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관련글]명성황후와 `불온신문‘--김진명 (2001.08.24)

자유게시판

[re][관련글]명성황후와 `불온신문‘--김진명 (2001.08.24)

1 사라™ 0 6291 2
명성황후와 `불온신문‘--김진명  (2001.08.24)


베스트셀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작가 김진명씨(44)가 최근 내놓은 장편소설 ‘황태자비 납치사건’은 1895년 일본 낭인들이 명성황후를 무참하게 시해한 을미사변의 진실과 역사교과서 왜곡문제를 추리소설 기법으로 파헤치고 있다. 소설은 일본 황태자비가 두 명의 한국인에 의해 납치되면서 시작한다. 납치범들은 일본 외무성이 은폐하고 있는 한성공사관발 435호 문서 전문을 공개하라고 요구한다. 을미사변 당시 조선의 내부고문관인 이시즈카 에조가 작성한 이 문서는 낭인들이 명성황후를 시간한 뒤 시신을 불태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일본정부와 우익세력이 어떻게 결탁해 역사를 왜곡하는지, 우리 국민들의 ‘냄비근성’은 어떻게 이런 일들을 방조해 왔는지 신랄하게 비난하고 있다. (편집자)


일본 정부의 극비 보고서는 정말 존재하는가?

나는 일본인들이 지금 우리 사회의 때아닌 친일정쟁을 구경하면서 이를 드러내고 웃을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더욱이 민비 최후의 순간을 담은 비밀보고서의 공개를 일본 정부에 건의하려던 터라 그 괴로움은 더하다.

일본의 역사왜곡을 분쇄하기 위한 소설을 쓰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던 나는 명성황후가 일본의 깡패들에 의해 능욕당했다는 사실을 기록한 정식의 보고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격분했다.

이시즈카 에조의 보고서. 106년간이나 묻혀왔던 명성황후 최후의 순간을 적나라하게 기록한 극비문서이다. "그녀의 얼굴은 젊었으나 다시 젖가슴을 살펴보니 나이가 든 사람이었다."

명성황후의 마지막 순간을 짐작케 해주는 히로시마 재판의 이 기록에 이어 <민비암살>의 저자인 쓰노다 여사의 책에는 다시 이런 내용이 있다.

&quot;더욱이 민비의 유해 곁에 있던 일본인이 나로서는 차마 묘사하기 괴로운 행위를 하였다는 보고가 있다. 당시 조선정부의 내부고문관이었던 이시즈카 에조는 보고서에서 '정말로 이것을 쓰기는 괴로우나……'라고 서두에 쓴 후에 그 행위를 구체적으로 쓰고 있다.&quot;

나는 한국교원대학교의 김은숙 교수를 통해 그 보고서의 내용이 시간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김은숙 교수는 쓰노다 여사, 신조사의 가토 기와코 부국장과 함께 그 &quot;차마 쓸 수 없는 행위&quot;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고 그 내용은 분명 시간이었다고 얘기해 주었다.

나는 쓰노다 여사가 어디서 그 보고서를 보았는지 정확히 기억을 되살려주기를 바랐지만 노령에 몸조차 불편한 여사를 더 이상 몰아세우기가 힘들었다. 그러던 중 나는 일본의 대표적 역사학자인 야마베 겐타로가 쓴 『일한병합소사』에서 다시 관련되는 대목을 발견했다. &quot;낭인들은 민비를 시해한 후 능욕하고 불태웠다.&quot;

나는 '능욕'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quot;여자를 강간하여 욕보임.&quot;

야마베 교수는 어떤 자료에 근거하여 능욕이라는 표현을 썼을까? 나는 필사적으로 야마베의 다른 논문과 저서를 조사했다. 그러던 어느 날 동경에서 나를 도와주던 권용석 선생은 마침내 다음과 같은 표현을 찾아냈다.

