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수 애니에 대한 왈가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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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수 애니에 대한 왈가왈부~

22 박해원 0 1178 1
철학적 고어물계의 본좌가 애니로 부활한지도 벌써 몇년이 됐네요. 캐릭터 디자인이나 연출 방식에서 독자적인

매력이 느껴졌고 특유의 메시지도 대개 원작을 따라가 좋았지만, 빠른 전개를 위해 잘라먹은

부분이나 수위 조절 때문에 어색해진 장면들이 아직도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특히 깨알같은

명대사들... 역시나 이런 명작 만화책을 ​1주일에 한편씩 애니로 만든다는 것에서 심적인,

육체적인 압박이 심했겠죠. OVA가 나온다면 원작 특유의 극악무도함이나 질펀함까지

잘 묘사해 인간 내면의 살벌함을 날 것으로 표현해주면 고마울 것 같습니다ㅠㅜ

왈가왈부 말은 많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평타는 친 애니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우선

20세기에 머물러 있을 희대의 스테디 셀러를 다시 수면 위로 들어올려 새 생명을 줬고,

전체적인 시청자들의 평도 양호했으며, 무엇보다 컷들로 구성된 흑백 만화로 기억될

작품을 다이나믹하게, 때로는 아름답게 나타냈다는 게 제일 큰 의의라고 봅니다.

비록 '데스노트'처럼 애니 고유의 장면들을 첨가하거나 하지 않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빼먹기에 급급했으면서도ㅠ) 무난하게, 큰 부담없이 볼 만한 고농축

심오·진지 액션물인 듯 싶네요~


♢깨알성(?) 증발의 대표적 예

재밌게 보긴 했으나... 원작에 비해서 넘 진지 모드만 타니까 골계미는 떨어지는 듯 싶다.

솔직한 얘기로 필자는 원작은 한 컷도 버릴 게 없다고 생각했다. 한컷한컷에 뼈가 있고

유머와 해학이 살아있다. 특히 깨알 유머가 마구 즐비하면서도 몰입에 방해가 되거나

우스꽝스러운 분위기로 변모되거나 하는 걸 못느꼈다. 작가의 절충안이 거의 신기라고

생각될 정도로.

근데 애니는... 일주일에 한편이라는 부담감이 너무 크게 작용했는지, 아님 장엄하고

묵직한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하다 보니 그런 건지 그 깨알 유머가 상당수 증발해 있다.

이를테면...

1. 신이치가 '오른쪽이화'된 후 인간과의 첫 배틀에서 주먹 날아올 때 슬로우모션되는 거.

2. 레이코가 지 애기 갖고 신이치를 농락했을 때 빡쳐서 우와아앙 달리는 중 돌연 '비켜,

인간들아!' 하고 나서 불어닥치는 순간적인 뻘줌함.

3. 다양한 표정을 가진 미키 씨의 허허실실 입담따윈 엄슴.

4. 희대의 명대사 '기생수 주제에 택시까지 타고 따라와. 거스름돈은 가지쇼 좋아하네'는

토시 하나 언급 안됨ㅠ


호불호가 갈릴 법한 눈에 띄는 각색도 드문드문 볼 수 있다. 가령 원작에선 1화에 신이치가

오른손이 적응기간 중에 양아치들을 건드려 어쩔 수 없이 일망타진하게 되는 장면이 있는데

애니에선 달려오는 자동차를 오른손으로 막는 걸로 대체되어 있다. 하나만 더 얘기하자면

생식기 씬 정도? 물론 후자는 개인적으로도 재밌다ㅋ

그러나 아쉽게도 사자 탈출 에피소드처럼 아예 통째로 걷어내기까지 한 씬들도 더러 있다ㅠ

사자의 입장에서 서술형으로 묘사된 그 에피소드는 사자의 자만과 오만으로 하여금 살벌한

인과응보를 경험할 수 있는 액기스였는데... 아무래도 수위 문제때문에 잘려나간 게 아닌가

생각된다ㅠ


흑흑... 감독판 만들어줘어어~~~

☆☆☆☆☆☆☆☆★★+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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