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의 비극
내가 어렸을 때 이야기다
겨울방학을 이모부 집에서 보냈다
그때 당시 이모부는 소규모 사업체를 운영했는데 장사가 잘 돼서 집에 늦게 오는 일이 많았다
그 날도 그랬다 이모부는 새벽 2시쯤 집에 들어왔는데 호떡을 1만원 치쯤 사가지고 들어왔다
그때 당시 이종 사촌과 나는 밤낮 컴퓨터 게임과 만화책을 보느라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았다
호떡을 갈라 멋으면서 왜 이렇게 많이 사왔느냐고 내가 물었다
그러자 이모부가 어떤 포장마차 할머니가 늦게까지 장사 하길래 자기가 그냥 남은 호떡을 다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때는 호떡 한 장에 500원이어서 1만원이면 20장이다
그래서 나도 이모부께 내일 우방랜드에 놀러가니까 용돈으로 1만원만 달라고 청했다
나는 이모부가 마음이 좋으니까 5만원 정도는 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모부는 갑자기 정색을 하면서 내 요청을 못 들은 척했다
나는 불쾌감을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속으로는 매우 화가났다
몇년 후
지나친 사업 확장으로 이모부는 대출 상환을 넘기지 못할까봐 내 부모님에게 보증을 서달라고 찾아왔다
호떡에 앙심을 품은 나는 이모부의 요청을 거절하라고 부모님을 종용했다
안그래도 내키지 않아 했던 엄마는 내 진언을 받아들였고 아빠도 결국에는 설복당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모부의 사업체는 부도가 났으며 집의 가구에는 빨간 딱지가 붙여졌고 부동산은 근저당권설정이 잡혔다
그 후 사업 실패 후유증으로 교통사고를 한 차례 당했고 뇌졸중으로 입원해서 수술을 받았다
현재는 포장마차를 운영하면서 호떡을 팔고 있다
이모부가 나에게 호떡을 줄까 하며 물었지만 옛날 생각이나서 거절했다
사실 나는 야채호빵을 더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