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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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연...!

G 르노 1 7665 2
1994년 이별

그녀는 한번 돌아보았다
조금 걷다
그녀는 두 번 돌아보았다
조금 더 걷다
그녀는 세 번 돌아보았다
그녀는 돌아만 보았다
내가 불러주지 않았으므로
그녀는 계속 돌아보며 걸었다.

살상 무기
 
청산가리, 총, 농약, 중성자 탄, 피아노 줄, 칼,
마이크 타이슨 주먹, 핵, AIDS, 마약……,
당 신 의 뒷 모 습.

이별 후 Ⅰ

2+☆ 이 이별인 줄 알았는데
뭉클한 추억인 줄 알았는데
비가 오면
홀로 걷고 싶은 마음인 줄 알았는데
노래가사가 마음에 와 닿아
조금 더 슬퍼지게 하는 건 줄 알았는데
남에게 위로받고 싶은 마음인 줄 알았는데
그 정도로 끝나는 줄 알았는데
이별이란 걸 하고 보니
잠들기가 무서워지더군
깨어나면 시작되는 지독한 썰렁함에
새벽 첫 담배를 필터까지 태우게 하더군
가슴 한 구석에
커다란 구멍을 만들어 주더군



이별 후 Ⅱ

잠에서 깨어나면
어김없이 마음이 아파옵니다
일부러 생각하는 것도 아닌데
스스로 썰렁해집니다
생각없이 지나쳤던
표정 하나하나가
아침해와 함께 떠 올라
마음 한 구석을 썰렁하게 합니다
스스로 썰렁해집니다



이별 후 Ⅲ

거울 앞의 모습이
멎지게 보일 때
만나기로 했던 친구가
"너 오늘 죽인다" 하면
화장실 거울 앞에서
표정을 연습하고
우연을 기대하는 것
그 날은 하루종일 두리번 거리며
우연을 기대하고
긴장하며 보내는 날



이별 후 Ⅳ

집도 있고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고
옷도 있는데
아무 것도 없는 사람마냥
초라해져 간다
다 있고
너 하나 없어졌을 뿐인데......



이제는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언제였는지
어렴풋이 행복했다는 느낌밖에......
생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무슨 이유였는지
마주했던 순간에는 사랑이라 믿었으니까

                                              -원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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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G 정금옥  
"이제는"    정말 그렇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