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다르고 속다른 노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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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다르고 속다른 노래들

22 박해원 6 1486 1
노래가 사람의 마음을 직간접적으로 컨트롤하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요.

멜로디나 가사의 탁월성, 공감대 형성, 심층적인 감각 자극 등 많디많은 요소중

개인적으로 멜로디는 경쾌하고 산뜻한데 가사가 암울한 노래, 그러나 그렇기에

호불호가 갈리는... 소위 말해 '취향타는' 곡들에 매력을 느껴왔습니다. 고로 나름대로

쥐어짜내서 포스팅해봤는데요. 그 특유의 역설과 반어적 미학이 너무 좋아서요.

가만히 듣고있노라면 가슴이 더 애잔해지는 경우도 종종 있고 말이죠. 크흑ㅠㅜ

그럼, 몇곡 나열해보겠습니다. 알고 계시는 거 있으시면 던져주세요~ ㅋㅋ

(힙합이나 랩은 비트감, 리듬감이 없으면 성립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제외시켰고,

트로트도 웃음과 울음은 하나라는 마인드가 깊숙히 자리잡고 있어서 뺐습니다.

아, 물론 리메이크곡도요. 김범수 - 희나리 이런 건 뜬금없잖아요ㅋ)


신형원 - 개똥벌레
동요같은 멜로디에 통기타 소리가 동심을 자극하지만 귀를 기울여보면 쓸쓸하고
구슬픈 노래입니다. 혼자 되기 싫어하는 한 아이의 슬픈 읊조림같달까요...

김광석 - 그녀가 처음 울던 날
경쾌하고 신나는 분위기로 이별을 역설적으로 표현했습니다. 故 김광석 씨 특유의
애잔한 느낌이 녹아들어 조금만 집중해서 들어도 슬픈 웃음짓게 되는 명곡.

조용필 - 못찾겠다 꾀꼬리
개인적으로 참 경이로운 곡입니다. 방방 뛰는 멜로디와 리듬감에 가려 가사를
음미하지 못했던 어릴 때와 어느 정도 머리가 큰 20대때의 느낌이 극과 극인 곡!
유년 시절의 외로움과 홀로라는 막연한 두려움, 불투명한 미래가 잘 녹아들어
묘사된 곡이지요. 극후반부 '못찾겠다, 꾀꼬리. 나는야 술래' 파트는 춤추면서
그 비유적인 가사를 읊어대는데... 불현듯 뭉클해져 눈물이 나올 뻔했습니다ㅠ

김건모 - 잘못된 만남
위의 곡과 비슷한 면이 비치는데, 바로 보컬에서 희로애락이 다 느껴진다는 것!
스테디 노래방 18번곡이지만, 가만히 되새겨보면 참 슬픈 뒷통수 이야기입니다.
그걸 웃고 춤추는 댄스곡으로 승화시켰는데 참 대단한 표현력이에요.

샌드 패블즈 - 나 어떡해
7080 대학 시절의 엠티곡으로 잘 알려져 있는 곡입니다. 기타라인이 정감가고
훈훈한 노래지만 결국 떠나간 여인을 처절하게 그리워하는 가사죠. 뭐 후반부
'나 어떡해엥~!' 부분이야 애달프지만서도ㅋㅋ

트윈폴리오 - 웨딩케이크
세시봉측에서 직접 언급한 바가 있죠. 축가 초청받았는데 이 곡을 부탁받아
당황한 적 있다고... 웨딩케이크 하나 덩그러니 남겨놓고 떠난 연인의 이야기를
너무 아름답게 표현해놨습니다. ㅠㅜ '이 밤이 지나가면 나는 가네, 원치 않는
사람에게로.' .....말 다 했죠. ㅋㅋ

사랑과 평화 - 장미
전형적인 7080 비트가 인상적인 방방 뛰는 사운드의 명곡. 장미 한송이 두고
떠나간 연인에게 받은 상처를 시적이고 비유적인 역설로써 표현해놨습니다.
'너무나 예쁜 장미 한송이. 하지만 오늘은 예쁘질 않네.' 웃을 수가 없어요ㅠ

부활 - Lonely night
김태원이 낚시터에서 작정하고 만든 '카피 불가능'한 저음 불가 노래!!
떠나간 여인을 그리며 오밤중에 징징 짜는 모습을 아주 신나고 경쾌한
분위기로 그려냈습니다. 많은 남성들은 노래방에서 쥐어짜며 부르고요. ㅋㅋ

김경호 - Hi
소개팅, 선볼 때마다 차이고 까이고 퇴짜맞는 꼴을 왜 이렇게 당차고 힘차게
표현한 거지요? ㅋㅋ 설마 이게 김경호 본인의 모습일까 싶긴 하지만... 나름
포부가 느껴지는 곡입니다.

