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 띄어쓰기 호머 헐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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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 띄어쓰기 호머 헐버트.....

한글에는 원래 띄어쓰기가 없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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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년 초, 고종은 근대식 교육 기관과 영어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근대식 학교 설립을 추진하였다. 갑신정변1)(甲申政變) 발발로 인해 다소 지연되었으나, 1886년에 최초의 근대식 국립 학교인 육영 공원이 개교하였다. 육영 공원의 교사로 초빙돼 조선 땅에 첫발을 디디게 된 미국인 호머 헐버트(H. B. Hulbert, 1863~1949)는 1891년까지 5년간 육영 공원 교사로 재직하였다. 그는 학생들에게 근대 교육을 전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도 한국어 공부에 매진하는 등 남다른 열정을 불태웠다. 그 결과, 호머 헐버트는 내한 3년 만에 한국어로 책을 저술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당시 조선에 들어온 많은 외국인들 중 가장 특별한 길을 걸었던 미국인 호머 헐버트, 안중근 의사마저 감탄을 마지않았던 그의 놀라운 삶을 들여다보자.


최초의 순 한글 교과서 ≪사민필지≫


≪사민필지(士民必知)≫는 호머 헐버트가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순 한글 세계 지리 교과서이다. ‘사민필지’라는 제목은 ‘관리든 백성이든 반드시 알아야 할 지식’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세계정세에 무지한 학생들을 보며 세계 지리에 대한 가르침이 절실하다고 느낀 호머 헐버트는 세계 지도와 함께 각국의 정부 형태, 지형, 풍속, 산업, 교육, 종교, 군사력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은 ≪사민필지≫를 저술했고, 1889년 초판이 간행된 이 책은 교과서처럼 널리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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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필지


≪사민필지≫의 내용을 보면 세계 지리에 대해 매우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목차를 보면 제1장 지구, 제2장 유럽 주, 제3장 아시아 주, 제4장 아메리카 주, 제5장 아프리.카 주로 되어 있고 총론에서는 태양계와 그 현상, 지구의 모습, 기후, 인력, 일월식, 그 밖의 지구상의 현상, 대륙과 해양, 인종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각 주의 총론에서는 주의 위치와 지형, 면적, 기후, 인구, 인종을 설명하고, 이어 각 주별 주요 국가의 위치, 방향, 기후, 수도, 산업, 학업, 종교 등에 관해 기술하고 있다.


≪사민필지≫의 특징은 모든 설명이 ‘조선’을 기준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각국의 수출액과 수입액을 한국의 화폐 단위인 ‘원’으로 표시했고 각 나라의 기후나 특징에 대해 비교할 때에도 ‘조선에 비해 습기가 많다’고 설명하는 등, 외국인이 썼다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 국민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게 저술되었다. 게다가 ≪사민필지≫는 개화기 최초의 교과서인 ≪서유견문≫보다 앞서 나온 교과서일 뿐만 아니라, 독립신문보다 앞서 한글 활자체를 시험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서방 세계에 대한 정보가 적었던 우리 국민들은 ≪사민필지≫를 통해 세계 지리 및 지구 과학에 대한 지식을 알기 쉽게 습득하며 근대화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었다.


한국을 뜨겁게 사랑한 미국인


1893년 선교사 자격으로 다시 조선을 찾은 호머 헐버트 박사는 신식 인쇄기를 들여와 최초의 영문 월간 한국학 연구지 ≪한국 소식≫을 발행하고, 한국어로 된 많은 서적과 기사를 번역했다. 최초의 영문 한국 역사서인 ≪한국사≫를 썼으며, 영문 소설을 한국어로 번역한 최초의 소설 ≪천로 역정≫을 출판하기도 했다. 음악에도 관심이 많았던 헐버트 박사는 우리 민족의 전통 가락인 아리랑을 처음으로 해외에 알린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는 1896년 <한국의 성악(Korean Vocal Music)>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 논문을 통하여 아리랑이 역사상 최초로 해외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한글과 한국어에 대한 헐버트의 관심과 학구열은 우리나라 역사와 음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헐버트 박사를 독립운동가의 길로 이끌었다. 1905년 고종은 러일 전쟁 후 일본의 압박이 심화되자 헐버트 박사를 통해 미국으로부터 도움을 요청하려 했다. 헐버트 박사를 특사로 밀파해 1882년에 맺은 조·미 수호 통상 조약2)의 이행을 미국 측에 촉구하려 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 미국은 일본과 비밀리에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체결하고 서로가 각각 필리핀과 한국을 지배하는 것을 묵인하기로 한 상태였다. 미국 정부는 고의적으로 헐버트 박사의 면담 요청을 거절하며 시간을 끌었고 결국 그해 11월, 조선은 일본과 을사조약3)을 강제로 체결하고 만다.