&quot;이시즈카 에조의 보고서에 의하면 낭인들은 민비의…….&quot;

야마베 교수 역시 이시즈카 에조의 보고서를 인용한 것이었다.

따라서 이 보고서는 실재하는 것임에 틀림없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내용이 어떤 것이라는 것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 모두는 그 보고서를 두 눈 부릅뜨고 한 자 한 자 생생히 읽어내고 싶은 것이다. 이럴 수는 없지 않은가. 어떻게 일본의 깡패들이 경복궁에 난입해 우리 나라의 왕비를 살해하는 것도 모자라 세계사에 있어본 적이 없는 그런 짐승보다 못한 일을 저지를 수 있단 말인가. 그러고도 반성은 커녕 한국을 도와주었느니, 은혜도 모른다느니 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지난 106년 간 이런 엄청난 일이 왜 정식으로 제기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반드시 해야만 할 일이 있다는 것은 안다.

우리는 일본 정부에 이시즈카 에조의 보고서를 정식으로 공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야만 한다. 그리하여 선량한 다수의 일본시민으로 하여금 역사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진정한 반성을 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것이 역사왜곡은 물론 앞으로 반드시 있을 수 밖에 없는 일본의 독도침공을 막을 수 있는 길이다.

그러나 지금 이 사회의 모습은 어떤가. 이회창 총재의 아버지가 검찰서기였으니 친일의 피가 흐른다느니 김대중 대통령이 젊은 시절 일본군복을 입은 사진이 있으니 친일이라니 하는 꼬리잡기에 열중해있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누군들 친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인가.

안중근 의사가 이토오 히로부미를 처단했을 때 이 땅의 백성들은 눈물을 머금고 안중근을 규탄하고 히로부미를 애도하는 전국적 데모를 해야만 했다. 그러니 그들의 후예인 우리 모두에게도 친일의 피가 흐르는 것인가.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이런 데모를 해야만 했던 백성의 아픔을 우리는 이해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정치지도자들의 친일성향을 판정하는 데에도 진지해야 한다. 지엽적인 사실을 가지고 그것이 전체인 양 흑백논리를 휘두른다면 우리는 아직 일본의 압제로부터 제대로 벗어난 것이 아니다.

당금의 조선일보 반대운동에 친일의 망령이 동원되는 것도 온당치 못하다. 일본인들에 의해 <미친 개처럼 총독부를 물어뜯는 불온신문>으로 불린 조선일보나 일장기 말살로 민족의 정기를 드높인 동아일보는 정간을 거듭하다 결국 일제에 의해 폐간되고 말았다.

반대할 것은 반대하고 개선할 것은 개선해야겠지만 아무렇게나 친일로 걸어 매도한다면 나라의 힘은 갈기갈기 찢겨버리고 만다.

나는 사상최대의 역사왜곡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지금 이 무의미한 친일정쟁으로 흩어진 힘을 모아 일본정부에 단호히 요청하자고 호소한다.

즉각 이시즈카 에조의 극비문서를 공개하라. 정말 이제 이 나라가 정신을 차려야 할 때다.
-----------------------------------------------------------------------------------
-발췌: 조선일보/시사칼럼 (http://srch.chosun.com/cgi-bin/www/search?did=811506&OP=5&word=명성%20황후%20김진명%20&name=조선일보/사설칼럼&dtc=20010824&url=http://news.chosun.com/w21data/html/news/200108/200108240264.html&title=%3Cfont%20color%3D%23860001%3E%3Cb%3E%B8%ED%BC%BA%3C%2Fb%3E%3C%2Ffont%3E%3Cfont%20color%3D%23860001%3E%3Cb%3E%C8%B2%C8%C4%3C%2Fb%3E%3C%2Ffont%3E%BF%CD%20%60%BA%D2%BF%C2%BD%C5%B9%AE%A1%AE--%3Cfont%20color%3D%23860001%3E%3Cb%3E%B1%E8%C1%F8%B8%ED%3C%2Fb%3E%3C%2Ffont%3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