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췌]우리는 강팀이다.(딴지일보)

자유게시판

발췌]우리는 강팀이다.(딴지일보)

1 고독나무 5 6792 2
=== 본글은 딴지 특유의 입담이 있는 글이므로 다소 험악한 표현이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


[월드컵] 우리는 강팀이다.

2002.6.15.토요일
딴지총수

처음부터 진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경기가 시작하자 가슴이 터질 듯하고 손꾸락은 떨리고 온 몸에서 땀이 났지만 처음부터 진다는 생각은 결코 들지 않았다. 왠줄 아는가.

우리는 강팀이기 때문이다.

핀투가 우리 박지성이를 유도 가위후리기 기술로 백어택해서 퇴장을 먹자 포르투칼 선수들이 달려가 심판 면상을 쥐고 흔드는 오바를 하고, 또 한 명의 선수가 후반에 경고를 연속 먹어 퇴장을 당하자, 우리가 이긴 것이 우리 실력이 아니라 포르투칼이 퇴장 당했기 때문이라며 주최 측의 농간이라고 더러운 경기라고 하는 사람들 있다. 잘 들어라 이 빙_-시자슥들아.

퇴장 당하는 것도 실력이고, 안 당하는 것도 실력이다. 첫 번째 태클은 호각을 불지 않는 것이 오히려 불공평한 것이었고 - 우리도, 포르투칼도 아니어서 편파적일 필요가 없는 영국의 BBC에선 박지성에게 파울한 순간의 사진을 걸고 캡션을 이렇게 달았다. ' 핀토는 자신의 미친 듯한 행동에 대한 댓가를 지불했다'

 

두 번째 태글은 퇴장 당할 만큼은 아니지만, 정확하게 엘로카드를 받을 만큼이었다. 옐로 두 개 먹으면 퇴장인 건 우리가 그날 경기장에서 생각나서 만들어낸 만든 규칙이 아니라 FIFA가 수 십년 전에 만든 거다. 누가 엘로 하나 먹은 넘이 또 그 지-_랄하랬나.

물론 그 때 옐로카드를 줄 수도 있었고 주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건 심판의 재량인 건 맞다. 하지만 그 정도의 반칙에 옐로를 줬다고 그게 편파였나 하면 그건 전혀 아니다. 전혀. 정확하게 말하자면, 심판은 편파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무지 냉정했던 것이다. 기억해라. 우리도 그 날 엘로 3개 먹었다는 걸.

그 퇴장은 포르투칼과 일본 언론들 - 포르투칼은 당연하다 쳐도 일본 이 씨_-뱅이들.. 뭐 하긴 우리도 일본 잘하는 거 싫자나.. - 제외하곤 전세계 언론들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었다. 그럼 니넨 우리가 주최측이고 상대는 손님팀이니 퇴장 당할 짓 했는데도 퇴장 시키지 말고 무릎 호호 불어주고 일으켜 세워서, 이마 땀 닦아 줘야 만족하겠니? 엉? 이 극히 일부의, 빙_-신쉐_-이들아.

그건 정의감도 아니고 페어플레이 정신도 아니고, 태어나 단 한 번도 이 정도 규모의 성공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질병처럼 마음 한구석에 지니고 사는 만성적 패배주의가 만들어내는 불안감의 역설적 발현이다. 이렇게 우리가 이기는 것이 맞는 건지.. 우리가 이렇게 강팀을, TV 에서나 보던 그 유명하다는 선수들을.. 우리보다 훨씬 잘한다는 이 팀을 이렇게 이겨도 되는 것인지.. 저 선수가 퇴장 당한 게 우리 실력으로 안되니까 심판 매수해서 그런 거 아닌지.. 대구리가 이런 승리를 받아들이는데 너무도 익숙하지 않아서, 자기도 왜 그러는 지 모르면서 나오는, 거부 반응들이다.

애들아, 다시 한 번 말한다.

우린 강팀이다.

우리가 정당하게 페어플레이해서 이긴 거 맞다. 그러니 이제 제발 그만 차분해하고, 흥분해서 지-_랄발광을 하며 날뛰는 주변의 정상적인 인간들이랑 손 잡고 같이 발광하거라.

