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택시기사 정말 힘든일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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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택시기사 정말 힘든일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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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한 때 택시 운전을 한 적이 있는 지금은 조그만 사업을 하면서 그럭저럭

먹고 살만한 그런사람입니다.

제가 조그만 사업을 하다 집과 모든 가진것을 다날리고 식구들은 시골로가고

나이는 있고 아무리 직업을 구하려해도 구해지진않고 결국 택시기사를

하게 됐습니다. 힘들다는 소문은 익히 들어서 알고있었지만 저에겐 선택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식구들은(아들1,딸1,집사람) 전부 처가집에 두고 혼자 서울에서

택시기사일을 하게 됐습니다.

가양동에 있는 모 택시회사에 기사일을 하려고 긴장된 마음으로 찾아갔습니다.

다른사람들도 다 하는데 나라고 못할것이 있겠냐

하는 마음으로 가긴 했지만 속은 편치 않았습니다.

처음 서류를 준비하라고 하는데 웬 서류가 그렇게 많이 들어가는지 놀랐습니다.

주민등록 등, 초본, 신원보증서, 기사 경력증명서, 기사자격증, 교통안전교육필증, 이

외에도 여러가지가 더있는데 생각이 안나는군요.

위의 서류를 다준비해서 접수하면 소위 스페어 기사를 제일 처음 하게 됩니다.

스페어 기사란 정식기사분이 무슨일로 빠지게 돼면 대신 일하는 그런 자리입니다.

근데 서울의 모든 택시회사들은 기사가 모자릅니다.

그래서 남는 차들이 생기는데 그 차들은 대부분 툭하면 고장나는 고물차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래도 일을 해보려도 차를 몰고 나가면 처음이라 어색하고

지리도 제가 서울이 고향인데도 막상 영업을 해보니 모르는곳이 부지기수이고

한동안은 집에서 지도을 놓고 외워보려 했지만 보신경험이 있는분은 아시겠지만

지도를 갖고 지리를 외운다는건 불가능했습니다.

그저 돌아다니다보면 알게되는 그런게 서울의 지리였습니다.

생전 들어도 못본곳이 그렇게 많은줄은 택시를 해보고 나서야 알게됐습니다.

사납금을 맞추고 남는것을 가지고 가던지 아니면 수입을 전부

회사에 입금 시키고 월급+@를 받는 그런식의 선택권이 있었습니다.

처음 시작해보니 첫달은 오히려 제가 사납금을 맞추지못해 받을것이 없었습니다.

돈 벌자고 나와서 돈을 까먹게 돼니 속이야 이루 말할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왕 시작한것이고 경험이 쌓이면 나아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계속 해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근데 그일을 하면서 손님을 태우다보니 세상에

별사람들이 다있다는걸 알게 됐습니다.

술 취해서 올라타 어디까지 가자고해서 목적지에 다오면 왜 이런데를 데려 왔느냐,

요금은 탈 때 내지 않았냐,반말은 예사고 욕설을 퍼부으면서 그냥 내리는 사람,

괜히 기사 뒤통수를 한대씩 때리면서 시비를 거는사람,

바닥에 오바이트를 해놓는 사람, 아주 택시에 뻗어버려서 인사불성 아무리

깨워도 안일어나는사람, 멀쩡한 얼굴로 깔끔한 얼굴을 하고

양복입고 택시비 안내고 도망가는사람, 멀쩡한 얼굴로 골목 골목을 들어가서

종내에는 뒤로 나오지 않으면 안돼는 곳까지 차를 끌고가는 사람, 택시기사를

아주 천한사람이라는 듯 말대꾸도 안하고 딴데만 보는사람,

택시안에서 자기들끼리 싸우다 멱살잡고 내리면서 요금도 안내는 사람,

자기가 내릴곳도 아닌곳(1차선)에서 문열고 내리다 뒤차에 문을 받쳐서 박살내고

내가 무슨잘못이냐고 따지는 사람,

제가 택시를 하다가 모든 사람들을 하마터면 증오 할 뻔 했습니다.

평소에는 듣도보도 못한 희귀한 사람들을 그 때 만났습니다.

위에 예를 든것말고도 정말 많은 부류의 사람들을 만날수 있었습니다.

그런사람들중 일부는 경우가 틀려서 그렇지 거의 매일 만날수있었습니다.

그러고나면 힘이 빠지고 일할기분이 안나고 그냥 택시 입고 시키고

들어가고픈 생각외엔 없습니다.

그러나 벌어야 먹고사니 할수없이 내키지않지만 다시 핸들을 잡고

마음을 다잡고 일을 하게 됍니다.

그런데 하루에 몇번 그런일을 당하고나면 모든사람들이 다 그렇고

그렇게 보이고 친절과는 거리가 멀게 됩니다. 그리고 택시 사납금문제..

