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눌림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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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눌림의 정체는....

12 모래비 7 6256 2
저는 태어나서 가위에 딱 한번 눌려봤습니다
 
그리고 겪고 나서 바로 가위눌림이 어떤 것인지 깨달았죠..
 
이유는...
전 어렸을 적에 몸이 무지 약했습니다
(지금이야 평균이상으로 건강하긴 한데...)
 
그러다보니 악몽을 굉장히 자주 꿨었는데..
 
제가 겪은 가장 무서운 악몽은
한 일주일을 열이 올라서 거의 혼수상태로 잠만 잘때 꿨던 악몽입니다
너무 단순해서 무서운 악몽이었죠
보드라운 모래로 만든 동굴같은 곳을 계속 걷는 꿈입니다
물론 원통같은 동굴인데 저기 끝에는 출구처럼 빛이 보입니다
아무리 걸어도 빛은 다가 오지 않고
멈추고 싶어서 걸음이 멈춰지지 않고 계속 몸이 앞으로 움직입니다
그러다 열이 올라서 상태가 심해지면
동굴벽에서 가시가 튀어나옵니다 상태가 심해질수록
가시가 크고 뾰족해지고 많아지죠
어머니가 약을 먹여서 열이 좀 내려가면 가시가 줄어들고
열이 오르면 다시 가시가 튀어나오고..
아프면 가시가 나오는 건데
가시가 나오면 아픈 것 같아서 동굴 벽이 평평할때도 무서워 죽을 뻔 했습니다
더 무서운건 아프기 때문에 잠이 깨질 않는 다는 거죠
한 일주일을 아팠다는데..
제 느낌은 몇년을 걸었던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 빛이 커지면서 출구에 다다랐을 때 병이 거의 나아서 정신이 들었었죠 
 
또 어떤 때는 잠이 드는 순간 매일 같은 꿈을 꾼 적도 있습니다
한 2달 정도를 그랬었죠
잠드는게 무서울 정도로..
잠이 드는 순간 어딘가에서 바닥으로 추락하는 꿈이었는데..
추락순간 화들짝 놀라면서 잠이 깨버립니다
잠을 자다가 꿈을 꾸면 괜찮은데
잠드는 순간 그것도 추락 속도가 정말 빨라서
현실에서 어딘가에서 떨어지는 느낌이 납니다
그러다 보니 꿈이라고 느낄새도 없이 바닥에 부딪치니까
 
뭔가에 쫓기는 꿈은 너무 자주 꿔서 대처법도 생겼었죠
꿈이 무섭게 변해가는 느낌이 들면
잠에서 깨버리는 겁니다
깨서 100까지 세고 다시 잠이 들면 꿈을 꾸지 않았죠..
그런 방법을 한참 썼었는데
어느 날은
누군가에게 쫓기다가 잡힐 것 같아서
잠을 깼습니다
한 10분을 눈뜨고 있다가 다시 잠이 들었는데
아까 쫓기던 상황이 계속 되는 겁니다 
결국 잡혀서 바닥에 깔렸는데 제 위에 올라탄 뭔가가
칼로 저를 찌르려는 순간 필사적으로 잠을 다시 깼습니다
너무 놀래서 30분 가까이 억지로 눈을 뜨고 있다가
다시 잠이 들었는데..
잠드는 순간 칼이 제 머리로 떨어지더군요..
'헉'하면서 다시 깼습니다
 
그러다가 초등학교 6학년때 쯤 우연히 어떤 책을 읽었는데
꿈을 조종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꿈은 얕은 잠이 들었을때와 잠이 깨기 직전에 꾼다고 합니다
그래서 꿈을 꾸는 중에는 뇌도 어느 정도 깨어 있답니다
꿈을 꾸다가 지금 상황이 꿈이라고 느끼는 순간 부터
수면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면 꿈을 어느 정도 조종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같은 이유로 원하는 꿈을 꿀 수도 있구요
그 책을 읽고 꿈꿀 때마다 꿈을 조종해보려고 시도했었는데..
몇번의 실패 끝에 어느 날 성공했었습니다
 
