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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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그 후...

S 쮸리 25 368 9

10여년을 넘게 저와 희노애락을 같이 해 왔던 아이(반려견)를 2019년 노환으로 떠나 보내고 난 후 

펫로스(Pet Loss) 후유증으로 극심한 슬픔을 겪고 있었죠.

어느 순간 아무래도 이러다가 폐인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저는 그 자리를 메꿔 줄 다른 아이를 찾아보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 있는 여러 유기견 보호소를 돌아다니는데 우리나라에 유기견들이 그토록 많은 현실에 놀랐습니다.

사진으로 올라 온 수 많은 불쌍한 아이들을 하나 하나 화면으로 넘겨 보면서 어느 하나 입양하고 싶지 않은 아이들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제 눈에 들어 온 아이가 하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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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하여 시고르자브종...

믹스견이라고 불리우는 견종이죠.

작은 폰 화면으로 딱 한 번 봤는데도

저는 페이지를 넘기면서 계속 저 아이의 모습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어요.

참 이상하죠.

이게 운명인 걸까요?


저는 망설임없이 유기견 보호소에 연락을 해서 저 아이의 입양 상담을 했어요. 

봉사자분이 반색을 하시더니 말씀하시길... 저 애는 믹스견종이라서 그런지 보호소에 들어온지 1년이 넘도록

아무도 관심을 안 가져서 계속 보호소에 갇혀 있던 아이라고 합니다.

그분 말로는 비숑, 푸들, 말티즈 이런 소형 견종은 공시하지마자 바로 입양 문의가 온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저런 믹스견은 거의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아서 대부분 1년 넘게 보호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저는 결국 저 아이를 입양하기로 하고 입양자로서의 각종 검증을 거친 후

유기견도 중성화 수술(입양자 필수)을 마치고 마침내 집으로 데려 올 수 있었습니다.

농담섞인 말로 유기견 보호소장님이 말씀하시길 저 아이는 로또 맞은 아이라고 하더군요.

그냥 놔뒀으면 늙어 죽을 때까지 보호소에 갇혀 있었을 수도 있는데 입양이 됐으니 말이죠.


같이 지낸지 햇수로 5년 됐는데 믹스견답게 성격이 정말 활달하고 개똑똑합니다.

동네에서 소문난 개구장이라는...ㅋㅋㅋ

저희 집에 온 이후로 틈만 나면 사진도 많이 찍고 영상도 많이 찍고 있는데 

입양 이후의 여정을 사진으로 몇 장 올려 보고자 합니다.


끝으로, 제가 덧붙일 말씀이 있다면...

이런 구호가 있지요.


"반려견, 사지말고 입양하세요"


여러분, 반려견 입양하면 정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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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집 앞에서


이름: 쮸리

나이: 현재 7살 추정

견종: 믹스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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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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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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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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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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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꼬리콥터 보면 여전히 개구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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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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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발목이 한쪽으로 굽어져 있는 기형입니다.

그래도 빨빨거리며 잘 돌아다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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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사막여우 모드 ON 


https://imgur.com/SH9Q9mf 



https://imgur.com/MRJZIWB 



https://imgur.com/aK9v6nd
 

돌고 도는 쮸리






아래는 저와 함께 지난 10여년을 함께 했던 녀석입니다.

노환으로 두 눈도 잘 안 보이고... 치매를 앓다가 저와 이별했지요.

지금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생각납니다.


장군아! 거기선 잘 지내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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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Comments
S 쮸리  
움짤을 링크로 올렸는데 외부 링크가 안 보이나 보네요
3 SuBuS  
오 그래서 "닉 쮸리" 시군요
S 쮸리  
맞습니다! 쮸리 ㅎㅎ
제가 지은 이름은 아니고 보호소에서 처음부터 부르던 이름이었어요
S dreammaker  

추카추카 95 Lucky Point!

