....그후 빈곤아닌 처량한 신세로 지냈죠....지금은 남부럽지 않게 식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답니다..^^;;)<BR>이 글의 친구분도 아마도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고 있지 않을까 생각되어집니다.<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