학교수업을 받고 있었는데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더니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순간 날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반 아이들에게 '나 날거야'라고 하고 창문으로 뛰어 내렸죠
정말 날 수 있더군요..
재밌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꿈이라고 인식하는 순간부터 자꾸 잠이 깨면서
정신이 현실로 돌아오니 꿈속의 환상적인 상황이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몸이 무거워지면서 나는 높이가 점점 줄어들더니
잠깨기 직전에는 결국 날지 못하게 되더군요..
무의식에서 의식으로 전환되면서 생기는 부작용인 듯 하더군요
 
아무튼 그 첫번째 꿈이 성공하고 부터
악몽에서 해방되기 시작했습니다
뭔가에 쫓기다가도 갑자기 돌아서서 쫓아오는 것을 두들겨 패버린다던지
처음부터 귀신을 쫓아가는 꿈을 꾸게 된다던지..
악몽이 개그로 바뀌더군요..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돼지꿈을 꿔보려고 시도 해서 성공했는데
순간 '개'라는 말이 머리에 떠오르니까
돼지가 몽땅 개로 변해버리더군요..
ㅋㅋ
 
가위에 눌린건 제대하고 나서 얼마 안 됐을 때였습니다
취업문제 때문에 스트레스가 좀 있었는데
잠을 자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주변 분위기가 이상해지면서
몸이 움직이지 않는 겁니다
벽에서 이상한 그림자가 움직이고 이상한 소리도 들리고..
순간 이것이 가위눌림이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는데
가위는 가위라고 인식을 해도 풀리지 않더군요..
그래서 가위 눌렸을때는 손가락이나
눈꺼풀 같은 작은 곳에 집중해서 움직이면 가위가 풀린다는 이야기대로
한참을 버둥대다 가위를 풀었습니다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굉장히 무서운 기분이 들더군요..
식은 땀도 흐르고..
한참 숨을 몰아 쉬다가 가위 눌렸을 때를 떠올려 봤는데
이상한 점이 떠오르더군요..
 
제가 잠이 들었을 때는 머리가 침대 위쪽에 있었는데
가위 눌린 순간에는 머리가 침대 아래쪽에 있었고
침대 옆 창문에 커텐을 쳐 놨었는데
가위 눌린 순간에는 커텐이 걷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잠을 잘때는 체육복을 입고 있었는데
가위 눌린 순간에는 청바지에 티를 입고 있었습니다
 
거기까지 생각이 났을 때 깨달았습니다
가위눌린 순간의 모든 상황은 제가 낮에
피곤하다고 잠깐 침대에 누웠을 때의 상황과 똑같았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가위눌림이라는 것은
본인이 '깨어있는 꿈'을 꾸는 것이라는 겁니다
육체의 상태는 잠이 들어 있는데
꿈 속에서 눈만 뜨고 깨어있다고 느끼는 것이죠
그래서 몸도 안 움직이고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이상한 형체가 보이는 겁니다
 
이 사실을 깨달은 후부터는
가위눌림 현상이 나타다다가 인식하는 순간 사라지더군요..
진짜 육체를 움직이는 느낌과 가위눌림 현상 속의 육체를 움직이는 느낌의
차이를 알았다고나 할까..
 
