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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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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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aver.me/FvYF7xV4

 

 

 

REDISCOVERY SEOUL

서울 재발견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아름다움   

매일 보던 풍경을 조금 ‘낯설게’ 하면 미처 못 본 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의지를 담아 이 책을 만들었습니다. 사소하지만 의미 있는 것, 저의 눈에 반짝이던 서울의 모습을 기록했습니다.  
                                                    _ 이지나 《서울 재발견》
시간이 깃든 맛집 멋집

맛과 장소가 가진 기억은 오래간다.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가 좋아하시던 빵집, 어릴 적부터 엄마 아빠 손을 잡고 특별한 날 찾아가던 식당 등 그렇게 함께한 사람과의 시간 때문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 

단순히 사람들의 혀를 자극하는 맛이 아니라, 우리들의 가슴 속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곳. 세련되지 않아도, 화려하지 않아도 가끔은 그곳에 가고 싶어진다. 5년 뒤, 10년 뒤에도 지금의 자리를 지키고 있을 가게. 그렇게 시간이 쌓이다가 손님의 추억도 품게 된 곳. 그대로 있어줘서 고마운 ‘오래된 가게’를 찾았다.

 평범해서 더 소중하고, 특별한 한 그릇 

만두집

특별한 간판이 없어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만두집. 1982년에 문을 열어, 쭉 같은 자리에서 영업하고 있다. 동네 사람들은 물론 멀리서도 만두 맛을 보러 일부러 찾아온다. 이곳은 두부와 숙주 나물,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마늘과 후추, 참기름 등으로 양념해 속을 넣고 주먹만 하게 빚어낸 평양만두를 판다. 나무 탁자와 나무 의자, 세련되거나 화려하지 않아도 그 안에는 오랜 시간이 빚어낸 편안함이 있다. 만둣국에는 만두 여섯 알과 양지육수, 양념 뿐이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는 평범해서 더 소중하고, 특별한 한 그릇이다. 이외에 콩비지, 빈대떡, 고추전, 기본 만둣국에 갖은 채소와 고명을 얹어 큰 냄비에 끓여 먹는 만두전골이 있다.


강남구 압구정로 338 
02-544-3710 
11:30~21:00 
일요일 휴무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옛날에 여기에서 데이트하셨대”

태극당

장충동을 지날 때마다 눈에 띄는 건물, 태극당. 이곳은 1946년 충무로에서 개업해, 1973년에 여기로 이사 와 현재까지 같은 자리에서 영업 중인,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을 온 기분이 든다. 커다란 샹들리에, 옛날 모습 그대로의 빵 봉투와 다양한 과자들. 이곳에 서는 쿠키가 아니라, 과자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린다. 
 


이곳의 인기 메뉴는 모나카 아이스크림. 당일 생산량이 모두 판매되면, 더 이상 만들지 않아 여름철엔 서둘러야 한다. 소보로와 단팥빵을 비롯한 기본 메뉴는 물론, ‘하니시트 론’이란 레몬 모양의 빵, 해바라기 모양을 한 해바라기 과자까지, 다양한 종류의 과자가 쇼윈도에 펼쳐져 있다. 버터크림 케이크는 지금 보면 조금 촌스럽기도 하지만, 옛 기억이 떠올라 보는 것만으로 미소가 지어진다. 

‘카운타’라고 적힌 나무 팻말, 빛 바랜 벽화, 테이블과 의자도 모두 옛날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 이곳에선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옛날에 여기에서 데이트하셨대”라는 말도 종종 들을 수 있다. 태극당의 빵과 케이크에는 이곳을 거쳐 간 수많은 가족의 추억이 담겨 있다.


중구 동호로24길 7 
02-2279-3152 
08:30~21:30 
명절 당일과 다음날 휴무

몇 년 뒤에 찾아와도 변함 없는 모습으로 우리를 반길 것 같은

학림다방

학림다방은 현재 마로니에 공원인 서울대학교 문리대 건너편에 1956년 문을 연 카페다. ‘학림’이란 이름은 문리대의 옛 축제명인 ‘학림제’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이청준, 전혜린, 천상병을 비롯한 예술계 인사들의 단골집이었고,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학생들이 모이던 곳이었다. 
 


이곳에는 프랜차이즈 커피점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정서와 감성이 남아 있다. 2층에 있는 카페 문을 열면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다. 낡고 해진 소파, 낙서가 있는 벽, 빼곡하게 꽂혀 있는 LP판, 학림이라고 한자로 적힌 액자와 낮은 복층 자리. 그 유리창 너머로 대학로를 내려다보면, 아련해진다. 계산대 옆을 비롯해 카페 곳곳에 과거를 상기시키는 흑백사진이 남아 있다. 세월의 흔적과 시간이 쌓여 있는 이 카페는, 몇 년 뒤에 찾아와도 변함 
없는 모습으로 우리를 반길 것 같다.


