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암’보러갈까? 벌써 끝났다고 -_ㅠ (스포츠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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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암’보러갈까? 벌써 끝났다고 -_ㅠ (스포츠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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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선입견 이제 지워버립시다!! ‘한국 애니메이션=애들 보는 만화영화’라는 생각을 가진 극장들 모두 반성해야함다!!!”

“정말 뭡니까!! ‘오세암’ 조기종영한다구요!!! 말도 안돼요!!!!!!!!!!! 정말 속이 터져여∼.”

“시험 끝나고 친구들이 다른 영화 보자는 거 조르고 조르고 또 졸라서 겨우 약속잡았는데,시간 알아보려고 들어가보니까 상영하는 극장이 없더라구요. 진짜 보고싶었는데..-_ㅠ”


지난 1일 전국에서 동시에 개봉한 국산 장편 애니메이션 ‘오세암’(감독 성백엽·제작 ㈜마고21)의 조기 종영 소식이 알려지자 애니메이션 팬들이 분노하고 있다.

서울 16개 개봉관 중 ‘엠파크’(김포공항 내)를 제외한 15개 극장이 이미 간판을 내렸고,지방에서도 2주 연속 ‘오세암’을 상영하는 극장이 51개 개봉관 중 10곳에도 못 미치는 것. 분노한 팬들은 ‘오세암’ 홈페이지(anioseam.com)에 극장들의 이기주의를 비난하는 글들을 올리는 한편,‘다음’이나 ‘싸이월드’ ‘KAF(한국애니메이션 서포터스 모임)’ 등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오세암’의 사장을 막기 위한 ‘오세암 서포터스’를 잇달아 만들고 있다.

나아가 극장에서 재상영됐던 영화 ‘파이란’처럼 ‘오세암’의 재상영 추진을 위한 온라인 서명 홈페이지를 준비하고 있다.



고 정채봉 선생의 원작 동화를 영상으로 옮긴 ‘오세암’은 불의의 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감이와 길손 남매의 모정에 대한 그리움을 애잔한 이야기 속에 담은 작품. 15억원이라는 초저예산에도 불구하고 넉넉한 여백미 속에 펼쳐지는 깨끗하면서도 담백한 색감이 단연 돋보인다.

더구나 극장 개봉 후 “한국애니메이션의 선입관을 깰 중요한 작품” “눈물의 카타르시스를 느껴본 내 인생의 영화” 등 관객들의 찬사가 쏟아지는 가운데 극장에서 사라지게 돼 안타까움을 더한다.

팬들을 더 분노케 하는 것은 ‘오세암’의 조기 종영 이유가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 아니라 ‘한국 애니메이션은 수익이 높지 않다’는 선입견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 첫 주(5월1∼5일) 관객수가 6만1,000명으로 국산 애니메이션으로는 ‘대박’(지난해 앙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이성강 감독의 ‘마리 이야기’의 2002년 1월 개봉 당시 첫 주 관람객 수는 5만4,404명)이지만 대작 한국영화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비해 ‘관객이 적다’는 이유로 버림을 받았다.



㈜마고21 이정호 PD는 “서울 상영관 중 과반이 넘는 10개의 극장에서 1,2,3회 오전 상영 또는 1,3,5회 교차상영을 실시한 가운데도 6만명이라는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며 “15일 이후에는 ‘오세암’ 전용관을 준비해 5월말까지 상영을 이어가고 6월에는 다시 시사회를 개최한 뒤 재개봉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작품성에 흥행성을 겸비한 ‘오세암’마저 극장들이 외면하는 것이 국산 애니메이션의 안타까운 현실. 그래도 ‘오세암’에 대한 사랑이 듬뿍 담긴 팬의 격려 글 하나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안겨준다.

“보이지 않아도,닿지는 않아도,‘오세암’을 걸어주는 극장이 없다 해도,그래서 우리가 그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없다 해도,이렇게 여기에 남아버린다 해도,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우리는 ‘오세암’을 부를 겁니다.



/김철진 dreamy@sport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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