서태지와 아이들 - 지킬박사와 하이드
원작 분위기상 음울하고 피폐한 곡이어야 하는데 너무 밝고 명랑합니다. ㅋㅋ
뭐 지킬, 하이드를 빙자해서 사회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지려 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좀 뜬금은 없어요ㅋ 뭐 중간에 잠깐 분위기 갈아타지만 금방 쫑~

자우림 - 밀랍천사
살벌한 곡이지요. 으...... 쉽게 말해 사랑하는 남자를 영원히 잠재워서 곁에
두고 싶다는... 다소 취향타는 곡. ㅋㅋ 멜로디까지 끈적함과 음침함과는
거리가 있고 군가같이 씩씩하기까지 하니까요~

자두 - 놀자
사회풍자 곡치고 너무 복합적인 감정이 일어서 택해봤습니다. 일은 너무
하고 싶으나 놀 수밖에 없는 현실을 귀엽고 당돌한 멜로디로 표현해서
공감을 더 샀던 것 같습니다. 삶에 대한 필사적임과 처절함이 동시에
느껴진달까요... 씁쓸하면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미소가 피어올랐네요.

파인애플 - 저글링 네마리
코앞에서 친구를 여의고 다굴당하면서 도망다니는 가사치고 멜로디가
너무 아기자기하잖아요! ㅋㅋㅋ 네마리에서 시작한 저글링이 막바지엔
한마리가 되어있습니다. 마무리 가사는 '나는 발업도 안된 조그만한
저글링~♬' 얘한텐 미래도 없어요. ㅋㅋ

G.O.D - 거짓말
이 곡을 택한 이유는 아주 간단하게 그냥, 남정네들이 자기들끼리 남자,
여자 역할을 다 해내서... 뿐입니다. ㅋㅋ 딱히 거부감도 안들고 길이 남을
명곡이 됐잖아요~

산울림 - 외출
네, 이 곡은 위의 곡에서 진화됐는데요. 걸걸하고 그로울링 작렬의 남자
목소리로 여자의 일상에 대해 노래한답니다. '맨 얼굴을 보이면 큰일나.
화장해야지, 예뻐보이게. 바람불지마, 머리 망가져.' 재밌지 않나요? ㅋㅋ

윤수일 - 아파트
좀 애매모호하네요. 곡 특색상 트로트에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좌우지간, 한잔 들이키고 노래방서 중후반을 책임지기에 딱인 곡입니다.
비록 시각적인 이미지가 특히 빛을 발하고 그리움과 미련을 노래했지만요.

Buggles - Video Killed The Radio Star
웃고 떠드는 분위기에 종종 사용되던 곡인데 21세기에 들어서 '라디오스타'
영화,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BGM으로 깔려 정다운 이미지로 굳혀버렸죠.
하지만 내포된 메시지는 영상매체가 발달하면서 종전에 라디오로 만나볼 수
있었던 연예인들이 사라져가게 됐다, 즉 실력보다 외관에 치중하게 되면서
진짜 실력있는 스타들이 길을 잃게 됐다, 정도로 말할 수 있습니다. ㅎㅎ

Gilvert O'Sullivan - Alone Again (Natually)
정감가는 컨추리풍의 멜로디와 에코 효과가 향수를 자극하고 추억이
피어올라 TV에선 회상씬에 많이 사용된 곡입니다. 그러나 첫 가사가
'조금 후에 이 참담한 기분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난 근처의 탑에 가서
그 꼭대기에 올라가 내 몸을 던져버릴 거야.' ...자괴감에 빠져 현실을
등지고 홀로된 한 남자의 조용한 읊조림같은 곡입니다. 가사를 알건
모르건간에 하늘을 보게 하는 마법같은 곡이에요. 하아...