하루종일 밥먹을 시간도 없이 12시간을 택시안에 앉아 운전을 하다보면 일을 끝내고

차에서 내릴땐 다리가 후들후들 떨립니다. 그래서 간신히 사납금 맞추고 가져가는돈

그게 노력과 노동의 댓가로는 너무 터무니 없는 액수라는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택시요금이 인상돼면 그걸 택시기사들이 가져가는걸로 착각

하시는데 기사분들에게 물어보시면 전부 택시요금 인상 반대합니다.

왜냐하면 월급은 그대로거나 아니면 터무니없이 조금 올리고

사납금만 왕창 올리기때문입니다.

그래서 택시요금이 인상돼면 오히려 인상되기 전보다 수입이 줄어든다는

이상한경우가 생기는것입니다.

택시회사란 대부분 기사들의 피를 빨아먹고사는 아주 이상한 집단입니다.

말도 안돼게 일방적인 월급체계, 만약 사고가 나면 기사에게

일방적으로 물리기 일쑤고, 고장이 나서 차가 서있어도 입금은 그냥 그대로거나

아니면 턱도없는 금액을 감해줍니다.

택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완전 월급제로 하는것입니다.

사납금제란 얼마를 벌던, 차가 고장나던,사고가 나던 뭐던지간에

사납금을 완전히 채워넣는걸 원칙으로 하고있습니다.

택시기사가 뭐하러 일을 나오겠습니까...

돈 벌자고 나오는거 아니겠습니까...

근데 현실은 돈을 벌수가 없다는게 문제인것입니다.

일에 비해 수입이 너무나 적어서 사람은 지치고 신경은 날카로와지고 힘은들고

그래서 친절이 나올래야 나올수없다는 그런얘기입니다.

처음 일을 나올때는 오늘은 꼭 친절하게 사람들을 대해야지

마음먹고 나왔다가는 얼마안가서 도저히 그게 안된다는것입니다.

혹자는 그럼 때려 치우고 다른거하면 될거 아니냐고 하는데...

사회생활을 해 본사람이라면 그런소리 함부로 할게 못된다는것을 알것입니다.

언제 그런말한 사람들이 택시운전을 하게 될런지 알수가 없는것이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돈을 내고 서비스를 받으려는 사람들은 택시기사가 서비스직인데

이유를 막론하고 친절해야 되는거 아니냐 하겠지만 그게 잘 안된다는것입니다.

일부 정말 불친절하고 질이 안좋은 기사분들도 있는게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기사분들은 가정이 있고 한푼이라도 벌어서 가족들을 먹여 살리려는 성실한

우리들의 아저씨요,형이요,아버지인것입니다.

택시기사는 다른나라에서 온 별종의 인간들이 아닌것입니다.

좀 더 이해하는 마음으로 택시기사분들을

보아주셨으면 하는 전직 택시기사의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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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Comments
1 김승칠  
  택시를 타게 되면 행선지를 말하면서도 코스가 나쁘거나 골목길인 경우에 엄청 눈치 보이더군요...저는 웬만하면 버스나 전철을 탑니다
G 블랙  
  음~전개인적으루 택시기사를 싫어합니다~별별 기사들이 있더군요 가끔은 좋은분들도 있지만 거스름돈 안주고 도망가는기사,여자친구 다리나힐끔거리며 침흘리는기사,손님에게양해두 안구하고담배피는기사,손님이 어리게보이면 반말찌거리하는기사,합승하려고 계속 차를세우는기사 버스노선처럼 차를세우던기억이,운전중 소변본다고 차세우곤 지볼일다보고 돈도다받던 양심없는기사,다리를다쳤던울아부지 깁스하시구 택시잡으려다2시간동안 거리에 서계셨던기억(겨울이었음),운전중에 기분나쁜일이 있었는지 계속욕을하던기사(졸라기분나쁨)아무튼 셀수없는 기분나쁜일이 있었습니다
1 이정재  
  제 생각도 택시기사분들 중에 좋은분들도 많이 계신지만 반말하고,합승하려고 차선 끝에 붙어서 천천히 가고,가까운길 놔두고 돌아가는 택시 기사분들도 상당히 많이 있더라구요..
6 D  
  이글 뉴스그룹 관련 홈에서 퍼오신거 인가요? 거기서 어제 관련글이 올라오는걸 봤는데..
1 문종원  
  대부분 개인택시기사분들이 좀 성격이 드럽져.... 택시비 오르면 개인택시업자만 돈 버는거지 회사내기사들이야 쪼들리는거 다 압니다. 정치인 싶때들은 머하는거야.. 그런거나 고칠생각하지 맨날 갑론을박이나 하고 자빠졌으니.... 젠장할놈의... 나라가 왜 이모냥인지..
1 구름  
  손님의 입장과 기사의 입장은 다를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1 방랑자  
  어느 인간관계건, 좋은사람 나쁜사람 구분이 안될 수가 없습니다. 택시기사라는 직업만이 예외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