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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스눞 26 1417 4

이사할 때마다 느낀다. 사람 참 대단하다고. 힘을 모으면 못 할 게 없다. 그리고... 환경에는 최악의 악당이지만, 테이프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다. 테이프가 없었다면 이사는 정말... 상상하기도 싫다. 그나저나 할 일도 많은데 이거 다 언제 정리하.... 하아아 


DVD방?

블루레이 도서관?

헌책방?

아니 아니, 그냥

未忘 덩어리.

아니면 迷妄인가?

ㅎㅎㅎ

사람은 죽어서 얼마만큼의 짐을 가지고 갈 수 있을까?

오늘 또 그 생각을 하면서 짐을 쌌다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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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Comments
17 달새울음  
전 이사도 안했는데 갑자기 내가 저걸 또 보겠는가란 생각에 수집하던 비디오와 EBS녹화테입 수백장을 걍 버렸지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은 비디오를 보지 않더라도 그 테입을 보며 추억을 되새길 수 있었다는 것이죠.
홀가분한 부분도 없잖아 있습니다.
요즘은  DVD들을 어찌할까 고민중입니다. 그래서 블루레이는 하나도 없습니다
14 스눞  
홀가분한 마음이 크셨으리라 짐작합니다. 버리고 나면 사실 아무 것도 아닐 텐데 말입니다. ㅎㅎ
그런 결단이 때로 존경스럽습니다. 저는 잘 못 버리거든요.

저 역시 몇 년 전 이사하면서 어쩔 수 없이 녹화한 비디오테이프들을 상당수 버렸는데
EBS 녹화 비디오를 버린 걸 아직도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사진 속 비디오테이프와 제 집에 있는 녹화 비디오테이프 200여 장이 남았는데
EBS 자료들은 한글 자막의 퀄리티도 그렇고 쉽게 구할 수 없는 영화가 많아서 애착이 많습니다.

제 경우는 비디오테이프는 가끔 돌려 보는데(집에 데크가 있거든요) DVD는 거의 안 보게 되더라고요.
요즘 화질 좋은 리마스터 블루레이 자료들이 워낙 많이 쏟아져 나오다 보니...
M 再會  
스눞님 이사짐을 보니 갑자이 이런 생각이 드네요... 나에게 영화란 무엇일까...?
14 스눞  
저도 딱 시삽 님과 같은 마음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 하루였습니다.
평생을 고민하고 스스로에게 묻던 질문인데, 아직도 답을 모르겠네요.
대체 뭘까요, 영화가? ㅎㅎㅎㅎㅎㅎ

정말 지독한 짝사랑인 것 같습니다.
이유도 잘 모르고 그냥 하게 되는 외사랑 말입니다.
^_^
13 리시츠키  
샷의 거리와 앵글, 자연 조명의 미쟝센이, 외화면 누군가(?)의 내면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는거 같습니다ㅋ

그 내면의 미망(미망)은 비디오, 디비디, 블루레이 갯수와 그 쌓인 (시간의, 공간의) 규모만큼 있는 것일테지요.
사는동안 시네마/삶 사이의 긴장이 늘 괴롭겠지만(즐겁겠지만), 놓아버리면 또다시 찾아올 그 무한의 미망을 또 어찌할것인가, 요?
따라서 그 미망을, 놓아버리든 붙잡든, 짊어지고 갈 운명일 터이니, 그것들은 그것들의 바로 그 존재방식대로 내버려두는게 좋지않을까 생각됩니다.
무정물의 무념과 유정물의 정념 사이의 거리, 미혹의 무한한 거리는 영원히 닿을 수 없을테니까요. 렛잇비!!

*그것은아무도모른다, 제 바로 옆 책장에도 같은 미망(미망)이 꽂혀 있네요, 스프링제본이 아닌 본드제본으로ㅎㅎ
14 스눞  
ㅋㅋㅋ 네네, 딱 그런 마음으로 짐을 정리하며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이 아이들을 대체 어찌 할꼬... 하면서요. ㅎㅎㅎ

그 미망을 쉽게 버릴 수 없게 만드는 게 리시츠키 님이 말씀하신 바로 그 '시간'입니다.
내가 여기 쏟아 부은 시간이 얼만데... 그 생각 때문에 저 미망 덩어리들을 여전히 끌어 안고 있습니다.
놓아버리고 난 후에 찾아올 미망의 쓰나미가 너무 두려워서요. ㅎㅎㅎ

