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막힐 때 책을 읽습니다.
하스미시계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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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7 19:02
출퇴근 길이 40분 이상 걸립니다.
도중에 신호를 받고 기다려야 하는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그럴 때 마음을 내려놓고 조수석에 놓아둔 책을 펼칩니다.
올해 2월 제주 올레길을 걷다가 작은 카페에 들렀습니다.
얼어붙은 몸을 녹이기 위해 뱅쇼를 주문하고 카페를 둘러보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백석 시인의 책이 있었습니다.
<정본 백석 시집>.
운이 좋았습니다.
그 길로 이미 읽었던, 한때 읽고 싶었던 시집을 주섬주섬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말라르메의 <시집>을, 보들레르의 <악의 꽃>을, 월터 휘트먼의 <풀잎>을, 엘리엇의 <황무지>를,
그리고 에드가 앨런 포우의 <갈가마귀>를 읽었습니다.
요즘 내 조수석에는 박노해의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가 앉아 있습니다.
차 안에서 시를 읽다보면 요령이 생깁니다.
책과 앞 차를 동시에 보고 있다가 신호가 바뀌면 책을 덮고 달립니다.
내 얼굴에는 시가 묻어 있는 것 같고 입가에는 방금까지 읽고 있던 운율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출퇴근 길은 문학 여행길처럼 맘이 편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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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너벨 리 - 에드거 앨런 포
옛날 아주 옛날
바닷가 어느 왕국에
당신이 아실지도 모를 한 소녀가 살았지
그녀의 이름은 애너벨 리
날 사랑하고 내 사랑을 받는 일밖엔
아무 생각이 없었네
바닷가 그 왕국에선
그녀도 어렸고 나도 어렸지만
나와 나의 애너벨 리는
사랑 이상의 사랑을 하였지
천상의 날개 달린 천사도
그녀와 나를 부러워할 그런 사랑을...
그것이 이유였지, 오래 전
바닷가 이 왕국에선
구름으로부터 불어온 바람이
내 아름다운 애너벨 리를 싸늘하게 했네
그렇게 명문가 그녀의 친척들은
그녀를 내게서 빼앗아갔지
바닷가 왕국 무덤 속에 가두기 위해
천상에서도 우리의 반쯤밖에 행복하지 못했던
천사들이 그녀와 나를 시기했던 탓
그렇지! 그것이 이유였지 (바닷가 그 왕국 모든 사람이 알듯)
한밤중 구름으로부터 바람이 불어와
나의 애너벨 리를 싸늘히 숨지게 한 것은...
하지만 우리들의 사랑은 훨씬 강한 것
우리보다 나이 먹은 사람들의 사랑보다도
우리보다 현명한 사람들의 사랑보다도
그래서 천상의 천사들도
바다 밑 악마들도
내 영혼을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영혼으로부터 떼어 놓지 못했네
달도 내가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꿈을 꾸지 않으면 비치지 않네
별도 내가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빛나는 눈을 보지 않으면 떠오르지 않네
그래서 나는 밤이 새도록
내 사랑, 내 사랑, 나의 생명, 나의 신부 곁에 누워만 있네
거기 바닷가 그녀의 무덤에서
파도소리 들리는 바닷가 그녀의 무덤에서...
옛날 아주 옛날
바닷가 어느 왕국에
당신이 아실지도 모를 한 소녀가 살았지
그녀의 이름은 애너벨 리
날 사랑하고 내 사랑을 받는 일밖엔
아무 생각이 없었네
바닷가 그 왕국에선
그녀도 어렸고 나도 어렸지만
나와 나의 애너벨 리는
사랑 이상의 사랑을 하였지
천상의 날개 달린 천사도
그녀와 나를 부러워할 그런 사랑을...
그것이 이유였지, 오래 전
바닷가 이 왕국에선
구름으로부터 불어온 바람이
내 아름다운 애너벨 리를 싸늘하게 했네
그렇게 명문가 그녀의 친척들은
그녀를 내게서 빼앗아갔지
바닷가 왕국 무덤 속에 가두기 위해
천상에서도 우리의 반쯤밖에 행복하지 못했던
천사들이 그녀와 나를 시기했던 탓
그렇지! 그것이 이유였지 (바닷가 그 왕국 모든 사람이 알듯)
한밤중 구름으로부터 바람이 불어와
나의 애너벨 리를 싸늘히 숨지게 한 것은...
하지만 우리들의 사랑은 훨씬 강한 것
우리보다 나이 먹은 사람들의 사랑보다도
우리보다 현명한 사람들의 사랑보다도
그래서 천상의 천사들도
바다 밑 악마들도
내 영혼을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영혼으로부터 떼어 놓지 못했네
달도 내가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꿈을 꾸지 않으면 비치지 않네
별도 내가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빛나는 눈을 보지 않으면 떠오르지 않네
그래서 나는 밤이 새도록
내 사랑, 내 사랑, 나의 생명, 나의 신부 곁에 누워만 있네
거기 바닷가 그녀의 무덤에서
파도소리 들리는 바닷가 그녀의 무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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