어째든 요즘 꿈은 재미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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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Comments
M pluto  
재밌게 잘 읽었어요. 돼지가 개로 변한다고 해서 풉!했습니다. ㅋㅋ
저는 공포영화를 많이 봐서 그런지 예전부터 개꿈을 잘 꿔요.
괴물 비슷한 것들이 나온다던가
누가 죽이거나 죽거나....
귀신도 종종 꿈속에 나타나주시고...
아무튼 기분나쁜 꿈들 잘 꿔요.
어떨때는 깨서 '햐, 이 꿈 기억만 나면 시나리오 팔아도 되겠는데' 싶은 꿈도 있어요.
물론 장르는 공포. ㅎㅎㅎ 무서우면서도 재밌었나봐요. ㅋㅋ 안타깝게도 아무리 노력해도 기억은 안 나더이다.
가위는 고등학교때 딱 한번 눌려봤는데,
역시 온 몸이 안 움직이고 소리도 안 나고... 머리 위로 뭐가 휙휙 날아다니는 것 같고...
안간힘을 조금 써보다가 '아 씨 뭐야. 아, 몰라.' 이랬더니 풀리더라구요. ㅋㅋ
자기 전에 공포영화, 그것도 지저분, 드러븐 공포영화를 보고 나면 반드시 분위기 다른 뭔가를 보고 잡니다.
안 그럼 영락없이 기분 나쁜 개꿈을 꾸거든요. ㅎㅎ
그래도 공포영화는 버릴 수 없는.... 요즘은 영화를 너무 못 봤네요. 휴...
12 모래비  
저도 소설로 써볼까 했을 만큼 재밌는 꿈이 있었는데..
어드밴쳐물로...
꿈꿀때는 엄청 재밌었는데.. 깨고나니 세세한 부분이 생각이 안나더군요... ㅎㅎ
1 잔인한시  
모래비님 께서는 자신의 아픈 경험을 극복하시기 위해서...
이모저모 노력하셨고 
곧, 꿈에서 꿈임을 인식하는 것을 자각몽이라고
어떤 영화에서 본 기억이 나네요..

제겐 꿈병이란 게 있습니다.
제가 붙인 병명이지요...

꿈임을 알면서도 그 꿈을 꾼다...

마치 영화 감독과 같이 그 꿈을 조절할 수 있단 것은
책을 읽어서가 아니라...
수 없는 현실과 꿈 사이에서 나온 제 나름대로의 경험이었습니다.

그 꿈병이 고등학교 시절 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신경이 예민하고...
매사에 신중하며...
등등 지금도 그렇지만...

제 작은 소원은 정말 깨고나서 정말 개운하다라는 느낌이랍니다.
초등학교, 당시 국민학교 적 이외엔 그런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답니다.

아무리 10분을 자도 총천연색의 꿈을 꾸고(보통 사람들은 흑백으로 꾸며 총천연색으로 꾸면 피곤하다 하죠)
이 꿈은 전에 본 건데
이 장소는 전에 본 장손데
이 내용은 전에 본 내용인데
하면서 재미 없다고 저는 바꿉니다.

결국 깰 때면...
눈이 너무 아픕니다.

사람이 꿈을 꾸면...
현실과 같이 눈알을 계속 돌아갑니다.
그 신체의 리듬은 꿈에 맞춰서 돌아가고...

결국 저 같은 경우는 자는 게 자는 게 아니라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 영화 속에 인물이 감독이 되는 거죠...

초반엔 재밌었습니다.
날기도 하고 수퍼맨이 되기도 하고 등등
하지만...
현실로 돌아와서 꿈에서 깨어나면
몸은 너무나 피곤합니다.
특히 눈은 너무 까칠까칠합니다.
그 자는 동안 꿈을 꾸면서 눈알은 계속 돌아갔을 테니까요...

마지막으로 제가 고등학교 때인가 꾼 꿈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제 방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데
옆으로 모로 누워서 말씀이죠.
깨서 몸을 돌아 누워 장농 쪽을 봤습니다.

아 이제 일어나야지...
하니까.. 그게 꿈이더군요...

그걸 16번 반복하고 겨우 깼답니다.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때론 꿈이 현실인지
현실이 꿈인지...헷갈릴 때도 있으니까요..

어쩌면...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을 때도 많으니까요...
그게 꿈임을 알면서도
그게 좋은 꿈이 아니라...
악몽이든 행복한 꿈이든...
그냥 꿈 속에서 살고 있는 제 자신을 봅니다..
12 모래비  
예술적 감각이 있는 분들이 총천연색 꿈을 꿀 수 있다고 하던데..
^^
전 한 3색 정도 되는 것 같더군요..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만 기억납니다 ^^
1 잔인한시  
전 꿈꾸고 싶지 않아요 ㅠㅠ
모래비님..

너무 힘들어요..
현실에선 꿈을 꾸지 않지만
현실과 꿈을 삶의 2등분이라 치면
모든 게 꿈이라면..? ㅠㅠ

다 총천연색으로 보이니...
너무 힘들답니다..