종로구 대학로 119 
02-742-2877 
10:30~24:00 
명절 당일 휴무

조금 시끄럽고 정신없지만, 이곳의 고기 맛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생각난다.

연남 서서갈비

1953년에 문을 연 이곳은, 그 시절 그때처럼 서서 연탄불에 고기를 구워 먹는다. 환기가 잘 되지 않아 추운 겨울에도 사방의 문을 열어두는데 그때도 사람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메뉴는 오직 갈비. 같이 나오는 건 풋고추와 고추장뿐이다. 밥은 판매하지 않아 근처 슈퍼에서 사 갖고 가야 한다. 냉동이 아닌 냉장 갈비를 숙성기간 없이 특제 간장소스로 양념해 당일 준비 된 양만 판매하고 문을 닫는다. 이 골목의 이 자리는, 시간이 멈춰 있다. 외관만 봐도 이전부터 이어져온 가게란 것을 느낄 수 있다. 누군가는 “가족들이 좋아 
하는 고깃집이라 옛날에 아빠 월급날이면 갔었지”라고 회상하기도 한다. 솔직히 조금 시끄럽고 정신없지만, 이곳의 고기 맛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생각난다. 영업 시간은 8시까지이지 만 7시 30분경이면 고기가 다 판매된다.


마포구 백범로2길 32 
02-716-2520 
12:00~20:00 
명절 · 여름휴가 기간만 휴무

국내 최초의 닭체인요리점

영양센타

영양센타는 1960년 서울 명동에 처음 문을 연 국내 최초의 닭체인요리점이다. 이전에는 닭을 주로 삶아서 조리한 백숙이나 삼계탕뿐이었지만, 영양센타를 통해 전기구이 통닭이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100퍼센트 국산 닭을 사용하여 찹쌀, 인삼, 밤, 대추, 파 등이 다양하게 들어가는 삼계탕은 물론, 가게 밖에서도 노릇하게 익어가는 것이 보이는 전기구이 통닭이 인기가 많다. 

이 통닭은 기름기를 쫙 빼서, 오늘날의 다양한 프랜차이즈 치킨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맛이다. 봉투마저도 예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어릴 적, 아빠가 이 봉투를 들고 집에 돌아오면 많은 가족들이 행복하게 통닭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이곳에서는 그 추억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중구 명동2길 52 
02-776-2015 
10:30~22:30 
명절 당일 하루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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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Comments
23 캬오o  
이 곳들이 그리운 분들이 좀 계실껍니다~? 흐흐흐
29 써니04™  
저 이런 거 좋아하는데 보기만 해도 좋네요.
맛집 멋집!!
23 캬오o  
저도 참 좋아하는데 서울은 항상 주차가 문제네요 ㅎㅎㅎ

추카추카 22 Lucky Point!

29 써니04™  
이런 곳은 도보와 기차 또는 지하철, 버스, 자전거 이런 걸로 다니셔야 제맛 ㅎ
14 막된장  
청기와 닭집이 빠졌군요.  거기 제법 유명한데 말입니다..
23 캬오o  
책 안에는 있을지도요~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ㅎㅎㅎ
14 막된장  
닭집이긴 한데 음식 파는곳은 아니라서요...

추카추카 49 Lucky Point!

23 캬오o  
만포 아까비~ㅋㅋ
닭집이 닭을 팔지 않으면 뭘 판대요
14 막된장  
황당과 환장을 팔더군요.. 게다가 요즘엔 파는 양이 더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돌아버리겠어요
17 실룩이  
분위기 좋으네요... 주인도 오래만에 찾아온 손님도 세월의 흔적이 역력하지만 그 자리에서 다시 만났을 때의 그 느낌을 이해할 듯 합니다.
손편지를 안써본지가 언제인지 아득하네요.잊혀져 가는 것들이 많네요. 도회지로 유학간 아들이 부모님께 돈 부쳐달라고 할 때 시작하는 '부모님 전 상서'

아버지 돌아가신지 그럭저럭 5년이 지났네요.작년 3월달 어머니도 돌아가셔서 빈집이 된 본가에 작년 12월말에 들러 잡다한 것들을 둘러보는데
지금의 저 보다 훨 젊으셨던 부모님께서 5남매 키우시며 고향에서 쓰던 그릇이랑 수저들을 보니 아득한 그 시절이 아련하게 떠올랐습니다.
책구경하면서 만남의 장소였던 시내 서점 3~4곳도 없어진지 오래되었네요.헌책방도 없어지고...
23 캬오o  
전 가끔 음반가게들이 그립더라구요~ 가수들 CD랑 포스터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ㅎㅎ
41 나무꾼선배  
태극당 빵집은 진짜 오래된 집이죠. 아직까지 건재하군요.
23 캬오o  
예전에 한 번 갔는데 하필 TV탄지 얼마 안됐을때라 빵도없고 사람만 많아서 못 먹은 기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