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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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의 비극

S Cannabiss 15 767 0

내가 어렸을 때 이야기다

겨울방학을 이모부 집에서 보냈다

그때 당시 이모부는 소규모 사업체를 운영했는데 장사가 잘 돼서 집에 늦게 오는 일이 많았다

그 날도 그랬다 이모부는 새벽 2시쯤 집에 들어왔는데 호떡을 1만원 치쯤 사가지고 들어왔다

그때 당시 이종 사촌과 나는 밤낮 컴퓨터 게임과 만화책을 보느라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았다

호떡을 갈라 멋으면서 왜 이렇게 많이 사왔느냐고 내가 물었다

그러자 이모부가 어떤 포장마차 할머니가 늦게까지 장사 하길래 자기가 그냥 남은 호떡을 다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때는 호떡 한 장에 500원이어서 1만원이면 20장이다

그래서 나도 이모부께 내일 우방랜드에 놀러가니까 용돈으로 1만원만 달라고 청했다

나는 이모부가 마음이 좋으니까 5만원 정도는 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모부는 갑자기 정색을 하면서 내 요청을 못 들은 척했다

나는 불쾌감을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속으로는 매우 화가났다

몇년 후

지나친 사업 확장으로 이모부는 대출 상환을 넘기지 못할까봐 내 부모님에게 보증을 서달라고 찾아왔다

호떡에 앙심을 품은 나는 이모부의 요청을 거절하라고 부모님을 종용했다

안그래도 내키지 않아 했던 엄마는 내 진언을 받아들였고 아빠도 결국에는 설복당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모부의 사업체는 부도가 났으며 집의 가구에는 빨간 딱지가 붙여졌고 부동산은 근저당권설정이 잡혔다

그 후 사업 실패 후유증으로 교통사고를 한 차례 당했고 뇌졸중으로 입원해서 수술을 받았다

현재는 포장마차를 운영하면서 호떡을 팔고 있다

이모부가 나에게 호떡을 줄까 하며 물었지만 옛날 생각이나서 거절했다

사실 나는 야채호빵을 더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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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Comments
26 장곡  
씁쓸한 이야기네요.
이모부께서 빨리 잘 되면 좋겠습니다.
S Cannabiss  
사실은 제가 지어냈습니다
26 장곡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41 마카  
누구나 한번 쯤은 겪었을 이야기...
이랬으면 좋았을까 저랬으면 좋았을까?
답이 없는 살아가는 이야기...너무 아프지 말았으면 좋겠네요...
S Cannabiss  
제가 지어냈어요 저는 이모가 없기 때문에 이모부 자체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9 조사하면닭나와  
이모부 사업이 다시 잘되면 좋겠네요
S Cannabiss  
제가 지어냈어옹
24 Hsbum  
호떡의 '나비효과' 
S Cannabiss  
그거죠 중요한 건 호떡
17 달새울음  
저는 야채호빵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호떡이 더 좋더라고요...
많이 팔아주세요.
S Cannabiss  
없는 아저씨에요 단팥호빵 보다는 호떡을 더 좋아합니다
1 gamelugal  
뭐지? 지 이해해달라는건가? 천하의 잡놈인것 같은디...
S Cannabiss  
없는 이야기에요
22 Login  
공포 영화가 땡기네요 쓰신 내용과 비슷한 영화(?) 없나요??
S Cannabiss  
Marrowbone (2017) 한 번 봐보세요 대체로 비슷해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