S 쮸리  
감사합니다.
저녀석 입양 이후로 신기하게 저한테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더군요
한마디로 저한텐 복덩이입니다
37 하늘사탕  
댕댕이랑 행복한 나날 되시길  바랍니다~
S 쮸리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22 bkslump  
대학교떄 생각나네요 ㅎㅎ
야구동아리...
과 생활보단 동아리 생활을 더 열심히했던...ㅜㅜ
부산에 대학교 리그전 마치고 학교로 오다가 차를 계속 따라오던 동방이..가 생각나네요 ^^
동방에서 키웠었죠  마스코트도 되고..
한동안 가족과 같았던..^^
S 쮸리  
에구..차를 계속 따라왔군요
이름도 동방이라니 너무 귀여워요
21 zzang76  
강아지 귀엽네요. 저희집은 저만 좋아해서 키울수가 없네요
S 쮸리  
에궁...그래서 요즘은 애견놀이터에 혼자 가서 강아지들과 놀다 오는 분들 많더군요
21 zzang76  
아 그렇군요. ㅎㅎㅎ
S 쮸리  
제가 가끔 저 녀석 데리고 애견방에 놀러가는데 자기 강아지 데리고 오는 분들은 물론이고 혼자 오신분들도 많고 가족분들이 아이들 데리고 구경오는 분들 꽤 많아요
거기 있는 강아지들도 좋아서 어쩔줄 모르고 아이들도 신나하고 ㅎㅎ
21 zzang76  
그렇군요. 애견카페에 혼자 오시는분들도 있는지 몰랐네요 ㅎㅎㅎ
S 푸른강산하  
반려견을 키우고 싶은데,
자기 보다 먼저 가면 그 뒷감당을 못할 거라면서 극구 반대합니다.
마눌의 평소 성품으로 봤을 때 이해되기도 해 입만 쭈빗 내밀고 있습니다.
S 쮸리  
입만 쭈빗...ㅋㅋㅋ
쓰신 표현이 실감이 나면서 한편으론 이해가 가네요
14 막된장  
한국에서 반려동물들이 무지개다리 건널때까지 함께하는 이들의 비율이 10%도 안된다는 통계를 본적이 있습니다.
이것도 많이 늘어난거라고도 하더군요.  노견노묘 등이 되면서 발생하는 병치례와 돌봄 그리고 금전적 부담에
대부분 버린다는 얘기겠죠.
유투브 등에서 그 많고 많은 팻채널들을 볼때, 대부분이 5살 안쪽의 어린 친구들인걸 보면, 나머지 나이먹은 동물들은
어디에 있는걸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 멍이놈도 꽉 찬 11살인데(맞나??) 그동안 영양제 등등 열씸히 먹이며 케이해준 덕분인지 아직까진 건강합니다^^.
부모님 덕분에 태어날때 부터 이 친구들과 함께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고, 이 멍이가 제 인생 3번째 친구입니다.
중간에 끼어든 냥이뇬은 몇살이냐... 6살인가 7살인가 헷갈리네요 ㅡ ㅡㅋ

제 어머니의 말씀입니다.
"내 자식들이 있기 전부터 이 애들과 함께 살았고 보냈다.  이제 우리도 나이 들었지만 저 애들은 여전히
 함께 하다 먼저 떠나지.  그리고 우리 역시 저렇게 내 자식들과 함께 하고 이별 할거야. 
 그 충만함과 상실감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이 애들과 함께한 경험들이 답을 주는거라 생각해라.
 늙어 허물지며 죽음으로 이별하는 것 만큼 우리에게 친숙한게 또 있을까 생각한다.
 함께 하며 배우고 이별하며 또한 배운다.  끝은 늘 허무 했지만 그 과정에서 저 애들이 가르쳐 준것들이
 새삼 많으니 그 또한 나쁘지 않았다.  더 무어가 필요하겠니"

여담으로, 제 어머니께서는 국어국문과 교수 셨습니다 ^^.  멋진 분이죠 ~쿵야!!
멍이야, 사랑한다.  그리고 겨우내 고구마살 빼야한다.
내가 줍어왔는데 어머니한테만 충성하는 냔이야, 나이 처묵어도 넌 여전히 싸가지 바가지구나!  나쁜뇬아~ ㅡ ㅡ+
S 쮸리  
어머님 말씀이 제 가슴 속에도 깊이 와 닿습니다.
게다가 국어 국문과 교수셨다니 역시 첫 줄 읽으면서 범상치 않음을 느꼈네요
온 가족이 동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다복한 가정인 것 같아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자라고 있는 멍이들과 냥이들도 얼마나 행복할지...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14 쪼으니까  
잘 하셨네요
동물에 대한 사랑이 한껏 넘치시는 "쮸리"님의 행복을 공감하게 되네요
닉이 좋네요
사랑으로 잘 보살피시기 바래요
S 쮸리  
쪼으니까 님, 감사드려요
동물을 향한 사랑이 저만큼 깊으신 것 같아서 반갑고 고맙습니다
14 쪼으니까  
아녜요
무엇보다 아픔을 딛고 새롭게 시작하시는 마음이 넘넘 좋으시네요
무지개다리로 떠나 보낸 심정이 어떨지 알 수는 없지만 새로이 "쮸리"를 입양하셔서 좋네요
10 섬진나루  
믹스견을 왜 싫다고 하는지.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하고.
상표가 드러나는 물건을 워낙 싫어하는 성격이라서..
자동차는 어쩔 수 없지만.
S 쮸리  
그러게 말입니다.
제가 보호소 봉사자님께 들은 거지만...더 이해가 안 가는 건 믹스견 중에서도 검정 믹스견들을 기피한답니다.
이유도 없대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많이 슬펐습니다
19 스카이다이버  
쮸리님 곁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게 댕댕이 얼굴에 나타나는군요.

댕댕이들도 늙으면 사람처럼 눈에 백내장도 오고 치매도 오죠~~~
S 쮸리  
눈에 백내장이 오고 치매현상이 오는 걸 지켜 보는 마음은 참 아프죠
하지만 이것도 자연의 섭리이자 신의 뜻이니
결국 다 받아들이게 되더군요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