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하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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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 하고 왔습니다!

14 막된장 6 926 5
회사차원에서 몇몇 부서들이 날을 잡아 봉사활동을 하곤 합니다.
벌써 10여년째 진행하고 있는 전사적 사회봉사활동이지요.
주로, 영아원.고아원.양로원.경로당 등등 국가에서 운영하거나 지원받는 곳으로만 갑니다.
저는 20대 시절부터 유학시절을 포함해 꾸준히 이런 봉사활동에 참여해오고 있어서
본의 아니게 행사운영팀에 속해 있기도 하고요...
주로 소정의 금전적 지원 또는 식재료를 포함한 여타의 물품 지원 및 청소를 해드리고 있습니다.
청소는 돌아가며 당일 해당되는 부서의 직원들이 함께 열일들 하죠^^.

 이런 활동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위에 언급된 곳에 청소등을 해드리다보면... 해당 장소가 좀 상상외로, 때론 상상을 초월할 만큼 더러운걸 보곤 하죠.
특히나, 아직 어린 아이들이 있는곳이 그러면 정말 가슴 아프고 미안하고 그래요...
그래서 그런곳이면 다들 먼지투성이가 되는걸 마다 않고 정말 열씸히 최대한 깨끗하게 해주려고 모두가 애씁니다.
그리고 아직 이런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친구들에게 제가 사전에 당부하는 몇가지가 있습니다.

 영아원 및 고아원 등에 방문할시, 아이들에게서 냄새등이 좀 난다고, 좀 청결치 못하다고 면전에서 또는 따로라도
절대 얼굴을 찌푸리거나 수근거리고 투덜대지 말것.  그리고....

"아이들을 쉽게 함부로 - 안아주지 말고, 대화 포함 다독거려주지 말것!!"

 이 당부를 이해하지 못하실 분들이 많으실겁니다.

 저런곳에서 성장하고 또는 생활하고 있는 유아, 유소년,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아이들이 사람과 사람이 나눌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감정전달수단중 하나인 "스킨십"에 그 얼마나 굶주려 있는지는 다년간 경험해본 사람이 아니면
"그렇겠구나" 라고도 함부로 이해한다 말하면 안됩니다.
특히나, 아직 더 어린 유아, 유소년기의 아이들은 한번 안아주면 그 작은 손에 피가 맺힐지언정 절대 놓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 누구도 그걸 감당하기 어려울겁니다.  심지어 현재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부모들 조차도요....
그리고 제 사전당부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그러함을 경험한 젊은 친구들은 때론 충격에 때론 가슴이 미어짐에
돌아오는 길 내내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그 아이들이 너무 안스럽고 가엽고, 피맺히도록 옷자락을 부여잡은 작은손을
억지로 때내며 헤어져야 하는것에 대한 죄책감 등등 살며 상상도 못해본 경험에 충격을 받은 탓이죠.

 그래서 저는 그런 시설에서 장기간 일하고 있는 복지사 또는 봉사자분들이 아이들에게 때로 냉정하고 규칙을 강조하는걸
어느정도 이해합니다.  이런 점은 수녀님들이 운영하고 있는 곳에서도 어느정도 쉽게 볼 수 있는데 부디 오해와 곡해는 하지 말아주세요.
다 우리같은 일반 사람들이 아는척 할 수 조차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행히 오늘은 오전에 경로당 청소를 해드리러 갔었습니다.
그리고 늘 그렇듯...... 정말정말 더러웠어요 ㅠ ㅠ.  어르신들이 매일 모이고, 식사도 해 드시고 하는 곳이 어쩌면 이렇게나 더러운지.... 에휴~
그리고 왜 어르신들은 대가 없이 청소해드리러 온 젊은이들에게 그리 막대하고 별 오만걸 다 시켜대고 하시는건지....
청소해드리는 날이니 오전에는 경로당에 나오지 마시라 몇칠전부터 미리 공지를 해드려도 다들 나오셔서는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심지어 커튼을 때다 빨아와라, 내 옷 좀 세탁해와라, 창문이 더러우니 창문을 다 때서 물청소를 해라, 벽을 물청소를 해라..
날도 쌀쌀한데다 이럴땐 젊은 친구들일 수록 하면서 열받아 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ㅎㅎㅎㅎ
결국 분위기가 너무 안좋아져서 경로당 회장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1시간 일찍 봉사활동을 끝냈습니다.
덕분에 점심 일찍 먹어서 좋더군요 ㅡ 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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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S 푸른강산하  
그저 부끄럽고 정말 감사한 마음 드립니다.^^*
14 막된장  
왜 그런 말씀을.... 저라고 크게 선한 인간일리가 없습니다!
개인의 삶은 역시나 이기적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저역시 그걸 조금이나마 감가상각 시키려는 행위일 뿐일겁니다...
S 맨발여행  
어린애들의 그런 모습은 안쓰럽네요.
원숭이를 상대로 한 실험도 유명하죠.
분유를 먹을 수 있는 철판 모형을 마다하고
아무것도 없는 부드러운 천를 껴안고 얼굴을 부비던 모습이었죠.
몇 달 전에 대변이 묻은 자리를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치우는
연예인의 봉사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나이 든 사람들이 그러는 건 이해하기 힘듭니다.
앞에 사례를 든 아이들과는 다르게 염치의 문제로 보입니다.
16 o지온o  
고생하셨어요.
22 CINWEST  
아주 예전에 저도 회사에서 봉사활동을 갔다가 공부를 좋아하지만 형편이 어려운 한 소녀를 만났습니다.
곧 초등학교에 가는데 할머니랑 둘이 살더군요.
할머니가 아이가 공부를 좋아하고 곧 잘 하는데 못 해준게 많아 미안해 하셨습니다.
아이랑 잠깐 이야기 해봤는데 공부가 재미있다네요.
봉사활동이 끝나고 너무 마음에 걸려서 그 다음 주에 다시 찾아가서 도서상품권이랑 독서 스탠드 주고 왔던 기억이 있네요.
또 필요한게 있으면 연락달라며 연락처를 줬으나 그 후로 연락은 없었습니다.
그 아이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저도 지금은 두 아이의 아빠가 되고 아이들이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지만 한편으론 고아원에 있는 아이들이나 학대당하는 아이들이 너무 안타깝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네요.
너무너무 이쁘고 연약한 존재들인데 사회가 지켜주기엔 아직도 한없이 부족해만 보입니다.
20 큰바구  
좋은일 많이 하셔서 복 받으실겁니다 ㅎㅎ
수고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