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Ann Leckie 앤 래키 -Ancillary Justice 사소한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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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Ann Leckie 앤 래키 -Ancillary Justice 사소한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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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 도서관에 신간으로 들어와있길래 읽어본건데 상당히 개성있는 설정의 SF? 소설입니다.

개인적으로 사이언스픽션=FS 소설이란 분류가 근래에 들어 참 애매모호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일단 인류의 미래사회나 단순히 인류로 구분되는 등장인물들 외에는 시대배경과 설정이 모호하지만

일단 현재가 아닌 미래란 배경이기에 SF 소설이라 규정짓는거 자체가 참 엉성하다는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마션 같은 현재 인류와 접해있는 과학기술들이 등장하고 그것을 둘러싼 배경이 되는 소설이 있는가 하면

그냥 아마도 수백, 수천년 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해,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현재와는 다른 사회와

인류상을 놓고 실제 구현 가능할 것 같은 사이언스 테크놀로지에 대해선 단 한줄 언급하지 않아도

일단 SF 소설이란 분류를 붙이는건 너무 안일하고 게으른 구분이 아닐런지...

이런식이라면 반지의 제왕도 크게는 SF소설로 분류해야할지도 모르죠 ㅡ ㅡㅋ

 

 각설하고, 이 소설은 아주 먼 파러 파러 웨이~한 시대에 은하계에 퍼진 인류사회를 통일한 (진행형임)

절대 군주제의 인류사회가 배경입니다.

 

"아난더 미아나이"라는 절대자는 스스로를 수천수만 개체로 복제하여 그 모두의 자신이 하나로 연결된체

모든 인류사회의 강제병합 현장에 동참하고 관리하고 지배하며, 자신이 통일=병합 하여 지배하는 인류사회

전체를 [라드츠 우주]라 부르며 율법의 제정자이자 이 우주의 최고위 종교인 아마트교의 최고 승려로서  

라드츠 우주의 모든 시공간에 존재해오며 라드츠 우주의 모든 대 가문들을 피보호자로 거느린  

최상위 "보호인"으로서 존재합니다.

 

 배경설정은 상당히 개성있게 구성되어있으며, 아마트교란 절대자의 종교가 있지만 유일신의 의미가 아닌

우주 구석구석으로 퍼진 인류의 수많은 다른 종교들과 신들을 억누르지 않고 인정하며 다만

아마트 교가 최고위 종교이자 신으로 존중받아야 하는 강제성만을 띄고 있다는 종교관 설정도 꽤 흥미로왔습니다.

 

 또하나 독특한 설정은, 바로 인공지능 A.I에 대한 배경인데..  

현재도 진행형인것으로 설정되어있는 인류사회의 정복=병합 과정에 등장하는 라드츠의 군대와 군인 그리고 이들을

품고, 이동하고, 도와주고, 모든 사생활까지 관리하는 존재가 바로 A.I 입니다.

이 인공지능들은 대부분 우주함선 내에 탑재되어 있으며, 파괴되지 않는한 "아난더 미아나이"와 함께 영원히 존재합니다.

각각의 인공지능들은 라드츠 우주 초기부터 존재하거나, 근래에 태어나거나 하는 과정을 통해 그들 스스로의 존재감과

감정을 가지고 있고 서로의 존재 역시 인식하고 있으며, 많게는 라드츠 우주의 역사 만큼인 삼천년을 존재해온 인공지능도 있습니다.

 

 이 이공지능들은 정복=병합과정에 수거한 인류 인체를 재생하여 인공지능의 분리 보조체로 활용하며

인공지능들은 상황에 따라 수천, 수만의 보조체를 운용하기도 합니다.

즉, 절대자 "아난더 미아나이"가 스스로를 다수의 개체로 복제하여 그 모두가 하나의 정신을 공유함으로서

수천년간 모든 시공간에 존재하며 이 라드츠 우주를 지배하고 있듯이, 정복=병합과정의 초기부터 존재하여

함선과 군인, 군대, 물자의 공급과 이동 등등 라드츠 우주의 도우미 이자 관리자로서 존재해온 인공지능 역시

필요하다면 다수의 보조체를 이용하여 한정되 있지만 특정 공역내의 모든 공간에 존재함으로서

그 운용의 파급력을 행사할 수 있어 이 두 존재의 묘한 동일성을 보여주고있습니다.

이는 소설내의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며, 큰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금번 국내에 번역출간된건 작가의 라드츠 우주를 배경으로 한, 초기 3부작중 첫번째 권이며

주인공은 모종의 음모로 파괴된 함선의 인공지능이 소멸의 순간 자신의 일부분을 그가 운용하던 인간-보조체에

전송하여 분리독립시켜 살아남은... 간단히 말하면 주인공인 인공지능이 스스로의 의지로 천년간 쌓아온  

자신의 일부분을 저장시킨 "좀비" 한마리? 입니다.

