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과 슬럼프를 착각하면 안된다"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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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과 슬럼프를 착각하면 안된다"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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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키무라 코우이치라는 일본기자가 쓴 글입니다.


“실력과 슬럼프를 착각하면 안 된다. 저것이 실력이다. 허점투성이가 아닌가? 7번 타자 정도라면 무서운 타자가 될 것이다.”

 이것은 지난 7월 11일 이승엽 선수가 2군 추락 직전에 라쿠텐의 노무라 가쓰야 감독이 한 발언입니다. 이 발언에 한국 언론은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자존심을 건드릴만한 발언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필자도 이 발언을 실제로 대하고는 “조금 지나친 것 아닌가?”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무리 교류전 마지막 상대였던 감독이라고는 하나 다른 구단의 선수를 비난하는 것은 일본에서 그리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가지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노무라 감독이란 인물은 좋게든 나쁘게든 매스컴을 의식해 발언하기를 좋아하는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입니다. 비록 자신이 조금 나쁘게 비추어진다 하더라도 “화제를 제공하고 싶어하는” 성격의 인물입니다. 한마디로 말해 항상 화제의 중심에 있고 싶어하고 주목 받기를 원하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이끄는 구단의 선수 등에게 조차 경기에서 지기라도 하면 개 꾸짖듯 하고는 정리해 버리곤 합니다.

 그런 “매스컴의 평판에 신경을 쓰는 감독”의 발언이었기 때문일까 이 발언을 기사화 한 곳은 “석간 후지”라는 대중지뿐이었습니다. 다른 스포츠 신문에서 이 발언을 다룬 곳은 필자가 알고 있는 한 없습니다.
 한국 언론은 “우익적 경향이 있는 산케이신문 계열의 석간지”라는 것에서 발언의 근거를 찾고 있는 듯한데 그 진위를 필자는 판단할 수 없군요.

 그러나 필자의 마음에 걸리는 것은 발언을 실은 “석간 후지”가 아니라 오히려 기사화하지 않은 다른 스포츠 신문의 본연의 자세입니다. 과연 이타적이지도 않은(가치도 없는) 발언이었기에 실지 않은 것일까? 아마도 그런 것이겠지요.

 그러나 필자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았습니다. 즉, “화제로 삼아(기사를 써서) 나중에 문제가 될 성 싶은 것은 자중하겠다.”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발언의 내용이 아니라 발언의 공격 대상이 한국인 선수 그리고 한국이기 때문입니다.
 
 배용준 등의 한류붐 이후, 예능 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일본에는 엄청난 양과 질의 한국 정보가 유입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도쿄돔의 스탠드에 “한글로 쓴 이승엽 선수의 이름”이 즐비합니다. 이러한 것도 이제는 평범한 광경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일본인(여기에서는 언론……한국에서 말하는 언론인을 말합니다.)에게는 아직도 한국인에 대해서는 “신중”한 면이 있습니다. 아니, 좀더 정확하게 말씀 드리면 “섣불리 건드렸다가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다.”라고 하는 “소극적인 생각”이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의 보도를 살펴보니 이승엽 선수에 대한 비판 기사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연봉 6억엔을 훨씬 넘는 선수가 부진에 빠져 2군으로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일본의 스포츠 보도에는 “쓸모 없는 외국인 선수”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당연히 도움을 주어야 하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선수를 비꼬아 하는 표현입니다. 좋고 나쁨을 떠나 이전에는 일반적으로 “외인”이란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차별적 표현이다’라는 많은 비판에 “국”을 사이에 넣어 “외국인”으로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외국인 선수에게 한정되지 않고 이전보다 “비판을 통해(일본에서는 “때리다”라는 표현이 일반적입니다) 독자의 흥미를 유발”시키려는 의도의 기사는 줄어든 것도 사실입니다. 더구나 이승엽 선수는 인간적인 면에서도 호감을 주는 선수입니다. 이승엽 선수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기자라면 쉽게 비판하지는(때리지는) 못할 것입니다. 동시에 “쓰고 난 후의 일”을 걱정하겠지요. 기사로 말미암아 한국인의 반발이 일어나는 것은 아닐까? 항의를 받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배려”에서 입니다. 아니, 한마디로 솔직하게 말하면 이러한 일을 일본 언론은 귀찮아합니다.

 물론, 시시한 수준의 비판은 논외입니다. 그러나 정당한 비판은 소중한 것입니다. 그 속에서 진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본 언론은 그것을 피하려고 합니다. 이런 자세는 “한국과 정면으로 부딪치더라도 서로의 마음과 생각을 서로 바라보고자 하는 생각”이 결여되어 있는 현상이라고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군요.

 적어도 스포츠는, 야구는,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하는 순간만큼은 인종이나 국적과는 관계없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아니, 반드시 그래야 된다고 봅니다.

 이러한 의미로 볼 때, 노무라 감독의 발언은 오히려 “진솔한 발언”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입을 열면서 그는 이승엽 선수 너머에 있는 한국인의 반발 등은 생각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연봉 6억의 선수가 아무리 부상이 원인이라고는 하지만 4번 타자 자리를 내어주고, 급기야 2군 추락이라니. 더구나 요미우리라는 구단의 선수인 자가 말입니다. 정당하게 비판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비판을 통해 무엇이 문제인지를 검증하고 밝혀야 합니다. 이승엽 선수 자신만의 문제인가? 코치의 지도 방침에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닌가? 등등. 이러한 건실한 보도라면 한국의 팬들도 납득할 것입니다. 그러나 일본 언론은 이러한 보도를 하려고 들지 않습니다.

 아니면 혹시, 이승엽 선수나 요미우리 구단에게는 더 이상 그 만큼의 “가치”도 없다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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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1 붉은입술  
말이 필요없다,
힘내라, 이승엽!
1 나무그늘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