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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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드라이브!

14 막된장 9 500 4

 새벽 2시쯤.. 무빙 정주행 하다 커피 한잔 내려들고

베란다로 나갔는데 집 대문 앞에서 술취한 여자 목소리에

두런 거리는 남자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무빙 보면서 밖에서 들리던 소리가 저거였구만!

여자의 술취한 횡설수설이 꽤 시끄럽습니다.

고개를 빼들고 내려다보니 정확히 제 집 출입문 옆의

잉여 대문 앞에서 자기존재에 대한 열변을 술주정으로 변환해

강력히 발산 중이었습니다 ㅡ ㅡ.

갈수록 시끄러워 지길래 좀 아니다 싶어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대문을 열고 나가 제 집 앞에서 만난 두 알코홀릭 친구들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녀 친구들이었는데

남자애는 상대적으로 멀쩡해 보였고, 저를 보더니 엄청 당황해 합니다.

내가 씨익~ 웃어주니까 잽싸게 고개를 숙이며

"죄송합니다.  여자친구가 술에 너무 취해서 잠깐 술 좀 깨고 가려고.."

그래도 예의바른 친구로세 ㅎㅎ 나름 귀엽기도 해라^^.

"술 좀 적당히 먹이지" 하며 웃어주니까, 아 그게.. 하면서 당황해 합니다.

ㅎㅎ 또 다시 나름 귀엽기도 해라^^.

집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둘 다 근처 모 대학 기숙사 생활 한다네요.

"여친은 좀 토했나?"

"네?  아뇨 그정도 까진 아니어서.."

"내 차에 토하면 안되는데!"

"네?"

"내가 기숙사 까지 데려다 준다고.  요즘도 기숙사 출입시간 제한이 있나?"

"아뇨.  저희 학교는 그런거 없어요"

"다행이네.  어떻게 할까?  내가 데려다 줄까?  아님 근처 모텔이라도 잡아줄까?"

"네?  아 저기 그게.."

당황하며 버벅이는게 왜 자꾸 귀엽기도 해라 ㅋ~

"농담이야.  뭐 진담이기도 하고.  나도 이런때가 있었거든^^"


기숙사 까지만 데려다 주면 나머진 알아서 하겠다길래

OK 하고 차 끌고 나와, 같이 널부러진 여자친구를 뒷좌석에

우겨넣고 (늘어져서 그런지 꽤 무겁더군요 ㅡ ㅡ) 헐떡거리는

남자친구 조수석에 태워 학교 기숙사 앞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여자친구 끌어내 남자친구 등에 겨우 업혀주니까 감사합니다!

하는데, 이걸 기회로 약점 제대로 잡아서 우월한 연애 하시게

해주며 둘이 키득키득 인사 나누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새삼 그립습니다.  나의 20살 시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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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omments
S MacCyber  
ㅎㅎ '응답하라 ****' 시대에나 있을 법한 일을 하셨네요.
다른 동네 같았으면 경찰 불렀을 겁니다.
14 막된장  
둘다 만취 상태였으면 저러지 못했겠죠^^.
남자친구가 아주 풋풋한 친구였습니다!
그저 귀엽더라고요 ㅎㅎ
19 큐담  
10 disterbed  
힝... 그들을 보며 옛 생각에 잠시 잠겨 보네요.

내 젊었던 시절이 떠오르네요.

날 좋아 했던 여자들의 마음을 전혀 몰랐던 천치 같은 내 젊음 ㅜㅜ
S 푸른강산하  
이젠 그 시절 기억조차 가물가물..
37 하늘사탕  
나이 들면 그런 모습 하나도 추억으로 남죠....
17 달새울음  
젊은 커플에게 역사를 하나 만들어주셨네요. ㅋㅋㅋ
16 블랑코  
19 스카이다이버  
강제 추억 송환 한 밤중의 선행 이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