 

 주인공인 인공지능의 인체-보조체는 자신의 전체가 탑재되어있던 함선의 파괴에 절대자인 "아난더 미아나이"가

관련되어 있음을 알아내고 복수하길 원하게됩니다.

이는 인공지능이 스스로 자연스레 발현한 감정은 100% 아니며 인공지능이 흥미롭게도 관심을 가지게 된 한 군인의 죽음이  

인공지능에게 복수심이란 감정적 결과물로서 발현된 것입니다.  주인공은 이 복수를 위해 라드츠 우주의 절대적 기술중 하나인  

보호막을 파괴할 수 있는 무기를 찾아나서게 되며, 이것이 소설의 인트로 부분에 해당됩니다.

 

 자신을 만든 창조자에게 복수하길 원하는 인공지능이란 설정은 사실 이미 구태의연한 소재이기도 합니다.

프랑켄슈타인으로 시작된 이런류의 소재들은 이젠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이야기거리들중 몇개를 발로 차다보면

하나정돈 쉽게 걸릴만큼 흔해졌죠!!

 

 작가인 "앤 랙키" 아주머니?!!는 이런 흔한 골격에 자신만의 독특한 설정과 상상력을 더해 아주 개성있는 배경과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2013년에 발표된 라드츠 초기 3부작에 해당하는 [사소한 정의]는 탈고까지 6년이 넘게 걸렸다고 하며

그 이전의 구상기간을 더한다면 아주 오랜기간 만들어져 온 작품인 만큼 아주 탄탄한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주인공과 주변인물들에 대한 대한 작가의 섬세한 스토리가 아주 백미라 할만합니다. 

출간 이후, 다수의 관련부문 작품상 등등을 휩쓸며 지고의 관심을 받았으며, 판권을 사들인 FOX사가 드라마와 영화로도  

제작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ㅇ ㅇ.

 

 국내 출판물의 변역 퀄리티는 개인적으로 70점 정도 주겠습니다.

첫권 완독후, 아마존에서 3부작 모두를 구입해 다시 읽어보았는데 작가의 배경설정이 독특한 만큼 몹시 헷갈리고 까다로운

표현들이 다수 존재하며 이를 한국어로 번역할시 아주 골치아팠을거라 짐작은 하지만 번역 자체가 상당히 엉성한 부분들이

자주 눈에 보이는게 좀....... 그랬습니다 ㅠ ㅠ.

그래도 크게 모날만큼 개작적인 부분은 없는편이니, 저처럼 원서를 구입해 비교완독해 난체 할 사람이 아니라면 ㅠ ㅠ

너무 신경쓰지 않아도 될거라 조심스레 말씀드려봅니다.

잘난체 하는게 아니에요.  모르면 몰랐을까 원서로 읽어보니 어쩔 수 없이 눈에 거슬리더라는 얘기일 뿐입니다.

긁어 부스럼인거지요...

 

 여하간 스페이스 오페라적인 SF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번쯤 일독을 권하고 싶어  

두서없이 길게 끄적여 봤습니다~ 

 

[여우발]

팁 : 소설내 "그녀"는 여성을 지칭하지 않습니다.  이 소설의 배경인 라드츠 우주는 남녀의 구분이 사회배경상 존재하지

    않으며, 당연히 언어적인 표현으로서 구분함 역시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한 여성형 대명사는 극존칭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은고로, "그녀"라 표현하는 대상은 여성 혹은 남성으로서

    존중해야할 대상에게 갖추는 언어적 예의에 해당됩니다.

    간단히 표현하자면, 한국식으로 "어르신", "선생님", 미스-미스터-미즈 등이 "그녀"로 통일되어 표현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글 번역본이 크게 미흡한 부분중 하나가 바로 이부분인데 번역본을 읽다보면 번역자도 아주 골치아팠는지

    소설 초반엔 나름 신경써서 변역표현을 하다가 어느순간부턴 그냥 사라져버립니다.

    뭐 원본을 읽어도 그냥 신경 꺼버리면 편한 배경중 하나이기도 합니다만... 나름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되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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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26 naiman  
오 이거 빨리 영화화하면 좋겠네요. 기대됩니다~~~
28 악바리의웃음  
판권 터무니 없이 바싸게만 안달라면 영화 되겠네유~
S 영화이야기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29 써니04™  
번역본이 70점이면 번역하는 과정에서 원작의 느낌이 많이 상쇄되었겠군요.
이럴 때 영어를 잘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영어 잘 하시는 분들 너무 부럽
14 막된장  
다시 정보를 검색해보니 판권을 사들인 FOX가 드라마로 제작중이란 다소 부정확한 정보가 있네요.
영화쪽은 아직 카더라 정도만 눈에 띄입니다.
작가가 여성인 소설들이 그렇듯 SF의 틀에 속하는 소설이지만 섬세한 스토리 진행이 인상적입니다.
역시 남성 작가들과는 분위기와 텔링 자체가 참 많이 달라요..  이런점이 비교되는것도 나름 재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