네네, 딱 그 말씀에 공감합니다. 미혹의 무한한 (심리적) 거리는 살아 생전 영원히 닿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도그 트랙의 달리는 개와 토끼처럼요. 웃음.
14 스눞  
엇!!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가지고 계신 분 처음 뵙네요.
무지하게 반갑습니다! ㅎㅎㅎ

몹시 좋아하는 책인데, 장정이 엉망으로 된 터라 낱장이 계속 떨어져 뜯어지더라고요.
그래서 10여 년 전에 몇 권을 제본해서 보고 싶다는 분들께 나누어 드렸습니다.
제본해주신 지인이 본드보다는 스피링이 나을 것 같다고 해서 그리 했는데
리시츠키 님은 본드 제본을 하셨군요!!

아무튼 몹시 반가워요. 우와아-
17 아찌찌  
^^...

영화 '시네마천국'에 나오는 대사가 떠오르네요...
"다시는 이곳에 돌아오지 말아라..."  ^^

영화 '벤허'가 상영되던 아주 꼬맹이 적, 엄마의 등에 업힌 채 보았던 영화의 몇몇 장면이 기억에 남는데요,
그때 당시를 기억하며 엄마에게 물어 본 적이 있었죠... 왜 나를 업고 영화를 보았는지 말입니다...
그런데 엄마의 대답이 좀 놀라웠죠... 저를 업고 극장을 지나가고 있었는데, 극장에 들어가자고 생난리를 피웠다고 하더군요... ^^
그 이후로도 아침이나 저녁이 되면 극장에 들어가는 어른들 옷자락을 잡고 몰래 따라 들어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
그나저나 두번째 사진의 후드의 용도는 무엇인가요?  보통은 화학연구실에서나 쓰는 것인데... ^^
좋은 하루 보내세요... ^^
14 스눞  
세상에나...! 아찌찌 님은 시네마키드로 태어나셨던 거네요.
극장에 들어가자고 조르셨다는 일화를 보니.

저는 기억을 못 하는데, 저를 예뻐해 주시던 이웃 할아버지(일명 '닭집 할아버지')가 손자처럼 저를 안고 다니셨는데
그 옛날, 동네를 돌며 상영하던 천막 극장에 저를 자주 데리고 가셨다고 합니다.
무작정 영화가 좋아서 영화를 보기 시작한 줄 알았는데
성인이 돼서 그 얘기를 듣고, 아... 그 할아버지 덕분에 어려서부터 무의식적으로 영화의 '인이 박였'던 게 아니었나 싶더라고요.

<벤허>는 제게도 강렬한 낙인으로 남은 영화입니다.
아버지 손을 잡고 시네마스코프란 걸 처음 경험한 영화였거든요.
아버지는 군 복무 중에 (자막도 없이) 미국 영화나 러시아 영화를 많이 보셨고(여가 시간에 상영했다고 합니다)
<맨발의 청춘>과 <셰인>을 몹시 좋아하셨고요.
그래서 아마 어린 저를 데리고 극장에 다니셨던 것 같아요.
그런 경험들이 지금의 제 취향을 만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버릇처럼 영화를 좋아하는 취향 말입니다. ㅎㅎ

귀한 경험담 재미나게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_^
14 스눞  
아!  저 후드는 사무실에서 하는 분쇄 작업 때 분진이 많이 나와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루가 많이 날리긴 하지만 그래도 꽤나 강력한 흡입력을 자랑하는 녀석입니다. ㅎ
1 영화알아가기  
비디오 테이프를 보니,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나네요
요즘은 개인 소장의 개념도 바뀌어 가는 것 같습니다
비디오 테이프 소장 -> CD/DVD 소장 -> 하드디스크에 백업 -> 구글 등의 클라우드에 백업

여기 댓글들 보니, 타 커뮤니티에서 넘볼수 없는 "씨네스트"만의 감성이 물씬 풍기네요!
글과 댓글 잘 읽었습니다! 간만에 추억 여행 하네요

(씨네스트 장터는 없는것인가... 현실적인 나... )
14 스눞  
저도 그 단계를 모두 거치고 현재는 하드디스크 백업 단계입니다.
클라우드 백업을 하기엔 자료 양이 너무 많아서... ㅎㅎㅎ

