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왜 평론가는 대중과 점점 멀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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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왜 평론가는 대중과 점점 멀어지는가

1 룰루 ~ 1 5281 11
따리 고등학교인가... 딴지일보인가에서 펏습니다.
따리... 같은데 그분 블로그에서...(아 ~ 이렇게 기억력이...)
어쨋든... 룰루 ~는 충분히 공감하고 동감하는 내용입니다 ~
아래글이 본문입니다.
(그분 블로그에 퍼간다는 말은 남긴것 같은데, 혹 문제가 되면 자삭하겠습니다)



겸상않는 평론가들 
 
 2006/09/15 오전 9:26 | 특별활동부 
 

옛날 옛적에 영화를 보러가기 위해, 각 신문이나 잡지에 실린 평론가들의 영화평을 뒤지던 때가 있었다. 각 평론가들의 성향까지 고려하며 영화에 대한 평가를 읽어보고 나서 영화를 정하고 극장으로 향하곤 했던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이 있었더랬다.

평론 : 사물의 가치, 우열, 선악 따위를 평가하여 논함. 또는 그런 글.

사전적 의미에서의 평론은 이렇다. 근데, 누구한테? 어따대고? 

대중 문화의 시대다. 대량 생산된 문화 컨텐츠를 대중이 소비한다. 전통적으로 지식계층의 전유물이라 여겨져 온 소위 고급 문화 상품들도 이미 몸을 낮춰 대중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영화와 음악은 가장 대중적인 대중 문화 장르다. 특히 영화는 그 매체의 시작부터가 철저하게 대중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뼛속부터가 대중적인 '성골' 대중 문화 장르라 할 수 있다.


왜 평론가는 대중과 점점 멀어지는가?

영화판에선 언제부턴가 평론가의 호평엔 대중이 외면하고, 악평엔 좋아라 반응하는 '청개구리' 현상이 당연한 듯 벌어지고 있다. '평론가들의 악평에도 불구하고 추석시즌에 흥행이 기대된다' 는 기사가 전혀 낯설지 않다.

평론가와 대중의 점점 더 커져가는 괴리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예전 어느 영화기자의 말이 정답이 아닐지. "기자들과 평론가들은 돈을 안내고 봐서 대중과 전혀 다른 평을 쏟아낸다."

일반 대중이 극장에 가는 이유는 공부를 하러, 혹은 일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한정된 예산으로 짜투리로 주어진 여가를 최대한 즐겨보려고 가는 것이다. 영화적 완성도나 미학적 완결성을 따지는 관객이 얼마나 될까?

눈 크게 뜨고 우리 대중 문화 시장을 살펴보자. 가장 큰 시장은 적당한 구매력도 있고, 시간도 있으며, 대중문화에 대한 적당한 애정이 있는 20대 초중반이다 (어떤 마케터는 '20대 초반 고졸 여직딩' 이라고 더욱 구체적으로 명시하기도 했지만).

온 종일 지겹고 빤한 업무가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겨우 하루 일찍 퇴근하거나 기다려온 주말을 맞아 그때 그때 있는 돈을 갖고 주어진 귀한 여가 시간을 무엇을 하며 보낼지 고민하게 된다. 그 순간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역시 시간과 비용 대 성과 비율, 즉 돈을 어떻게 값지게 써서 주어진 귀한 시간을 채울 수 있을까가 아닐까? 한정된 시간과 비용으로 인해서 '기회비용'을 따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최대 문화 소비층의 고민이라는 것이다.


누구를 위한 평론인가?

그에 비해 평론가들은 어떠한가? 그들에게 영화 관람은 일이고 노동이다. 야박하게 말하자면, 그들에겐 평론가 리그에서 뭔가 자신만의 관점을 어필해야만 하는 직업적 부담이 있는 것이다.

물론, 평론가의 그윽한 비평을 원하는 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글은 신문이나 잡지의 '주말에 무슨 영화볼까?' 란이 아니라 전문 비평지에 올려 주시면 되겠다.

분명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효율의 문제일 수도 있고, 소통의 문제일 수도 있다. 평론가가 훨씬 더 쿨하고 있어보이지만, 결국 돈 벌고 대중에게 어필하는 건 평론가가 그토록 무시했던 크리에이터, 마케터들이다. 그들에게 대중을 잘 이용해먹었다는 까칠한 비판의 칼날을 들이댈 수도 있겠지만, 확실한 것은 그들은 대중을 열심히 분석했고 평론가들보다 훨씬 대중을 잘 알고 있으며 영향력도 그에 비례해서 훨씬 크다는 것이다.


영화 관객=대중 문화 소비자

해외 유학 등을 통해서 영화 이론들에 정통하시고 박학다식하신거 다 인정한다. 그 훌륭한 비평에 부흥하지 못하는 무식한 대중을 대신해 미안한 맘 가눌 길없어 살포시 눈깔아본다.

한 가지 평론가분들께 바라는 것이 있다면, 책에 있는 이론들만을 준거로 평가하지 마시고 소비자에 대해서 공부를 좀 해주셨음한다. 이미 '평론가'에서 'taster'로의 변환은 대중 문화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대세가 아닐까? 대중 매체를 이용하는 것은 이미 대중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전제가 있다.

영화 관객을 대중 문화의 소비자로 보고 영화 선택의 가이드라인을 적절하게 제시해줄 수 있는 평론가 혹은 taster가 있었음 한다. 지금 대중이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그러한 역할을 해줄 사람이다. 일부 그러한 움직임이 있긴 하지만, 턱없이 부족하고 대중의 반응도 미지근하다.

대중 매체에 비평을 게재하시는 평론가분들께 변화하는 시대에도 변함없이 꾸준히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싶다. 부디 미학 이론 하나 공부하시면 소비자 심리학 이론도 하나씩 공부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Thanks to J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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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G 안상원  
맞는말이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