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과 아무 상관없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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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과 아무 상관없는 얘기..

1 홍성문 3 5269 4
저번에 인터넷에서 구해서 모니터로 본적이 있었다..

애니를 좋아하기에..  개봉을 하면 꼭 극장에서 다시 보기로 결심했었던 작품이었다..

기회는 아주 우연히 찾아왔다..

대학선배와 소주를 한잔 하고 있는데.. 자기네 회사에 괜찮은 여직원이 있다고 한다..

더구나.. 그 여직원이 이 작품을 꼭 보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좋았어.. 존경하는 그선배.. 그 여직원에게 전화를 했다..

돌아오는 토요일날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금요일날 존경하는 그선배에게 전화가 왔다..

영화예매를 해야 하는데 어디가 좋겠냐고..

음..  극장이 멀다 하되.. 대한민국 안이로다.. 어딘들 상관있겠냐만은..

강남에 있는 `주공공이`에서 보기로 했다..

전화예매가 안돼서..직접 그선배가 가서 예매를 했다..

세상에.. 이런선배가 어딨는가..

후배에게 소개팅 시켜주면서.. 자신이 직접 표까지 예매해 주다니.. 그것도 자기돈으로.. 나참..

영화는 토요일 14시 30분이었다..

책상에 앉아.. 잠시 생각에 잠긴다..

자.. 그럼 계획을 짜볼까...

영화는 5시가 좀 안돼서 끝날 것이다.. 그럼..5시에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한다..

물론.. 주된 대화는 영화에 대한 얘기일 것이다..

오늘밤 지부리 스튜디오에 대해 공부를 좀 해야겠다..

6시정도까지 식사를 한다음.. 술집으로 이동.. 간단하게 맥주를 마신다거나.. 소주를 마시게 돼겠지...

술집에 18시 30분경에 들어가서.. 음.. 적어도 두시간..? 그럼.. 20시30분.. 아니지.. 21시...

술을 마시면서 무슨 말을 하지..? 인터넷을 좀 검색해봐야겠군..

가만있어보자..  오~ 그럼 저녁 9시..?  2차가기 딱좋은 시간이군..

1차에서 맥주를 마셧다면.. 2차는 당연히 소주군..

소주..    나의.. 사랑하는 소주.. 이친구는 내일 막중한 임무를 띨것이다..

내일 내가 그녀의 가슴속의 자전거가 될지.. 폐차가 될지는.. 이 친구가 몇명이나 들어오느냐다..

소주를 마시면서는 무슨 말을 하지...? 하긴 뭐.. 그때쯤이면 우리사이에 대화가 필요없을지도 모른다

어째튼.. 인터넷을 좀 뒤져봐야겠다....

그리고.. 후배에게 전화를 했다..

토요일 5시에 나에게 전화를 하라고..

만일 그녀가 내맘에 들지 않았을 경우.. 쑈를 하기 위해서다..

입도 맞춰놨다..

내일 그 후배는 운동을 하다 허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할 것이다..

그리고.. 운명의 날이 밝았다..

존경하는 선배에게 전화가 왔다.. 주공공이앞에서 2시에 보자고..

좋았어.. 샤워를 하고..면도를 하고.. 코털도 좀 뽑고.. 손톱도 깍고..

후훗.. 내의도 쌈빡한걸로 갈아입고..

준비완료..

하느님이 보우하사.. 태풍이 올라온다는데 비도 안온다.. 할렐루야~~

우산을 놓고 가기로 했다. 비가 온다면. 나와 그녀는 서로의 팔꿈치를 맞대고 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버스를 탓다..

벌써 전화가 온다..  그 후배녀석이다..

`형 만났어요? 저 언제 입원하죠?`

`세시간 뒤다..`

`아..예  수고하세요..`

버스에서 내려 극장앞으로 갔다.. 강남에 오랜만에 온것 같다.. 음.. 강남 컬리티가 좀 올라간거 같다..

선배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만났다..

그녀를 만났다....

얼굴을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선배에게 조용히 말했다..

영화가 끝난뒤.. 나와 그녀가 없어지면.. `나와그녀의 행방불명`찍으로 간줄 알라고 했다..

영화는 5층이었다..

예전에 존경했던 그선배.. 가운데 앉는다..

그래..뭐.. 시간은 많으니까..

영화가 시작되고.. 나와 그녀는 같은 곳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치히로가 행방불명이 되건 안되건 관심없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하쿠`가 잊고 있었던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는 장면이었다..

`하쿠`의 본명.. 전니 길다.. 난 그이름 듣고  바로 잊어 버렸다..

지루하던 두시간이 지나고..

우리는 극장을 나왔다..

아직도 비는 안온다..

존경했던 선배가 자주가던 식당에 갔다.. 그러고 보니.. 오늘 먹은게 우동밖에 없다..

밥좀 먹을려고 했는데..그녀는 커피를 시킨다.. 존경했던 그선배도.. 커피를 시킨다..

나도....커피를 시킨다..

전화벨이 울린다.. 내 핸펀이  아니다.. 그녀의 핸펀이다....

그녀..조용히 전화를 받는다..

나는.. 조용히 커피를 마신다..

그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거 미안해서 어쩌죠? 급한일이 갑자기 생겨서.. 빨리 가봐야될꺼 같은데..

..

나도 한마디 했다..

`아..그래요? 친구가 운동하다가 허리라도 다쳤데요?`

`네? 아니요..그런게 아니라.. 친구가 울면서 전화를 하네요.. 상당히 않좋은일이 있나봐여..죄송해여 담에 뵈여..`

그녀는.. 내가 오래전에 존경했었던 그 선배한테 잠깐 인사를 하고..황급히 뛰어 나갔다..

황급히..

후배에게 전화가 왔다..

`형..전데요`

`어쩌라고 전만한 핏덩어리야`

`네? 어라.. 오~~ 맘에 드시나 보죠?  감축드립니다...

전화를 끈고.. 선배 얼굴을 바라보았다..

선배..

나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우리회사에 센과 치히로 못본 여직원 많으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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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오재호  
  재밌다.... 글 정말... 재밌게 잘 쓰시네요.. ^^:.. 마지막에..멘트.. 쓰러지는줄 알았어여.. ^^:.
1 원규완  
  글의 미시여구(적절하게 꾸밈)를 잘 하시네요..^^  정말 재미있어요..짧게 끊어써서 상황이 머리속에 그려져요,,  힘내세요..오랫만에 엔돌핀이 .. 좋은일 있을꺼예요-@.@0-
1 이정재  
  제 친구중에도 센과 치히로 못본 사람 많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