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예산 작가주의 영화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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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예산 작가주의 영화를 말한다.

1 여울 2 5653 1
*** 저예산 작가주의 영화를 말한다 ***

90_p1s.jpg"와이키키 브라더스" 라는 제목의 영화를 들어보았는가?
아마도 영화를 그리 좋아하는 매니아가 아니고서는 이 영화의 주연배우와 감독이 누구이고 그 영화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 졌으며 어떤 홍보 절략으로 관객들과 호흡하였는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개봉 후 "와이키키 브라더스"와 같은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가 조용히 묻히는 것이 너무나 아쉬워 와키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와사모"가 발촉되며 제작사의 후원으로 몇몇 극장에서 재상영되는등 와키는 그래도 저예산 작가주의 영화 중 그나마 사정이 좋은 편이었다. 한편 9월 개봉한 <조폭마누라>의 주연은 신은경과 박상면이고 그 제작자는 서세원이라는걸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철저한 저예산 작가주의 영화이다.
<세친구>로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여류감독인 임순례 감독과 연극계에서만 활동하던 무명배우들이 만들어낸 영화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제작사는 <접속><해피엔드><공동경비구역 JSA>을 만들어낸 "명필름"이라는 점이 색다른 이목을 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는 이미 3월에 완성되었지만 10월 27일에 개봉을 하게 된다.
왜? 그것은 이 한국영화의 극장 점유률이 50%가 넘는 상황에서도 극단적인 편식 성향을 보이는 관객들의 구미에 설 땅을 잃었기 때문이다. '친구'(전국 820만)에 이어 '조폭마누라'(525만), '엽기적인 그녀'(488만), '신라의 달밤'(442만), '달마야 놀자'(310만)에 비해 저예산 작가주의 영화들은 전국관객동원 1만을 넘기 힘든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스타급 배우들과 초특급 블록버스터 영화들... 그리고 든든한 배급사들과 제작자들이 만들어낸 오락영화들로 인해 대작위주 배급체제로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에게서 외면을 받고 설사 개봉을 한다 하더라고 며칠 되지 않아 간판을 내려야 하는 비운을 맞아야 한다. 그렇기에 제작사는 이 영화가 흥행위주와 재미위주의 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는 진정성을 강점으로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와키 2만 시사회" 이다. 7개월에 걸쳐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2만여 명에게 무료로 보여주며 좋은 영화가 가진 진정성으로 좋은 반응이 입소문을 통해 퍼져나가기를 바랬던 것이다. 개봉 2주만에 간판을 내려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에 놓이기도 했지만 그 어떤 영화에서도 담겨져 있지 않은 감독의 연출력과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탄탄한 시나리오와 배우들의 진솔한 연기로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몇몇 극장에서 장기 상영에 돌입하게 된다.

96_p1s.jpg<고양이를 부탁해>-정재은, <라이방>-장현수 <나비>-문승욱 <꽃섬>-송일곤 <와이키키 브라더스>-임순례, ...위 영화들은 모든 저예산 작가주의 영화들이다. 삶에 대한 담담한 성찰과 빛나는 실험성, 독창성으로 해외영화제들의 초청과 수상...그리고 평단과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개봉 1주를 견디지 못하고 조기 종영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불운의 작품들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영화는 거대한 구조의 산업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어 오며 자본주의 성장과 그 맥락을 함께 해왔다. 영화 제작자들에게는 상품이며 영화 감독들에게는 예술이기에 어느 쪽에 그 가치를 더 두느냐~~~에 따라 영화의 성향은 확연히 달라지게 된다. 그렇다. 이 영화들은 제작자가 자본을 바라보는 시선을 낮추고 작가의 순수한 제작 의도를 높이 평가하여 만들어진 저예산 작가주의 영화들이다.하지만 우리는 여기에서 한가지 큰 고민에 빠진다..이 영화들은 누구를 위한 영화인가?

영화는 다른 이들에게 보여지는 위한 예술이다.
하지만 눈이 즐거운 블록버스터 영화와 기타 다른 영화들에게 가려져 관객 1만명을 넘지 못하는 현실에게 작가주의를 지지하며 독립영화들을 만드는 사람들은 어떠한 관점에게 영화를 만드는 것일까?
그렇다고 우리는 작가주의 감독들이 그 개개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여과 없이 스크린에 표현하고 자신의 생각을 관객들에게 주입식으로 관철시키는 고집불통의 냉철한 예술인이라고 치부해 버리기엔 그들이 카메라에 담아낸 삶의 깊이는 너무나 심오하다. 현란한 카메라 워크와 CG보다 인간의 가슴을 울리는 듯한 ......우리는 그 영화들에게서 예술이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담겨져 있는 종합예술의 경지를 볼 수 있다.

관객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화려한 CG로 무장하고 톱스타들이 총출동한 오락성 영화가 그 당시 주었던 쾌감보다는 영화를 본후 집에 돌아오며 새록새록 느껴지는 영화 속에 묻어난 진정성이 주는 애잔하게 울려 펴지는 잔상들의 묘미를 말이다.

한국 영화는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점유율과 안정된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적으로 안정된 시장을 확보해야한다는 산업 논리로 인해 다양한 욕구를 수용하는 영화들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 영화도 이제 다른 실험을 시도하면서 대중의 다양성에 대한 욕구를 채워주는 영화들이 많아져야 할 때이다.

87_p1s.jpg이런 시점에서 <와이키키 브라더스>와 <나비><라이방><고양이를 부탁해><꽃섬>은 한국영화의 질적 향상에 크게 이바지 하였으며 영화의 다양성 추구를 위한 대안적 제시이다. 최근 "와라나고"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극장 한곳을 임대해 4개의 영화를 로테이션식으로 상영한다고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좋은 영화를 보고 싶어도 상영하는 곳을 알지 못해 보지 못한 관객에게는 희소식이지만 위 영화들이 처한 현실과 대중에게로 다가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저예산 작가주의 영화들의 현실에 씁쓸함을 감출수 없다.

이제 관객의 시각은 바뀌어야 한다. 영화가 주는 간접 경험이 재미로 끝맺으며 기억에서 아득해옴을 느낄 때 우리는 소극장가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 수준있는 작품들이 생명을 찾을 수 있도록 저예산 작가주의 영화들이 더 이상 관객의 차가운 냉대에 쓰러져 가지 않도록..... 문화의 종 다양성을 추구하고 한국영화의 발전을 위하여... 이제는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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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김홍일  
동감합니다..^^
G ROCK  
오..오랜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