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가끔은 비 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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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가끔은 비 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싶었다

G 르노 2 5155 1
잠시 쉬었다 가세요...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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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비 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싶었다 + -


햇볕은 싫습니다

그대가 오는 길목을 오래 바라볼 수 없으므로

비에 젖으며 난 가끔은

비 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습니다

비에 젖을수록 오히려 생기 넘치는 은사시나무,

그 은사시나무의 푸르름으로 그대의 가슴에

한 점 나뭇잎으로 찍혀있고 싶었습니다

어서 오세요,그대

비 오는 날이라도 상관없어요

아무런 연락없이 갑자기 오실 땐

햇볕 좋은 날보다 비오는 날이 제격이지요

그대의 젖은 어깨,그대의 지친 마음을

기대게 해주는 은사시나무. 비 오는 간이역,

그리고 젖은 기적소리

스쳐 지나가는 급행열차는 싫습니다

누가 누군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지나가버려

차창 너머 그대와 닮은 사람 하나 찾을 수 없는 까닭입니다

비에 젖으며 난 가끔은 비 오는 간이역에서

그대처럼 더디게 오는 완행열차,

그 열차를 기다리는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습니다

이정하님 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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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이성  
  감상 적는것도 괜찮을것 같은데...좋네요..아주..
1 조명환  
  이 시 읽으니깐 쇠주 생각나네ㅡㅡ; 괜히 읽었넹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