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이동진 기자와 영화데이트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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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동진 기자와 영화데이트 (2부)

1 권민수 0 7780 7

맛나는 점심을 먹었건만, 이동진 기자와 독자님들께 무척 죄송하다. 최강인터뷰팀
그 중에서 특히 박머시땡이의 실수로 '특종취재단' 으로 글이 등록되었다. 모쪼록,
최강인터뷰팀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_-;; 더불어 이동진 기자님에게도 죄송스런
마음 금할 길 없어 푸쉬업~ 500번 했다 ㅠㅠ 그래도, 인터뷰는 계속 된다~ 쭈욱~^^

다요기: 소위 말하는 386세대 아닌가? 대학시절을 어떻게 보냈는지, 어떤 고민들을
하며 지냈는지, 성장통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이동진: 대학 때는 있는 듯 없는 듯 그저 조용히 지냈다. 나름대로 힘들고 괴로운
시기였지만, 내 경우가 특별했던 것은 아니다. 나는 10대 때보다는 20대가, 20대보
다는 30대가 덜 괴로웠다. 나는 지금 40대를 기다린다.

다요기: 정치웹진이니만큼 정치적인 질문을 하겠다-_-; 조선일보 기자라는 이유로
이동진 기자의 기사나 칼럼에 딴지 거는 사람들은 없는지 궁금하다.

이동진: 요즘은 좀 뜸해졌다. 예전엔 정말 많았다. 내가 조선일보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도덕적인 우월감을 가지시고 충고해주시는 분들도 계셨고, 무작정
욕설을 늘어놓는 분들도 적지 않았다. 처음엔 답장을 하기도 했지만 곧 그만뒀다.
속으로 삭였지만 그때 정말 그분들께 하고 싶은 말은 딱 한 마디였다. "혹시 저를
아세요?" 남의 삶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확신에 찬 어조로 훈계하실 수 있는 건지
놀랍기만 하다.

다요기: 조선일보에서 근무하니 당연히 보수적 정치성향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떤가? 평소 정치에도 관심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동진: 경제면 기사는 아는 게 없어서 거의 보지 않지만, 정치면 기사는 꽤
열심히 읽는 편이다. 현실 정치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일종의
재미로 보는 것이다. 사실 모든 뉴스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크다고 생각하
기도 한다. 내가 보수적인지 진보적인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쉽게
둘로 나뉠 수 있는 것인가.

다요기: <그때 그 사람들>, <웰컴투 동막골> 같은 영화를 보고 혼란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영화들이 종종 논란이 되곤 하는데,
영화적 상상력이 간혹 지나치다는 일부의 불평에 대한 이기자의 생각이 궁금하다.
이동진: 창작에 있어서 상상력은 좀 지나쳐도 된다고 믿는다. 예술사를 살펴보면
어떤 장르에서든 지나친 상상력이 예술의 영역을 넓히는데 공헌해왔다. 역사를
소재로 했더라도 영화는 영화일 뿐, 실록이 아니다. 영화는 영화로 봐야한다.

다요기: 갈수록 영화시장은 커져 가고 흥행하는 작품엔 엄청난 사람들이 몰리는
것 같다. 사람들이 점점 영화관에 몰리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아니, 사람들은
왜 끊임없이 영화를 보게 될까? 이동진 기자의 생각이 궁금하다. ^^

이동진: 한국의 영화 시장 자체가 지난 십여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이유엔 분명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충무로 대중 영화의 활력에서 최초 동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정 영화에만 관객이 몰리는 현상은 바람직하다고 보지 않는다.
1200만명이 드는 영화 1편 보다는 300만명이 찾는 영화 4편이 훨씬 더 낫다고 본다.
특히 예술에선 다양성과 개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울러 한국 영화 흥행에서
종종 발생하는 '관객 쏠림 현상'은 한국 사회 자체의 '여론 쏠림 현상'과 무관
하지 않다고 본다.

다요기: 원래 영화 기자가 꿈이었나? 기자가 된걸 후회한 적은 없었는지
다행스럽게 생각한 적은 언제였는지 궁금한데? ^^

이동진: 기자가 되려고 결심한 것은 입사 1년 전 일이었을 뿐이다. 삶에서 최선은
없거나 이뤄지지 않는다. 언제 기자가 된 걸 후회하냐고? 마감하는 매일매일
후회한다. 다행스럽다고 생각하는 때는 내 마음이 글을 매개로 독자와 통했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글을 쓰는 사람에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이다.

다요기: 기자로서 스트레스가 대단할 것 같다. 평소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
술은 좀 하는지 궁금하다. 시간 나면 박머시땡이와도 한잔-_-;; 하면 어떤가?
물론 술값은 이기자가 내는 걸로-_-; 흠흠..농담이다. 내가 쏘겠다. ^^

이동진: 입사 전 마신 술을 다 합쳐도 아마 맥주 10병도 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데 입사 이후 생존 차원에서 부지런히 마시기 시작했다. 억지로라도 계속
마시니 주량이 늘긴 늘더라. 여전히 잘 마시지 못하지만 그래도 아주 못하지는
않는다. 스트레스는 주로 책과 씨디 혹은 디비디를 사는 것으로 푼다. 읽고
듣고 보는 속도보다 사들이는 속도가 훨씬 더 빠른 전형적인 '내추럴 본 컬렉터'
이다. 살 때마다 카드 결제일의 악몽이 떠올라 움찔대지만, 결국 늘 질러버리게
된다.


(조선일보 이동진 기자 인터뷰 2부 끝.)


                다요기 최강인터뷰팀.(http://www.dayog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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