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장의 사진] 한낮의 어둠
하스미시계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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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4 20:32
사진 하나를 꼼꼼이 바라보고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이 늘 있었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 비슷한 글을 올리고 새로운 글을 올려 봅니다.
가능하면 이런 글을 계속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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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입을 굳게 다물고 쏟아지는 햇살 때문인지 눈을 잔뜩 찌푸리고 있다.
햇살은 앞으로 그가 받게 될 세상의 관심만큼이나 강하다.
얼핏 보면 단정한 양복차림.
하지만 스트라이프 넥타이는 비뚤어져 있고 단추 하나가 풀린 자켓에서 관습에서 탈피하고 싶은 사고의 유연함도 살짝 비친다.
무엇보다 소년의 뒤에 기다랗게 놓인 어두운 그림자는 뭉크의 <사춘기>의 그것처럼 불길하다.
한낮의 햇볕 속에 소년과 그의 육신에 달라붙은 낯선 기운의 그림자.
젊은 날의 스티븐 호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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