그래도 믿기지 않거든, 니네들이 확인해야 겨우 그런가보다.. 하고 믿기 시작하는 외국인들 시선 알려 줄께. 인터넷에서 가장 큰 축구 전문사이트 중 하나인 Sccoerage에서는 경기 끝난 직후 Best 와 Worst로 선수평점을 매긴다. 거기서 이번 경기 후 Best와 Worst는 이렇게 나온다.

" 최고의 선수. 도대체 누굴 뽑아야 하나. 모든 한국 선수들이 그들의 이룬 성취와 그들을 흠모하는 팬들의 넘치는 찬사를 받을, 완전한 자격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루이스 피구를 완벽하게 마크했던 송종국이 내 생각엔 Best가 아니었나 한다. 최진철도 실수 없이 돋보이는 선수였고. 최악의 선수? 도대체 이런 성과를 거둔 한국팀에서 비난할 선수가 누군가. 이운재가 가장 조용한 경기를 했다. 그렇지만 그건 비판이 아니고... "

알겠니? 애들아. 이제 그만 찌그러 지거라.

그리고, 피구가 우니까 포르투칼이 불쌍하다.. 얄미운 미국을 떨어뜨리기 위해 일부러 한 골 먹어줬어야 했다.. 포르투칼이 떨어지면 유럽에서 월드컵 관심 떨어진다.. 하는 소리도 이제 그만해라.

그 마음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포르투칼 선수들을 불쌍해 하는 건 포르투칼 국민들에게 맡겨라. 그렇다고 우리가 포르투칼 선수들에게 침을 뱉고 조슬 걷어차고 불알을 쥐고 흔들며 괴롭혔나. 우린 정당하게 경기했다. 잘 가라고 인사해주면 된다.

하석주가 빽태클 하고 퇴장 당해 역전패 당하고, 이제 그 정도 골 넣었으면 됐건만 계속해서 몰아 부치는 네델란드에게 오대떡으로 비참하게 깨지고, 단 한 게임이라도 어떻게 해보겠다고 이미 탈락했는데도 머리가 깨지면서 육탄방어 하던 우리 선수들 보며 눈물 흘렸던 벨기에전... 기억하는가.

폴란드가 이미 탈락했으니 대충대충 할거라고 하던 축구 전문가 타이틀 건 자슥들아 나가 뒈져라. 이건 월드컵이다. 월드컵에서 대충은 없다. 여기 한 번 나오려고 수 십년을 목숨 걸고 축구공 꽁무니 쫓아 뛰댕기는 국가가 도대체 몇 인가. 우리가 1승 한 번 하려고 거의 50년을 뛰었다. 아직 단 한 번도 월드컵에 진출해보지 못한 국가가 100개국이 넘는다. 인도네시아가 월드컵 언제 진출할 것 같은가. 사상 초유의 강팀이라며 16강 어쩌고 저쩌고 하던 12억 인구의 중국이 월드컵에 나와서 무득점에 개박살 나는 거 못 봤나. 이건 월드컵이다.

혼신의 노력을 다해 페어플레이해서 이긴 게임에선 가슴이 터져라 기뻐해도 정당하다. 미국이니 포르투칼이니 유럽의 월드컵 관심이니 뭐 그딴 건 다 잊어버리고, 우리 스스로의 이 자랑스럽기 짝이 없는 대성공을 만끽해라. 다음에 16강 간다고 이만큼 기쁘겠는가. 이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죽을 때까지 다시 오지 않을 기회다.

 



 

대한국민이여, 승리를 만끽하라 !

그리고 잊지마라,

 

 

우리는 강팀이다 !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5 Comments
1 임달영  
우와.. 넘 맘에 들어요!!!
1 이성  
아무리 예기해도 예전 기억을 깨지 않는 일부 사람들..한국팀의 강함을 주장했더니 월드컵 시작전에는 애국자라고 칭찬하더군요...예전의 강호라고 현재도 강호이며 예전의 약체라고 지금도 그대로일까요..누가 고정시켰습니까..생각을 고정시킨 나사를 빼내십시오..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린 최고의 팀입니다..
1 이성  
정말 후련한 글이었습니닷~!
1 서지훈  
멋지다
1 김진태  
맞는말, 속 시원한 말이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