저도 이사 때문에 오랜만에 짐 정리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
20 큰바구  
나중에 저 모든 자료들 아드님이 물려받겠군요 ㅎㅎ
14 스눞  
저, 애가 없다니까요 ㅋㅋㅋㅋ
전에도 똑같은 말씀을 ㅎㅎㅎㅎ
20 큰바구  
아, ㅎㅎㅎ ㅡㅡ;;; 죄송함돠!
저 비디오와 CD/DVD 모두를 아날로그식으로도 보관하시고 PC 파일로 변환인코딩 해서 보관하는 방법도 좋을텐데요 ㅎㅎ
20 암수  
댁 이사하신건가요?
첫 사진의 방은 제눈에는 사무실처럼 보이기도...
저는 모았던 비디오테이프는 무용지물이라 다 버렸는데......스눞님은 다 갖고 계시네요...
진짜 방 하나는 <스눞의 시네마테크>로 확보해야겟네용....
14 스눞  
사무실 이사 중입니다.
사장님 배려로 사무실에 제 개인 물건들을 많이 가져다 놓았거든요.
작업 중간 중간 기다리는 시간이 제법 되는데
그럴 때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ㅎ
굉장한 혜택을 누리고 있어서 늘 사장님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위 댓글들에도 썼지만, 들인 시간 때문에 도무지 못 버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상당히 많은 비디오테이프들을 버렸습니다.
제게 저렇게 넓은 방이 있다면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겠네요. ㅎㅎㅎ
그랬다면 하나도 안 버리고 몽땅 끌어 안고 있었을 것 같아요.
^___^
S 푸른강산하  
남들에겐 하찮게(?) 보여도 나에겐 소중한(?) 물건이 누구든 있는 것 같습니다.^^*
14 스눞  
딱 맞는 말씀입니다. ㅎㅎㅎ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디오테이프는 뭐 하러 갖고 있어? 저거 무용지물 쓰레기 아님?... 그럴 텐데 말입니다.
비닐봉지 하나도 못 버리고 사는 우리 마누라도
비디오테이프 안 버린다고 어찌나 잔소리를 하는지요.
제겐 보물이지만 집사람 보기엔 공간만 차지하는 무쓸모 짐이겠지요. ㅎ
제 물건에 얽힌 추억이 없는 집사람에겐 당연한 일일 거라 생각합니다.
^___^
20 큰바구  
잘 갖고 계신거라 생각합니다
버리면 후에 다시 찾게 되고 ...그때 왜 버렸을까 하고 자신을 한탄하게 됩니다.
버리지말고 꼭 갖고 계시기 바랍니다. ㅎㅎ
바닥에 두시는거 보다 책장을 사서 보관하시는게  ㅎㅎ
14 스눞  
네네, 이제까지 버텼으니 이제 와 버리기는 참말 아깝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이사하느라 책장을 먼저 빼고 임시로 바닥에 쌓아 둔 것입니다.
이사가 다 끝나면 그때 책장에 다시 정리해야죠 ㅎㅎ
24 umma55  
고화질에 익숙해진 눈 때문에 스눞님처럼 갖고 있다 해도
비디오는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을' 거 같습니다.^^

'공간'이 없으면 저처럼 '버리며 살자'주의가 자연스럽게 됩니다.
이젠 나이 탓인지 그나마 모아둔 음악 CD와 오디오도 외면하고
유투브와 블르투스 스피커로 갈아탔습니다. ㅎㅎㅎ
불어난 몸매로 작아진 옷들은 친구들에게 넘기고요. ㅠㅠㅠㅠㅠ

스눞님은 그러니까 아직 젊으신 거예욧!!!!!
20 큰바구  
ㅋㅋ 얼마나 불으셨길래 ...
그러게 쉬엄쉬엄 여행도 다니시면서 자막자업하시라니깐용~ ㅎㅎ
22 前中後  
고생하셨겠네요...
난장판이네요...
부럽습니다...
사실은요...
32 빨강머리앤  
우와, 비디오 테이프들이 엄청 많네요. 깨지지 않고 무사히 이사하셨겠죠?^^
1 공유날개  
인생지사 공수래 공수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