부디 편히 잠 잘 수 있길.. ㅠㅠ
1 허상도  
잼있는 내용이네요. 저도 꿈 이야기 해드릴게요.

저도... 초등학교때 꿈을 조종할수 있다는걸, 알았어요 ㅋㅋ

어느날 쫓기고 있었어요.. 누구였냐면, 서태지..
어쨌든 서태지한테 쫓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멈춰선거에요. "왜 나는 맨날 도망가야하지?" 하는 순간 모든게 바뀌고 제가 쫓아갔어요 ㅋㅋㅋㅋㅋ 그때 알았어요. 의식이 있으면 꿈을 조종할수 있구나!!

그뒤로 종종 그런 꿈을 꾸기도 했고.. 시간이 지나지나 대학교때

꿈이지만, 아가씨들을 불러서 놀아본적도 있구..
그리고 제가 미쳐는지.

"최대의 공포" 를 마음 먹었습니다" 미친것 같죠???

그 순간 초등학교때 엘리베이터에서 40분 정도 갇혔던 그 장소에 혼자.. 그리고 옛날 집에 살던 이웃 아줌마 얼굴이 막 커지면서 다가 오는 꿈을 꾸었어요..
몸이 진짜 사시나무 떨리는것 처럼 떨렸고, 말을 할수도 움직일수도 없었죠
공포라는게, 어차피 내가 아는 한에서 내 자신에게 겁을 주는거구나.. 뭐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ㅋㅋ 어쨌든 꿈인걸 알았으니까, 이겨내긴 했습니다.

그리고 군대!!
위와 같으 꿈을 자각몽이라고 그러죠? 의식 적으로 몇번 꾸면서 내무실을 날아가기도 하고.. 몇번 그렇게 놀았죠.
어느날 상황실 사수 근무였고, 근무 말번(아침 되기 바로전)이었죠 밖은 동틀시간으로 어둠이 점점 푸르게 변할때
저는 사수 답게 머리 처박고 잠을 잤어요..
그리고 소위 말하는 "가위"에 눌렸죠. 문제는 무서운게 아니라, 몸을 움직일수가 없었습니다.
부사수는 상황판 들고 나갔고, 전화가 왔는데 말이죠 OTL
전화 소리는 들리고 있지만 머리를 책상에 쳐박고 안움직여지더군요 ㅠ_ㅠ
결국 전화는 못받았고, 당직 사령이 깨서 막. 뭐라고 그랬지만, 잘 아는 간부라서 그냥 넘어가긴 했습니다.

그때 그 귀신 같은 애가. 나를 눌렀지만, "너 이생퀴 당해봐라 ㅋㅋㅋ 존내 꼬시다" 이런 느낌이었죠. 아 써글!! 나를 가지고 놀았구나!!!! 뭐 어쨌든 그런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가위에 눌리는 사람 대부분, 몸이 약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면 정신적으로도 약해지죠.
때는 대학생때였나. 제 몸이 한창 좋을때였습니다. 좋아봐야 워낙 어릴때 약했으니까, 그러려니.. 하세요 ^^;
가슴과 어깨가 강했고, 상체의 힘은 예전에 비해 2~4배 정도? ㅋㅋ

그러던 어느날 가위 같은거에 눌렸던거 같아요.. 몸이 안욱직이더군요.
손가락? 발가락? ㅋㅋ 미친 자신감으로 가슴과 어깨에 힘을 빡!!!!! 주는순간 무언가 느낌이 왔어요.
나 참 강하구나!! ㅋㅋㅋ 한번더 힘을 빡!! 주는 모든 것이 사라졌습니다.

물리적이 힘이라기 보다는 자신감에서 오는 정신적인 강인함 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신적인 강인함은 건강한 몸에서 오는게 당연하지만, 다른 방법을 통해서도 기를수 있습니다.


제 경험담이지만, 가위로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적어보았습니다 :D
7 외자막만  
저도 학교 기숙사 시절, 가위 눌려본 경험이 있는데
소리 지르면서 일어나서 옆에 컴퓨터 하던 친구가 깜짝 놀라면서
왜 그러냐고 물어보던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