헐버트 박사는 고종에게 헤이그 밀사 파견을 건의한다. 1907년 다시 한번 고종의 밀사가 된 헐버트 박사는 ‘을사조약은 무효’라는 고종의 뜻을 미국과 유럽 국가들에 알리는 일을 맡았다. 이준, 이상설, 이위종 등 고종의 특사를 헤이그로 파견하는 데 큰 공을 세운 헐버트 박사는 제4의 특사로 불리지만, 일본의 방해로 헤이그 특사 파견은 실패로 끝나고 만다. 일제는 이 사건을 빌미로 헐버트를 대한 제국에서 추방하는데 미국에 돌아간 후에도 헐버트 박사는 서재필, 이승만 등 미주 독립운동가를 적극 지원하는 한편, 일본의 한국 침략 행위를 묵인한 자국의 대통령에게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1915년 12월 12일자 뉴욕타임스에 ‘루스벨트 대통령은 정식으로 조약을 맺은 친구의 나라, 한국을 배신한 사람’이라는 내용의 기고문을 낸 것이다. 호머 헐버트 박사는 구한말에 우리나라 땅을 밟은 수많은 외국인 중 우리나라의 근대화와 자주독립을 위해 가장 헌신한 외국인이었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후인 1949년, 호머 헐버트 박사는 국빈으로 초대를 받아 해방을 맞은 한국 땅을 밟았다. 그러나 감격도 잠시, 고령의 여독으로 한국 도착 일주일 만에 숨을 거둔 헐버트 박사는 본인의 유지에 따라 그의 젊음을 모두 불살라 사랑했던 나라, 한국 땅에 묻혔다.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에 있는 그의 묘비에는 ‘나는 웨스트민스터 사원보다 한국 땅에 묻히기를 원하노라.’라는 그의 유언이 새겨져 있다. 호머 헐버트 박사는 한국인보다도 한국을 더 사랑했던 것이 아닐까?


1) 조선 고종 21년(1884)에 김옥균, 박영효 등의 개화당이 민씨 일파를 몰아내고 혁신적인 정부를 세우기 위하여 일으킨 정변.


2) ‘조·미 수호 통상 조약’ 제1조에는 ‘제3국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이 있을 경우 반드시 서로 돕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3) 대한 제국 광무 9년(1905)에 일본이 한국의 외교권을 빼앗기 위하여 강제적으로 맺은 조약. 이 조약으로 대한 제국은 명목상으로는


일본의 보호국이나 사실상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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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15 Harrum  
국립박물관에서 '사민필지'로 검색하니 나옵니다
저자가 H.B. 헐버트 (Homer Bezaleel Hulbert, 1863~1949)

http://www.museum.go.kr/site/main/relic/search/view?relicId=75321#
16 o지온o  
한글 창제를 누가 했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그정도로 적었다니 충격이네요. ㅡ,.ㅡ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사를 제대로 한 것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문자.. 라는 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느낌이 딱 와닿지는 않지만, 언어 학자라는 분들이 그렇게 말씀 하셨다고 하니까 그런가보다 할 뿐.. ㅋㅋ
예의상 한 말이겠거니..
제가 보기엔 다른 언어들도 모두 제각각의 장단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네요.
S Cannabiss  
사람들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더니 정말 그 말이 맞나 봅니다
당연히 교과서에 등재시키고 역사에 남겨져야 될 인물이 삭제되었네요
지금에서야 알았다는게 너무 기이하게 느껴집니다
한글을 배워서 교과서까지 만들어 줬다는게 얼마나 대단한 정성인가요
조선 백성이나 대한민국 국민이나 사람을 무지하게 만드는 건 뭘까요?
14 DUE  
좋은정보.....감사합니다...
전 유튭으로!!!~~슝.......
9 레이니v  
세종대왕과 더불어 한글날에 기려야 할 인물이네요. 주시경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