The Real Group - Substitute For Life
경쾌한 멜로디, 리듬에 코러스까지... 마치 화사한 봄날같은 곡이지만
가사는 바람피고 납치하고 죽이고 고소하고 미치고 난리도 아닙니다.
이건 역설을 넘어서 반어같은 느낌이에요. 아름다운 광기같은 노래ㅋ

Bon jovi - Hey, God
상당히 민감한 주제를 쎄게 다룬 곡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좀 경솔한 거
같습니다. 강한 비트와 기타라인과 함께 자기 삶이 풍비박산이 났다고
하나님에게 하소연하면서 바쁜 거 알지만 제발 좀 도와달라고 부탁도
명령도 아닌 토로를 해댑니다. Keep the faith, Livin' on a prayer를
부른 본조비가 맞나 싶어 의아하기까지 하네요.

이승환 - 그대가 그대를, 차태현 - 이차선 다리 Rock Version
본인의 곡들을 재해석, 편곡한 Alternate 버전입니다. 두 곡 다 원곡은
구슬프기로 유명한데 거의 클럽용으로 바꿔놨어요. ㄷㄷㄷ 특히 그대가
그대를은 쩌어주는 고음 자랑까지!!

노라조 - 변비
'형'의 멜로디에서 가사만 죄다 바꾼 곡... 노라조의 배꼽잡는 센스로
똘똘 뭉쳐있습니다. ㅋㅋ 이 노래야 말로 백문이불여일견, 아니 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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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31 영화여행  
조용필의 몾찾겠다 꾀꼬리 제 노래방 18번입니다
어릴때 들었던 그 시대 조용필의 노래중엔 불후의 명곡들이 참 많았죠
생각해보니 꾀꼬리 보다 엄마야~ 나는 왜? 하는 고추 잠자리가 18번이였네요 ㅎㅎ

내용엔 관계없지만 그시절 신형원 아줌마의 유리벽이나 불씨는 아직도 명곡...

Alone Again은 김희애가 선전해서 유명해진 CF음악이기도 합니다
잘 보고 가요 ㅎㅎ
22 박해원  
ㅎㅎ 고추잠자리는 김종서 씨가 종종 모창하곤 하죠.
얼론 어게인 명곡 크으...
31 영화여행  
김종서가 시나위에 있을때 불렀던 겨울비가
김종서 2집 타이틀곡으로 실리면서 1집에 이어 대박을 터트렸죠
2집 앨범중에 어머니의 노래란 곡중 한 파트 부분은 서태지가 랩을 했구요 ㅎㅎ
여러모로 김종서도 서태지와아이들 앨범에 코러스도 넣어주고 뮤비도 함께 출연하며 공생관계를 유지합니다만
김종서 1집 앨범도 '내앞에선 너에게' 같은 숨겨진 노래가 많은 명음반입니다..^^
31 영화여행  
그리고 직접 들어보진 않았지만 김종서의 보이스가 '고추잠자리' 후렴구에 잘 어울리는 보이스이긴 하네요 ㅎㅎ

또 김종서가 부활에 잠시 있었다는 나무꾼님의 제보(?)는 아직도 긴가민가합니다..
아는 후배분이 그러셨다는데 당췌 음악에 대해 나무꾼님 말은 믿을수가 없어서요 ㅋㅋ
22 박해원  
믿으세요ㅋㅋ 부활 비공식 1대 보컬이 김종서니까요ㅋㅋ
제가 외유내강 미성 보컬을 좋아해서 김종서 빠거든요ㅋㅋ
숨겨진 명곡들이 참 많죠... 너때문에와 악마의 미소는 왜 노래방에 없는지 의문입니다.
프리스타일, 록앤롤 댄스, 하여가로 종서햄의 피처링 역량도 볼 수 있고 21세기에 들어와서 뉴메탈, 팝락 등의 변신으로
대중과 발맞추어 온 대단한 싱어송라이터예요ㅜㅠ
31 영화여행  
빙고..ㅋㅋㅋ
시나위때부터 시작해서 서태지와 김종서 친분이 장난아니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