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그 후...
10여년을 넘게 저와 희노애락을 같이 해 왔던 아이(반려견)를 2019년 노환으로 떠나 보내고 난 후
펫로스(Pet Loss) 후유증으로 극심한 슬픔을 겪고 있었죠.
어느 순간 아무래도 이러다가 폐인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저는 그 자리를 메꿔 줄 다른 아이를 찾아보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 있는 여러 유기견 보호소를 돌아다니는데 우리나라에 유기견들이 그토록 많은 현실에 놀랐습니다.
사진으로 올라 온 수 많은 불쌍한 아이들을 하나 하나 화면으로 넘겨 보면서 어느 하나 입양하고 싶지 않은 아이들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제 눈에 들어 온 아이가 하나 있었지요.
이름하여 시고르자브종...
믹스견이라고 불리우는 견종이죠.
작은 폰 화면으로 딱 한 번 봤는데도
저는 페이지를 넘기면서 계속 저 아이의 모습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어요.
참 이상하죠.
이게 운명인 걸까요?
저는 망설임없이 유기견 보호소에 연락을 해서 저 아이의 입양 상담을 했어요.
봉사자분이 반색을 하시더니 말씀하시길... 저 애는 믹스견종이라서 그런지 보호소에 들어온지 1년이 넘도록
아무도 관심을 안 가져서 계속 보호소에 갇혀 있던 아이라고 합니다.
그분 말로는 비숑, 푸들, 말티즈 이런 소형 견종은 공시하지마자 바로 입양 문의가 온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저런 믹스견은 거의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아서 대부분 1년 넘게 보호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저는 결국 저 아이를 입양하기로 하고 입양자로서의 각종 검증을 거친 후
유기견도 중성화 수술(입양자 필수)을 마치고 마침내 집으로 데려 올 수 있었습니다.
농담섞인 말로 유기견 보호소장님이 말씀하시길 저 아이는 로또 맞은 아이라고 하더군요.
그냥 놔뒀으면 늙어 죽을 때까지 보호소에 갇혀 있었을 수도 있는데 입양이 됐으니 말이죠.
같이 지낸지 햇수로 5년 됐는데 믹스견답게 성격이 정말 활달하고 개똑똑합니다.
동네에서 소문난 개구장이라는...ㅋㅋㅋ
저희 집에 온 이후로 틈만 나면 사진도 많이 찍고 영상도 많이 찍고 있는데
입양 이후의 여정을 사진으로 몇 장 올려 보고자 합니다.
끝으로, 제가 덧붙일 말씀이 있다면...
이런 구호가 있지요.
"반려견, 사지말고 입양하세요"
여러분, 반려견 입양하면 정말 좋습니다.
2019년 11월 집 앞에서
이름: 쮸리
나이: 현재 7살 추정
견종: 믹스견
2019년 11월
2019년 12월 경
2019년 12월 (영상 갈무리)
그래도 빨빨거리며 잘 돌아다녀요 ㅎㅎ
사막여우 모드 ON
돌고 도는 쮸리
아래는 저와 함께 지난 10여년을 함께 했던 녀석입니다.
노환으로 두 눈도 잘 안 보이고... 치매를 앓다가 저와 이별했지요.
지금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생각납니다.
장군아! 거기선 잘 지내고 있지?
추카추카 95 Lucky Point!
이것도 많이 늘어난거라고도 하더군요. 노견노묘 등이 되면서 발생하는 병치례와 돌봄 그리고 금전적 부담에
대부분 버린다는 얘기겠죠.
유투브 등에서 그 많고 많은 팻채널들을 볼때, 대부분이 5살 안쪽의 어린 친구들인걸 보면, 나머지 나이먹은 동물들은
어디에 있는걸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 멍이놈도 꽉 찬 11살인데(맞나??) 그동안 영양제 등등 열씸히 먹이며 케이해준 덕분인지 아직까진 건강합니다^^.
부모님 덕분에 태어날때 부터 이 친구들과 함께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고, 이 멍이가 제 인생 3번째 친구입니다.
중간에 끼어든 냥이뇬은 몇살이냐... 6살인가 7살인가 헷갈리네요 ㅡ ㅡㅋ
제 어머니의 말씀입니다.
"내 자식들이 있기 전부터 이 애들과 함께 살았고 보냈다. 이제 우리도 나이 들었지만 저 애들은 여전히
함께 하다 먼저 떠나지. 그리고 우리 역시 저렇게 내 자식들과 함께 하고 이별 할거야.
그 충만함과 상실감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이 애들과 함께한 경험들이 답을 주는거라 생각해라.
늙어 허물지며 죽음으로 이별하는 것 만큼 우리에게 친숙한게 또 있을까 생각한다.
함께 하며 배우고 이별하며 또한 배운다. 끝은 늘 허무 했지만 그 과정에서 저 애들이 가르쳐 준것들이
새삼 많으니 그 또한 나쁘지 않았다. 더 무어가 필요하겠니"
여담으로, 제 어머니께서는 국어국문과 교수 셨습니다 ^^. 멋진 분이죠 ~쿵야!!
멍이야, 사랑한다. 그리고 겨우내 고구마살 빼야한다.
내가 줍어왔는데 어머니한테만 충성하는 냔이야, 나이 처묵어도 넌 여전히 싸가지 바가지구나! 나쁜뇬아~ ㅡ ㅡ+